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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타결에 이어 멀지 않아 중국과의 협상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농산물 수입개방 일정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과의 FTA협상 결과, 주요과실의 관세 완전철폐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길게 잡혔지만, 오렌지 생과와 주스류 시장의 개방으로 과수업계는 큰 타격을 입게됐다.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FTA 대응방안이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어 농업인들은 매우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이같이 어두운 현실속에 극히 일부지만 시장개방에 차근차근 준비하는 생산자단체들도 있다. 특히 천안배원예농협은 ‘대미 배수출 개척자’ 답게 중·소과 생산체제로 재배농가를 유도하는 등 시장적응을 위해 힘쓰고 있다.지난해 천안배원예농협은 199톤의 중·소과 배를 미국에 수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전체 중·소과 배 수출실적 중 45.5%를 차지했다. 천안배원예농협은 다른 생산자단체와 달리 수매방법부터 차이가 난다. 대부분 수출농가만 지정한 뒤 유통센터에 들어온 배를 선과, 대과 위주로 수출상품화하고 있으나, 천안배원예농협은 대과와 중·소과 출하농가를 구분해 놓고 있다. 따라서 대과 출하를 사전약정한 농가로부터는 중·소과를 받지 않는다.올해 138농가가 중·소과 수출을 신청했다. 생산량은 15kg기준 7만상자 안팎에 이른다. 대과는 172농가(13만8,000상자). 지난해에 비해 대과농가는 감소한 반면, 중·소과는 증가했다.천안배원예농협이 이같이 생산농가를 분리한 이유는 바이어에 대한 규격품 공급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중·소과 생산 확대는 미국 주류시장 진입에 필수조건이다. 소과 위주의 소비패턴 때문으로 유럽과 동남아시장도 마찬가지 인 것으로 천안배원예농협은 판단하고 있다.천안배원예농협은 농협무역과 중·소과 수출 전속출하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협무역 이외의 수출업체들도 중·소과 취급 의사를 비치고 있다. 천안배원예농협이 생산한 중·소과를 취급한 바 있는 미국 현지 농산물 유통업체 ‘멜리사’는 ‘한국산 중·소과는 물량공급 약속만 지킨다면 얼마든지 분산이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멜리사는 월마트 등 대형마트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업체이다.한편 천안배원예농협은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배의 품질향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소비자들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요구에 맞춰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병해충 예찰지도는 물론 다양한 교육기회를 마련, 조합원들의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배 정형과 생산을 목표로 꽃가루은행을 가동하는 한편 농가의 인공수분 인력난 해소에 조합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올해에도 인공수분 시기에 앞서 박성규 조합장 등 관계자들은 인근 군부대와 각급학교, 행정관청을 찾아 다니며 ‘일손 구하기’에 바빴다. 농가 일손돕기 요청은 이제 천안배원예농협의 연례행사가 됐다.■ 인 터 뷰 / 박성규 조합장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한·미FTA 타결로 오렌지와 주스 가공품의 관세가 철페되면 모든 과일값의 동반하락으로 과수산업의 생산기반이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박 조합장은 이어 “중국과의 FTA는 더 위협적”이라며 “캐나다와 호주시장은 이미 중국산 때문에 우리과일을 수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중국은 미국에 수출하는 농산물에 ‘신고배’와 ‘성주참외’ 등 한글표기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원산지 표기만 제대로 하면 이같은 한글표기가 국제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박 조합장은 “이같은 나라안팎의 현실은 방치해 둔채 지역별 브랜드 경쟁에 나서고 있으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출하단위 규모화가 불가능한 지역별 브랜드로는 농산물 시장개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 박 조합장의 주장이다.“외국시장에 나가면 ‘한국배’ 한가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천안 또는 나주, 평택, 안성, 울산배를 굳이 따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홍보는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전국브랜드를 하루빨리 육성하고 정부차원에서 해외홍보 예산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박 조합장의 지론이다.박 조합장은 “과수농정은 특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APC(산지유통센터)는 연합사업 형태의 공동법인보다 단일 품목농협에 운영권을 맡겨야 한다는 것. “연합사업은 힘의 분산을 가져오므로 성공할 확률이 낮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반면 품목농협의 경우 현장지도 기술력이 프로수준”이라며 “조합원과의 연계성도 강해 생산자의 힘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 조합장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소과생산량이 늘어나야 한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즉, 소과를 생산하려면 봉지씌우기 등에 일손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등 생산비 증가 요인이 있으므로 “이를 일정기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박 조합장은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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