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로이드는 바이러스와는 달리 외피단백질을 가지고 있지 않고 외가닥 RNA 핵산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식물 병원체 가운데 가장 작으나 대부분의 작물에서 바이러스병에 비해 더욱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는 재배하지 않는 ‘춘광’ 품종에서 1997년 최초로 발생하여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 이후 한동안 발생하지 않다가 2005년 이후 외국품종 수입이 늘어나면서 많은 국화 품종에서 발생되기 시작하였다. 2005년 무렵 감염률은 품종에 따라 9.7~66.8% 범위이었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국화 품종에 확산되어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의 국화 품종에 있어 공통적인 피해 증상은 식물체가 전체적으로 작아지는 점이다. 국화의 키가 건전주의 30~50% 크기로 작아지며 잎과 꽃의 크기도 작아지는 등 품종 고유의 생육특성을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에 상품성이 전혀 없다. 겨울철에 비해 늦은 봄부터 여름철 동안에 피해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잎에 나타나는 증상은 대부분의 품종에서 잎이 작아지며 잎의 녹색이 엷어진다. 꽃의 경우 건전주에 비해 대부분의 품종에서 꽃이 늦게 피거나 피지 못하게 되며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는 품종의 경우 꽃이 완전히 피지 못하고 꽃봉오리 상태에서 시들어 버린다. 또한 붉은 색 품종의 경우 꽃색이 흐려지거나 얼룩덜룩해지기도 한다.
국화가 바이로이드병에 감염되면 식물체 전체에 바이로이드 병원체가 있기 때문에 감염된 국화로부터 채취한 삽수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바이로이드의 전염은 감염된 국화의 즙액을 통해서 전염되며, 감염된 국화로부터 얻은 종자를 통해서도 전염된다. 재배포장에서는 삽수를 채취 할 때 이용되는 가위, 순지르기 또는 곁순을 제거할 때 손톱에 묻은 즙액을 통해 주로 전염된다. 또한, 이병주를 뽑아낸 후 뿌리 잔여물이 남아있는 포장에 건전한 묘를 심으면 상처난 뿌리와 이병물과의 접촉에 의해 바이로이드병이 전염될 수 있다.
국화왜화바이로이드병은 바이러스병과 마찬가지로 일단 감염되면 농약 등을 이용한 치료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감염주는 발견되는 즉시 뽑아서 불태워 버림으로써 다른 국화로 전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모본포에 건전주에 비해 키가 1/2~2/3 정도로 작아 보이는 국화가 있으면 일단 바이로이드병에 감염된 그루로 의심하여 뽑아내는 것이 좋다. 재배포장에서도 식물체가 전체적으로 작아진 것들이 관찰되면 뽑아서 없애 버리도록 하고 감염주를 작업한 후에는 손은 비눗물로 닦고 가위는 불로 열을 가해 소독하거나 가정용 락스를 물로 희석하여 담가 두었다 물로 헹군 후 사용하도록 한다.
삽수채취, 순지르기 또는 곁순을 제거할 때 가위나 손톱으로 자르지 말고 가능한 순을 꺾는 방법으로 제거를 하면 즙액 이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옆 그루에 병이 옮겨지지 않게 할 수 있다. 국화왜화바이로이드병의 감염주가 발견된 포장에서는 삽수를 채취하지 말고 건전한 묘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건전묘를 생산하는 모본포는 가능한 작업자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 집중 관리하도록 하여야 한다.
■정봉남<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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