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잉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농산물 가격이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 되면서 소비 둔화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김봉학 전국품목농협협의회장(익산원예농협 조합장)은 “풍작으로 생산이 과잉 되면서 원예농산물 가격이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AI마저 발생, 육류소비둔화와 함께 원예산물의 소비가 더욱 위축돼 가격하락을 부채질 생산비도 못 건질 실정에 있다"고 토로했다.
익산원예농협 공판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상추 판매량은 13,639kg, 금액은 1180만원으로 kg당 가격(이하 평균가격)이 865원이지만 지난해 동기에는 14,102kg이 3627만원에 판매돼 평균가격이 2572원으로 올해 66% 폭락했다고 한다. 대파도 지난달 같은 기간 43,441kg이 3368만원에 판매돼 평균가격은 775원이지만 지난해 동기에는 49,245kg이 1억1256만원, 2286원으로 거래돼 66% 폭락했다.
양배추는 동기간에 36,742kg이 판매돼 전년 31,898kg보다 증대했지만 이는 중복출하 때문이며 올해 평균가격은 238원으로 작년 635원보다 63%하락했다.
이와관련 익산원협 경매사는 “농산물은 식당 등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곳에서 소비가 원할이 이루어져야 판매가 촉진되고 시세가 유지되는데 가뜩이나 과잉 생산된 상황에서 소비위축, AI까지 겹치면서 가격하락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판장의 한 관계자도 “일기 호조에 따른 농산물 과잉생산과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둔화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 채소가격이 AI발생으로 인한 소비둔화까지 겹치면서 바닥세를 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는 한 유통시장 관계자는 “마늘은 평년대비 7~8만톤 많은 41만2천톤이 작년에 생산돼 가격이 폭락했다"며 “현재 가락시장 가격은 평균 21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 수준"이라며, “소비, 홍보 등 판촉활동을 하고 있지만 가격이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봉학 회장은 “FTA까지 체결되면 우리 농산물의 활로는 없다"면서 “근본적인 농업정책을 개선해 외국 농산물 수입을 줄이고 국내 농업의 자생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과잉농산물은 정부 수매, 폐기로 생산비를 보장하고 수급조절과 가격 안정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24%인 식량 자급률도 35%로 높이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관계자는 최저보장가격이 일부 상승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며 정부수매와 산지폐기의 기준이 되는 이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제도는 계약재배를 활성화하고 수급안정사업에 참여한 농가의 경영안정을 유도하며 계약재배 채소의 최저보장가격을 사전에 예시해 가격하락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도입됐다.
품목농협관계자는 “원예농산물 가격 등락이 심한 가운데 AI까지 겹치면서 원예인은 치명타를 입고 있다"며 “문제 품목은 시장에서 격리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원예인의 결집된 주체를 만들고 생산자협의체를 설립,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며 대정부 건의는 물론 자조금을 조성해 AI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장격리, 수출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호 기자
생산과잉에 소비둔화까지 원예농산물 가격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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