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권우의 우리문화 원예문화(하)
박권우의 우리문화 원예문화(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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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용 과실문화=한국의 현대과수 재배는 1900년도부터 시작되었으니 1세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 이전에는 판매용 재배는 많지 않았으며 주로 개인정원에서 자급자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난 500년간 중요한 과수는 대추, 밤, 배, 감이다. 유교에서는 매년 선조를 위한 제사를 지내는데 이 4가지는 반드시 상에 올랐다.따라서 일반인은 물론 왕실에서도 제사를 위해서 이들을 준비했는데 4계절 사용을 위하여 대추, 밤, 감은 건조 시켜서 저장했다.과거는 오늘날 배처럼 크지 않고 배는 돌배로 작고 저장력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가 없는 계절은 참외나 수박 등 과채류를 대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 옛날부터 많이 재배되었던 배나무, 감나무가 신품종으로 바뀌고 그와 함께 사과, 복숭아, 포도가 많이 재배되었다.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30년 동안 과수재배 면적은 약 7배가 증가했으며, 면적상으로 사과가 가장 많이 재배되고 다음이 남쪽의 제주도에서 재배하는 감귤이다.한국의 과수산업은 4계절이 뚜렷하여 낙엽과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세기동안 주를 이뤘던 대추, 밤, 감의 재배면적은 많지 않으나 배는 수출에 힘입어 증가였고 오늘날에는 다른 나라와 달리 배즙을 먹는 문화가 형성되었다.▲특수한 날을 위한 꽃 소비=한국인은 식물이나 꽃을 사람처럼 취급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 그래서 동네 어귀에 심어 놓은 식물은 동네를 보호한다고 믿는다. 마을에 무슨 일 있으면 보호수(당산나무)에 음식을 차리고 빌기도 했다. 이는 식물을 존경하는 자연관 때문이다. 한국의 정원이나 고궁에 있는 나무는 어떤 경우에도 전정을 하지 않고, 자연그대로 자라게 한다.서양에서는 전정을 하여 수형을 바꾸는 정원을 선호하나 한국은 전통정원은 그렇지 않다.지난 500년간 꽃 장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자연 상태의 꽃을 즐기는 것은 식물을 존중하는 자연관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그러나 궁전이나 상류층의 생일, 회갑잔치 행사에서는 꽃을 장식하는 습관이 있었다. 장식은 주로 화분들이였으며 없으면 할 수 없이 절화를 사용했다.이와 같은 전통은 일반인들에게 오늘날까지 전래되어서 80년대까지 화훼소비는 분화가 더 많이 이용되었다고 본다.90년대 들어서 절화가 분화보다 소비가 많아졌는데 이는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화훼장식에 관심이 증대된 때문이라고 볼 수가 있다.그러나 개인이 꽃을 사서 즐기기보다는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 선물용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 어버이날, 졸업식, 장례식, 이벤트 날(X-mas, white day(3월 14일))이 있는 날 꽃 소비가 많다. 한국인은 붉은 꽃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붉은 장미, 붉은 카네이션이 인기가 있다.이는 이탈리아처럼 반도이므로 다혈질이고 정열적인 성격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때 모든 한국인이 붉은 옷을 입고 응원한 것도 붉은색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징 때문이라고 본다.<한국원예학회장·원예산업신문 편집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