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요의 현장 애로기술
서정요의 현장 애로기술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7.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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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하순경 경북 동북부의 동해바다 자락과 접하여 있는 어느 군의 농업기술센터로부터 관내 산간지에 위치한 가을배추 재배농가에서 “배추의 엽 선단조직이 갈변 괴사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농가는 시판농약 상에서 농약을 잘못 추천하여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의 원인을 밝혀 달라는 현장기술지원 사례이다.지난해 11월 29일 4명의 전문가와 함께 센터에서 담당계장의 안내를 받아 자동차로 약50분간 달려 찾아 간곳은 산간 계곡의 끝에서 밭에서 노모와 함께 약 1만평의 김장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외딴농가였다.일행은 곧바로 재배상황과 피해 실태파악부터 하였다.배추는 휘파람 품종을 8월 5일 자가 플러그 육묘하였고, 본포에는 앞 작물인 담배 정식 전에 퇴비 520~540kg/10a, 복합비료(21-17-17) 120kg/10a를 시용하였으며, 석회는 2004년도 고토석회 120~ 140kg/10a를 시용하였고 금년에는 시용하지 않았다. 정식은 8월 29일을 전후하여 2,700주/10a를 정식하였으며, 한발 시에는 이동식 스프링클러를 이용하여 10mm 전후의 살수관수를 하고 있었다.병해충 방제를 위한 농약은 10월 9일 매치(유), 코니도(수), 델타린(유), 전착제를, 10월 15일에는 아바타(입), 세티스(입), 파워칼, 피레스(유), 전착제를, 10월 18일에는 매치(유), 세티스(입), 스미사이딘(유), 전착제를 혼용 살포하였다고 하였는데 농가는 그동안 배추생육이 양호 하였으나 농약상에서 처방해 준 농약을 살포한 얼마 후인 10월 25일경 엽 선단에 이상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하여 상품출하가 어렵게 된 것은 농약 혼용 추천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따라서 우리는 인근 이웃농가의 배추포장도 동시에 관찰을 한 후 곧바로 이상증상이 발생한 배추밭에서 채취해온 식물체와 토양시료 등을 중심으로 원인 분석을 하였다.먼저 배추 엽의 선단을 검경해본 결과 조직 괴사 후 2차 병원균이 발생하여 검은무늬병으로 확인되었으며 이것은 이웃농가에서도 같은 증상이 관찰되었다.배추 이상증상 피해가 심한 포장과 약한 포장의 토양 화학성을 비교분석 해본 결과 다른 것은 정상과 큰 차이가 없었는데 붕소는 두 곳 다 0.3ppm 이하로 붕소결핍증상 발현 범위 내에 있었고, 적정범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석회성분의 부족은 토양수분 부족 시 엽 선단의 석회부족에 의한 피해 증상을 촉진시켰을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본 포장에서 3년 1주기의 석회 시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었다.배추생육기간 중의 주요 기상자료를 분석하여 보았는데 배추 재포기간 동안의 기온은 평년에 비해 다소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조시간은 전년에 비해 9월 하순과 10월 상순이 높게 경과되어 배추의 엽면적 확보와 결구준비에 좋은 환경을 주었으나, 9월 하순~10월 하순사이에 한발이 지속되어 준산간지의 경사진 배추포장에 심각한 토양수분 장해를 주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배추식물체 무기성분 분석에서 배추 이상증상이 발생한 농가 포장 내의 비교적 정상적인 배추와 피해가 심한 배추를 겉잎과 속잎으로 나누어 식물체를 분석한 결과 이상증상 피해주에서 대량원소로는 칼리의 함량이 다소 적은 경향이었으며, 미량원소로는 철분의 함량이 피해주의 속잎에서 적게 나타났다. 따라서 칼리의 흡수가 적은 것은 엽 선단 생장점의 활력을 떨어뜨려 칼슘의 부족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볼 수 있으며, 아울러 한발로 인한 수분부족도 칼슘의 정상적인 흡수를 크게 저해시켰다고 판단된다.피해농가가 주장하는 농약 혼용 살포에 의한 이상증상 발생에 대한 검토에서는 배추 이상증상의 발현시기가 10월 하순으로 동 지역에서 한발이 끝나는 시기와 일치하고 토양분석 결과는 붕소와 칼슘부족으로 칼슘부족에 의한 조직괴사를 야기할 수 있는 요인을 제공 했으며 배추의 엽 분석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칼리와 철분의 흡수가 정상주에 비해 낮다는 것이 명확히 입증되었기 때문에 농약 혼용 살포에 의한 이상증상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대응방안은 3년 1회의 석회시용은 문제가 있으므로 당분간은 대량원소 비료의 균형시비와 더불어 부족한 석회요구량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매년 석회를 시용토록 하여야 하고, 토양 내의 붕소 함량이 다소 낮으므로 0.5ppm 이상이 되도록 2kg/10a당 정도를 매년 시용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직접적인 원인 제공을 한 토양수분 부족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활용하고 있는 이동식 스프링클러 관수시, 배추의 위에서 아래로 하는 살수관수는 배추 멀칭재배 시 근권 내 수분 침투가 어려우므로 지표관수나 점적관수 등으로 관수방법을 개선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농진청 고객지원센터 원예-환경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