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 중심의 농가들의 소규모 유통이 원예산업의 1.0버전이라면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수출로 시장을 확대하고 고품질 원예산물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것이 원예산업2.0시대이다.
원예산업신문은 원예산업의 2.0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미래를 선도할 신기술과 현재 원예산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글싣는 순서
▲여름에도 사과·배를 먹자
▲시설원예 최첨단 제어로 업그레이드
▲수출로 원예산업경쟁력 높이자
▲수확후관리 기술로 경쟁력 제고
▲식물공장 한국에서 성공가능성은?

그러나 사과와 배는 농가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으로 폐원 증가와 타 과수(매실, 복숭아 등)로의 품종 전환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사과는 재배면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나 배는 2006년 20,656ha에서 2013년 13,740ha로 6,916ha(33.4%)가 감소했다. 반면 단위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생산량은 재배면적 감소에 비해 크게 줄지 않았다.
이는 한국 과수농가의 기술력이 크게 발달해 고품질 과실과 다수확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사과와 배는 후지와 신고가 재배면적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가을철 수확시기가 겹치고 추석이 빠르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가격안정이 어렵다.
# 특정 품종에 집중된 사과와 배
배는 신고품종이 전체 재배면적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신고는 재배방식이 다른 품종에 비해 까다롭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 판매가격이 다른 품종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이점이 있어 농가들이 많이 재배하고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박영섭 박사는 “공식적인 통계로는 신고가 전체의 83%를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 출하량으로 보면 90%에 가까이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른 품종에 비해 재배방식이 편하고 과실 크기가 크고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신고를 재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25년 전에는 신고가 전체 면적의 5~10%였지만 재배방식이 개발되면서 신고재배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신고는 중만생종이기 때문에 수확시기가 10월 중순 이후라서 추석에 맞춰 출하하기 어렵고 흑성병에 약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흑성병에 약하기 때문에 다른 품종에 비해 방제비가 많이 들고 대과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적과 등에 노동력이 많이 투입된다. 또한 신고는 꽃가루가 없기 때문에 자가수분이 되지 않아 다른 2~3 품종을 수분수로 심어야 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올해처럼 추석이 9월 초인 경우 신고는 출하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생장조절제를 사용해 수확시기를 앞당겨야 하므로 생산비가 더 소요된다.
만생종이 신고가 83%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에서 같은 시기에 수확을 하기 때문에 홍수 출하가 이뤄져 수급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영섭 박사는 “전국적으로 배 재배품종을 조생종 30%, 중생종 40%, 만생종 30%로 적정하게 비율을 맞춰야 재배시기와 수확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며 “당도가 높은 조생종을 중심으로 대만과 미국에 수출을 하고 국내 추석시기에 맞춰 공급하고 이후에 설명절에는 중만생종을 중심으로 공급하게 되면 수급조절이 더 쉽다”고 설명했다.
조생종인 원황이나 화산을 남부지역에서 재배를 많이 하게 되면 수확시기가 빨라져 한 여름인 8월부터 배를 먹을 수 있다. 냉장고에 보관한 시원한 배를 여름부터 먹을 수 있다면 그만큼 배 소비를 촉진할 수 있고 연중으로 신선한 배를 맛볼 수 있다.
사과와 배는 연중으로 소비되지 않고 명절에만 소비되는 패턴을 바꾸기 위해서는 신고 재배면적을 줄이고 다양한 품종으로 갱신해 신선한 배를 연중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과는 배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다. 사과 역시 후지에 집중돼 있지만 다양한 품종이 개발돼 있어 후지가 70% 정도를 차지한다.

사과는 온대북부성 과수로서 동일 품종이라도 재배지역별로 품질차가 크고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사과 안토시아닌 색소의 발현 부족으로 적색 사과품종의 재배지대가 북상하고 있어 이에 대비한 품종다변화가 필요하다.
품목농협 관계자는 “사과 역시 배와 마찬가지로 중만생종인 후지 재배면적이 많아 출하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지역별로 지역기후에 맞는 재배품종으로 심어서 품종 다양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과 주산지별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을 사전에 방지해 사과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하여 사과 주산지별 차별화된 품종의 도입 및 보급이 필요하다.
사과와 배 품종의 다변화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선호도 역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신품종에 대한 자조금을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 수출확대를 위한 품종 다변화 필요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1년 과수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출확대를 위한 품종다양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기후변화 등에 대비한 우량 신품종 육성·생산비 절감기술 개발, 가공식품 개발을 통한 신수요 창출 등 R&D 지원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사과·배 등 수출전용 과수 품종 육성해 현재 사과는 후지, 홍로, 감홍 등 3개 품종에서 2015년 홍금, 2017년 그린볼 등의 신품종을 추가로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배 역시 신고, 원황, 화산 등 5개 품종에서 2017년까지 한아름과 신화 등의 신품종을 추가로 개발한다.
특히 품종다변화는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착색이 쉬운 사과 품종, 저온에도 개화결실이 잘되는 배 품종, 부피과 발생이 적은 품종 및 5~6월 출하용 감귤 품종등의 개발이 필요하고 농가에서는 신품종에 대한 적극적인 재배를 도입해야 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품목별로 새로운 수출 시장에 맞는 수출 유망 품종을 발굴해 일본 중심의 수출 시장에서 벗어나 동남아·중국·러시아·미국·캐나다 등으로 수출국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재배부터 소비지까지 품질관리 기술을 개발 적용하고 주력시장의 홍보판촉을 강화해 신선과일의 수출 확대에 기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