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시장개척 대륜장미 수출

화훼수출이 이렇게 크게 감소한 주원인은 엔화절하로 2012년 12월말 기준 100엔당 1,256원 선이던 엔화는 1,000원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악조건 가운데 한국화훼농협(조합장 강성해)의 수출은 2012년 26억원에서 지난해 36억원으로 10억원 증가했다. 한국화훼농협의 수출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기존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신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화훼수출이 대부분 일본시장을 의존하고 있어 엔화절하로 타격을 입은 한국화훼농협은 지난해 러시아 신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박성규 한국화훼농협 APC센터장은 “일본 엔화가 30% 이상 떨어져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러시아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작년 러시아에 대륜장미 70톤을 수출해 이는 우리조합 장미 수출물량 중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부산에서 배로 선적한 후 소비지에 도달하기 위해 최하 5일 정도 걸리지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려면 동해항을 거쳐 최장 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소비지까지 물류시간은 러시아가 오히려 더 가깝다”고 말했다.
한국화훼농협의 러시아에 대한 장미수출 노력에 힘입어 호접란 등 난류의 수출도 함께 늘어났다.
한국화훼농협은 수출용 화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선별사로 엄격히 선별을 하고 있으며 농가참여는 일체 금하고 있다. 또한 100% 습식유통으로 선도유지를 장기화하고 있다.

부경화훼원협에서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오규영 주임은 “물류비 등 근접거리를 고려하면 일본시장 공략을 강화해야 한다. 일본시장에서 인정받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고품질 물량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해 우리조합은 수출농가를 더욱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대륜국화 100만본을 수출한 부경화훼원협은 지난해 10월 9일 일본 동경 그랜드팔레스호텔에서 일본 수입업체 2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대륜국화 150만본(150만불) 수출을 시작해 2018년까지 1,500만본(1,500만불)을 수출하기로 상호합의 했다. 조합은 고품질 재배를 유도하기 위해 수출농가 22명을 대상으로 일본 내 최고품질의 국화 생산지인 나고야 아쯔미 반도 견학도 실시했다.
오 주임은 “조합원들과 우리지역은 국화로 특화하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엔화절하 등 외부적으로 여건이 안좋지만 수출을 포기하지 않는 농가들이 많다. 좋을 때는 조합원의 요구사항이 많았으나 지금은 서로가 어려움을 인식하고 결속력을 다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경화훼원협은 수출증대를 위해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화훼수출 신시장 개척관련 정부 및 지자체의 무관심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박성규 한국화훼농협 APC센터장은 “러시아 신시장 개척은 우리가 직접 바이어를 섭외해 수출하고 현지 마케팅을 하고 있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표준물류비는 25%이나 우리조합은 15%밖에 받지 못했고 신시장개척 관련 aT로부터 물류비를 지원받은 것은 없다. 고양시도 화훼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물류비 지원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세계여성의 날인 3월 8일의 러시아 장미 소비는 2조원 대에 달한다. 이날 러시아에서 장미 선물을 받지 못하는 여성은 거의 없으며 심지어 장미 선물을 받지 못한 기혼여성은 남편을 상대로 이혼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장미 소비시기를 맞아 한국화훼농협은 세계여성의 날 1주일 전까지 장미를 수출하기 위해 지자체와 aT 등을 대상으로 판촉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총 판촉 예상비용은 2,400만원으로 장미공선출하회 농가들이 1,200만원을 자부담으로 하겠다고 해도 반응이 미온적이다.
박 센터장은 “2월 마지막 주 또는 3월 첫째 주에 장미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수준 수출인 1주일 1컨테이너로는 한계가 있다”며 “고양시 장미농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품종의 장미를 수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양한 품종의 장미를 러시아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출희망 장미 10개 신품종 각 500본씩 총 5,000본의 샘플과 카탈로그를 제작해 러시아로 보내 현지에서 반응을 알아보려 한다”며 “그러나 aT와 지자체는 관련 판촉비용 지원요청에 반응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센터장은 또한 “콜롬비아와 FTA 체결로 장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내수가격 지지를 위해서는 가능한 장미를 많이 수출해야 한다”면서도 “수출농가에 대한 시설개보수 지원은 50% 밖에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농가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나 이제 내수농가와 차별이 없어져 수출하면 내가 손해라는 농가의식이 넓혀지고 있다. 어떻게든 수출해서 밖으로 빼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다 죽을 수 있다”고 박 센터장은 덧붙였다.
여전히 일본에 대한 화훼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창구 단일화를 통한 물류비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경화훼원협 오규영 주임은 “일본 경매시장에서 꽃 가격을 더 이상 올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물류비도 지금까지 최대한 절약해 왔다”며 “앞으로는 수출창구 단일화를 통한 운임비 절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체결하고 있다.
오 주임은 “품목별로 수출선도조직이 있는 만큼 선도조직으로 몰아주면 수출농가는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어 농가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오 주임은 또한 “무엇보다 산지규모화를 통해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고품질 화훼를 생산해 선별도 철저히 하여 일본시장에서 경매단가가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며 “일본 바이어들도 이와 같이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화훼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화훼수출협의회 설립이 시급하다. 수입바이어에 대해 공동대응 함으로써 수출단가 인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T는 농산물 수출활성화를 위해 각 품목별로 수출협의회를 조직하고 있다. 현재 사과, 배 등 16개 품목에 수출협의회가 구성돼 현지시장 공동마케팅 및 덤핑방지 등 순기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T는 각 수출협의회의 위상을 강화해 기존 해당품목 관련 수출협의회가 설립돼 있을 경우 수출협의회에 가입하지 않는 수출업체는 물류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엔저현상으로 인한 수출액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는 양난을 제외하고 수출협의회가 구성돼 있지 않아 공동대응이 시급하다.
고혁성 aT 농산수출팀 차장은 “우리나라 화훼는 동경 오다 공판장에 상장했을 때 일본화훼에 비교해 가격은 50% 수준”이라며 “개별업체별로 수출하지 않고 화훼수출협의회를 조직해 공동대응하면 70∼80% 수준으로 단가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차장은 “수출업체가 수출과정 중 애로사항이 발생하면 개별업체마다 와서 애로사항을 토로하는데 수출협의회를 설립해 창구를 단일화 할 필요가 있다. 관 주도가 아닌 수출협의회 자체적으로도 대응책 모색도 필요하다”면서도 “그동안 수출협의회를 조직하려고 시도했으나 지역별, 품목별로 생각이 달라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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