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본 한국과수산업의 위기
미국서 본 한국과수산업의 위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6.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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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주에선 우리 과원과는 다른 수형도 눈에 띄었다. 1차 가지치기는 기계를 이용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정윤수 과수농협연합회 전무 워싱턴주 시찰기 ④▣ 맺음말= 워싱턴주를 짧은 시간에 깊이 파악 할 수는 없었지만, 한ㆍ미 FTA 협상 진행 과정을 놓고 볼 때 우리 과수산업은 너무나 허약한 체질임을 절감했다.지난 2004년 한ㆍ칠레FTA 체결에 맞춰 우리 과수인들의 절규를 반영, 특별법을 제정, 기금 1조2천억원을 마련함으로써 경쟁력 제고와 피해예상(시설포도, 키위, 복숭아) 품목에 폐원보상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선 포도와 키위, 복숭아의 면적이 늘어나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금지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변혁기에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이상증상’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외국산 과일류 수입에 대해 공포심은 팽배해 있지만, 계절관세 등으로 ‘시장싸움’은 아직 국지전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데서 ‘기금지원 재고론’이 등장했다고 이해된다. 하지만 전면전이 시작되면 상황은 아주 짧은 시간에 달라질 것이다.품질, 가격, 신선도 면에서 미국의 과수산업은 ‘공격준비’가 완벽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미국산 과일이 대량으로 수입, 유통되면 국내 시장엔 엄청난 변화가 올것이다.한ㆍ칠레FTA기금은 과수산업에 투입되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미래대비 수단이라는 점을 우리 재배농가는 물론 사회에서도 이해되어야 한다.그렇다면 우리의 허약 체질을 개선하여 과수산업을 유지, 발전시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생산자를 대표하는 전문조직(단체)을 하루속히 육성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고, 집약된 대표조직이 그 산업을 위해 뛰고 있다.우리나라에도 조직이 있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따라서 새로운 조직을 육성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생산에서 유통(수출)까지 과수산업 전반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전문적인 대표조직을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개별영농, 개별상표, 개별판매 관행을 깨야한다. 우리 농가들도 전국에 속속 세워지고 있는 거점 APC(산지유통센터)에 원물을 모아 주고, 거점 APC는 대표조직과 연계하여 패킹-저장-판매-정보수집 및 분석 등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같은 체제를 구축하려면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 필요하다.△재배농가는 물론 과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배기술의 향상과 평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과 정보를 전국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체계적 관리기구를 새로이 구성하여 품목별로 이를 전파, 고품질 안전과실을 다수확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품종개발 노력 역시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일이다.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 소비자 기호 변화와 수출 가능성이 높은 품종을 발굴-육성-보급해야 한다.△우리 과일의 소비 확대를 위해서 신선편의 가공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위생적 첨단설비를 갖추어 식단에서 모든 가족이 바로 먹을 수 있는 과일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워싱턴에서는 사과를 썰어 진공 비닐포장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사과뿐만 아니라 오렌지, 포도 등을 골고루 썰어 넣은 제품도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깎아먹는 번거로움 없이 맛있는 과일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이상과 같은 다각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과감하고 적절한 대책과 지원이 추진될 경우, 한ㆍ칠레 FTA기금사업이 진행되면서 생산물량 집합을 통한 거점 유통센터가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되고 그 상품은 대표브랜드에 의해 품질관리가 이루어지게 될것이다. 또 이를 총괄하는 전문 대표조직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는 경쟁력 있는 시스템이 완성단계에 접어들 것이다.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과수산업을 이끄는 전국적인 생산자 전문조직이 대표브랜드를 앞세우고, 이에 재배농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해야 할 것이다. 생산된 과일은 거점 유통센터에 모아 상품화 하고, 전문성을 갖춘 대표조직은 국내외 과일 판매(마케팅)를 전담하는 체제가 완성돼야 한다. 워싱턴주의 과수원과 생산자 조직들을 시찰하며 이같은 방안이 우리의 과수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해답이라고 판단됐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