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기준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450억불로 10년 전보다 2배 성장했다. 미국 120억불, 중국 100억불, 프랑스 28억불, 인도 20억불, 일본 14억불, 한국 4억불로 중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상업용 종자인 F1종자와 GM종자 증가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종자산업 규모는 세계시장의 약 1% 수준으로 종자업체 대부분이 영세하며 내수위주여서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하다. 5개 회사가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국내 1,073개 업체 중 28개만이 종업원 1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최근 LG, 노루 등 대기업들이 종자산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된다.
정부는 종자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내년까지 육종전문가 및 육종보조원 인력 240명 이상을 공급하며 유전자원 31만점을 확보(연간 2만점)한다는 계획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자원 검색부터 분양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전자원종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종자업체들은 다국적기업의 국내진출로 구조조정을 겪기도 했다. 1996년 가을에 스위스 노바티스가 농진종묘를 인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1997년 3월에는 일본 사카타종묘가 청원종묘를 인수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노바티스가 서울종묘를 추가로 인수했고 다음해 6월에는 멕시코계 미국 회사인 세미니스가 중앙종묘와 흥농종묘를 인수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2002년에는 일본 다끼이종묘가 여주에 육종연구소를 설치, 국내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2007년에는 네덜란드 누넴이 씨덱스를 인수했다. 이후 국내 종자시장은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이 함께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세미니스를 인수한 몬산토가 식량작물 종자에 주력하기 위한 정책의 변화로 채소종자회사인 몬산토코리아의 종자산업 분야를 동부팜한농에 매각하게 돼 동부그룹은 한농, 대농, 흥농 등 3개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으나 올해 4월 LG화학이 인수해 '팜한농'으로 사명을 바꿔 공식 출범했다
한편, 외국계 기업의 국내진출 당시부터 시세확장에 노력해 온 농우바이오는 2013년 설립자의 타계 이후 2014년에 농협이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국내 종자업체들은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고 수출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수출용 품종 육성과 보급을 위해 업체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1990년에 610만불을 수출했으나 1995년 740만불, 2000년 1,800만불, 2007년 2,070만불, 2011년 3,250만불을 거쳐 지난해 4,590만불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정용동 농업회사법인 (주)농우바이오 대표이사는 “채소종자 수출 문제점으로 종자업체의 영세성으로 R&D 투자 연구비가 부족한 것”이라며 “무, 배추, 고추 등 김장채소를 중심으로 한 주채소작물은 육종기술이 앞서 있으나 토마토, 양파, 양배추 등 수요가 더 많은 글로벌작물은 일본, 네덜란드 등의 외국품종들이 시장점유율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배용 품종을 만들기 위한 육종 유전자원 및 기술력의 부족으로 수출종자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채소종자 수출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종자회사의 수출의지가 필요하고 어떤 품종을 어떻게 수출하기 위한 장·단기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함께 해외 법인 및 연구소 구축을 통해 현지에 맞는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시장에 맞는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며 “해외수출 시장확보를 위해 해외공관을 활용한 적극 지원, 해외수출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 지원, 해외무역 정보 공유, 외국인 지분법 및 이와 관련된 무역 장벽문제 해결 등 마케팅 컨설팅 활성화 대책이 요청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이사는 또한 “골든씨드프로젝트 같은 장기적 연구개발 자금이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실시돼야 하고 해외 종자수출 진흥에 대한 전담 부서설치 또는 담당직원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종자수출 시장개척을 위한 해외전시포 사업, 해외 종자박람회 참가 지원 등을 통해 현재 연 4천만불 수출 수준에서 2017년까지 1.2억불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중소 종자업체의 수출상담 창구역할을 하고 있는 APSA(아시아·태평양종자협회) 총회가 예정돼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APSA 총회는 11월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돼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47개국에서 1,200명의 종자바이어가 참석한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