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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국화가 시들고 말라죽어요부산광역시의 낙동강 하류, 180ha의 대 면적에서 400여 농가에서 시설국화를 수십년 재배해 온 지역, 개화기 국화 전신의 반쪽이 시들어 말라죽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고 있으므로 그 원인을 밝혀 달라는 지역농업기술센터의 요청에 따라 현장기술지원을 한 사례이다.지난달 22일 국화재배와 관련해 분야별 전문가 일행이 찾아 간 곳은 낙동강 하류 드넓은 평야의 중심부에서 180ha의 면적에 400여 농가가 목재 비닐하우스를 이용하여 같은 장소에서 20~30여년간 국화만 연작하고 있는 곳이었다. 재배되고 있는 국화품종은 거의가 ‘신마’라는 단일품종으로 1기작 경우는 9~11월에 직삽하여 2~4월에 수확하고, 2기작 재배는 1기작 후 다시 3월 하순에 직삽하여 6월 하순~7월 하순에 수확, 8~9월은 휴한하는 작형이며, 밑거름은 대체로 800평 1동당 축분 퇴비 2톤과 21-17-17복비를 80Kg정도 주고 병해충 방제는 5~7회 하고 있었다.피해가 심한 농가는 80~90% 정도, 그 외 대부분의 농가는 10~20% 정도 시들어 고사하였는데, 피해농가에 의하면, 이 증상은 4년 전부터 약간씩 발생하기 시작해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다가 올해들어대 면적에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들음의 증상은 직삽한 포장에서 발생이 심하고, 생육초기 보다는 생육중기에 물대기(고랑관수) 한 후 꽃봉오리가 형성될 때부터 급격히 발생하며, 같은 트랙터로 밭갈이한 포장에서 발생 정도가 심하다고 하였다.피해증상은 꽃봉오리가 형성된 직후 잎이 시드는데, 초기 시들음을 보이는 줄기를 따라 반쪽 잎만 시들면서 황화돼 말라죽는다고 했다.전문가들은 피해농가들의 주장과 현지 포장을 조사 관찰한 후 먼저 병원성 진단부터 했는데 그 결과 시들은 줄기의 잎자루의 기부나 외관상 시들지 않은 잎자루 내부 세포의 아래 줄기를 따라 갈색 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었고, 식물체와 근권 토양 시료를 이용한 병원균 배양에서는 국화반쪽시들음병을 일으키는 Verticillium sp. 균이 다량 배양되었고, 또한 많이 검출됐다.한편 뿌리썩이선충에 의한 피해 여부를 밝히기 위한 근권 토양 검사에서는 선충이 중~우심 이상으로 많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뿌리썩이선충이 이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선충이 뿌리에 1차적인 피해를 주고, 2차적으로 병원균의 피해가 가중되어 줄기의 고사가 많아진 것으로 판단됐다.토양화학성 분석에서는 사질양토가 많은 이 지역에 20~30년간 국화만 장기 연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pH, Ec, 유기물, 유효인산, K, Ca, Mg 등 양이온이 대체로 기준치보다 상회하고 있으나 일부 포장을 제외하고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판단됐다.앞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 지역의 시설국화재배단지에 광범위하게 발생한 반쪽시들음병은 국화를 20~30여년간 장기연작재배하는 과정에서 토양내 반쪽시들음병균(Verticillium sp) 밀도 증가가 주 원인이나, 뿌리썩이선충(Pratylenchus spp.)이 뿌리에 상처를 입혀 병원균의 침입을 쉽게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외 이 병의 발생을 많게 한 것은 병든 국화에서 채취한 삽수의 직삽을 통해 트랙터 등 농기계에 의한 병원균의 확산 등으로 분석되었다.따라서 앞으로 이병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배적인 방제대책으로서는 병든 식물체는 발견 즉시 제거하고, 퇴비를 시용해야 할 경우 퇴비 제조 시 반드시 60~70℃이상에서 병원균을 사멸시키도록 하여야 하고, 이병되지 않은 건전한 모주에서 삽수 채취 또는 신품종 갱신, 작기가 끝난 후 윤작 도입 시 카네이션, 오이, 가지, 멜론, 고추, 감자, 딸기 등 국화반쪽시들음병을 일으키는 감수성작물은 피해야 한다. 물리적 방제법으로는 태양열소독, 고온열수 소독 또는 3~4개월간의 담수처리를 하며, 화학적방제법은 토양 살균을 위한 훈증제와 토양선충에 대한 살선충제 처리가 필요하다. 반쪽시들음병 병원균은 토양 30㎝ 깊이까지 존재하며, 균사는 3~5개월, 균핵은 20개월 이상 생존 가능한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적용약제의 개발이 되어있지 않으나 일본에서는 벤레이트 수화제에 삽수 침지소독과, 톱신엠수화제와 벤레이트수화제를 발병초기부터 살포하도록 하고 있다.이 지역은 대 면적에서 많은 농가가 국화를 재배하고 있어 앞으로 계속 발생이 많아질 경우 농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지역농업기술센터에서는 원예연구소의 지원하에 새기술교육,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현장 공동연구과제 수행, 농가경제의 열악성을 감안하여 지자체의 필요장비 및 농자재 등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농진청 고객지원센터 원예·환경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