“다육산업 성장위해 희귀 유전자원 수집해야”
“다육산업 성장위해 희귀 유전자원 수집해야”
  • 이경한 기자
  • 승인 2019.03.04 1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육대학교, 국내 다육식물 유전자원 기지역할
농진청서 농업생명자원관리기관 지정
실험용·연구용 영양체 120여종 보유
남상용 교수가 삼육대학교 다육식물 유전자원을 소개하고 있다.
남상용 교수가 삼육대학교 다육식물 유전자원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 다육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희귀 유전자원이 필요하다. 이런 유전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다육식물을 육종해야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업생명자원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삼육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소장 남상용 삼육대학교 원예학과 교수)는 다육식물의 유전자원인 실험용 및 연구용 영양체 120여종을 수집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육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는 ‘크라슐라과’ 등 요즘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다육식물의 유전자원을 수집·관리하고 있다. 

남상용 교수는 농진청 경기선인장산학연협력단장 7년, 농림축산식품부 대중국수출사업단(다육식물) 연구 3년에 이어 2017년 10월부터 다육식물 유전자원 연구를 시작, 12년간 다육식물을 연구하고 있다. 남 교수는 작물생리학 중 수분생리를 전공해 물이 부족해도 잘 자라는 다육식물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

삼육대학교는 다육식물의 유전자원인 실험용 및 연구용 영양체 120여종을 수집해 보유하고 있다.
삼육대학교는 다육식물의 유전자원인 실험용 및 연구용 영양체 120여종을 수집해 보유하고 있다.

삼육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는 농가, 연구소, 대학교 등 누구든지 다육식물의 유전자원을 원하면 분양한다는 방침이다.

남 교수는 “새로운 품종을 만들려면 다양한 특성을 갖는 자생이나 원종의 식물체가 있어야 한다”며 “변이체가 많아야 육종하기 좋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선인장·다육식물의 강국으로 다양한 유전자풀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육종뿐만 아니라 산업재료 등 제품도 만들 수 있고 기타산업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또한 “자생 다육식물로 세덤(Sedum, 바위솔 종류)이 있는데 개인적이 취미생활에도 좋지만 도시원예·도시조경용으로 다육식물만한 것이 없다. 다육식물 중 상당수는 영하 15∼20°C에서 문제없고 건조에 견디는 특성이 있는 등 강한 생명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삼육대학교는 2017년 농진청으로부터 다육식물 농업생명자원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
삼육대학교는 2017년 농진청으로부터 다육식물 농업생명자원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

현재 국내 다육식물의 수출액은 네덜란드 20억원, 미국 10억원, 중국 10억원 등 40억원에 이르지만 중국 등 무자료 수출이 많아 이를 포함하면 실제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육식물의 내수시장 규모는 관련 데이터가 없으나 1,000∼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육식물에 속하는 알로에(Aloe) 제품 수출만 해도 800∼900억원에 이른다. 대표적 기업으로 김정문알로에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칼랑코에나 와송, 백년초(천연초) 등 개발 가능성이 높은 품목이 많다고 한다.

다육식물 소비는 한창 증가하다가 최근 경기침체로 정체상태에 들어갔다.

남 교수는 “지금까지 수출과 내수의 사업을 위한 번식과 가공용, 수출용 위주로 생산과 판매가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원예 취미용 등 생활밀착형과 문화적 용도로 전환돼야 한다”며 “저변을 넓히기 위해 재미있고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남 교수는 “국내에만 다육식물은 2,000여종이 있는데 희귀한 유전자원을 수집해 육종을 하든지 야생종을 찾아야 한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종을 창출해야 다육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육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는 연 1,500만원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유전자원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다육식물의 유전자원이 풍부한 미국이나 멕시코, 호주와 남아프리카 등에서 우수한 유전자원을 수집하려고 해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남 교수는 다육식물 서적을 매년 꾸준히 번역해오고 있으며 2017년 ‘다육식물 세덤’에 이어 2018년 ‘추위에 강한 다육식물’은 세종우수도서로 지정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