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예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품목농협은 수출시장에 있어서도 고품질화와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추구하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원예산업신문은 신선농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해 품목농협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과수, 채소, 화훼, 인삼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채소
과일은 물론 채소 수출에 있어서도 품목농협의 역할이 확연이 눈에 뛴다. 특히 채소 수출의 주를 이루고 있는 파프리카 수출에 최근 품목농협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광양원예농협(조합장 김영배)은 파프리카 생산량의 70%를 수출하고 있는 등 채소 수출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파프리카는 1995년 수출용 재배를 시작한 이래 가장 소득이 높은 시설채소, 유망 품목으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생산면적 증가율이 주춤할 뿐만아니라 내수시장이 확대됨으로서 최근들어서는 수출물량을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시설로 재배되고 있는 파프리카는 대부분 영농법인 형태로 생산되고 생산규모는 3∼40ha이지만 1ha미만 재배농가가 76%에 이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에 따르면 국내 파프리카 농업인의 연간 평균 수출비율은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타 농산물에 비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광양원예농협은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파프리카 수출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품목농협이기도 하다.
최근 5년간 국내 연 평균 파프리카 수출증가율이 6.3%인데 비하면 광양원협은 2008년 100톤 처녀 수출 이후 작년까지 300%나 늘어나 연 평균 60%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11년 172톤, 2012년 270톤, 2013년 398톤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여 최근 3년만에 약 130%의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재배면적도 2008년 9900평 이후 작년 3만5000평으로 253% 증대했는데 이는 최근 5년간 3.9%에 불과한 국내 연 평균 증가율과 비교할 때 높은 수치이다.
광양원협은 파프리카 후발주자이지만 김영배 조합장이 2006년 광양시장과 파프리카 생산단지 협의 및 건립 후 수출을 선도하는 품목농협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 4월에는 농협전남지역본부로부터 100만불 수출탑 수상의 영예를 얻고 같은 해 5월에는 ‘제14회 농식품 수출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광양원협은 축적된 원예농업 재배 노하우 등 수출농업에 있어 최적의 조건을 바탕으로 우수한 지도사업을 추진해 품질고급화를 이루고 경제·판매사업능력으로 농가의식을 제고하는 한편 국내최초 수출물류센터의 운영주체로서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 농가의식제고 수출 안정화

운영주체로서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김종운 광양원예농협 수출팀장은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업인이 수출물류센터를 믿고 생산한 농산물을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안정적인 물량확보를 위한 필수요건"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믿음과 신뢰는 경제사업을 위해 태동한 품목농협에게 있다는 것이다.
광양원예농협은 비수출품도 하나로마트 등의 매장과 유통단계가 축소된 직거래를 통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물류센터를 믿고 맡긴 농업인은 매우 높은 농가수취가를 얻었으며 재배면적은 11% 증가했지만 수출량은 130% 급증했다.
김종보 안성과수농협 기획총무과장도 수출 성장 비결을 농가의식제고로 들면서 농업인이 목전의 이익을 얻기 위해 수출계약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농협을 믿고 공선활동을 하는 것이 더 큰 이익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경제사업 역량이 뛰어난 품목농협이 수출에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품목농협 관계자는 태풍 등의 자연재해 후 내수가격이 상승하면 수출계약을 포기하는 농업인이 속출해 어렵게 구축된 수출시장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며 농협을 믿고 맡기는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혁 aT 수출개발처 과장은 "파프리카 생산증가는 적지만 내수가 늘어 수출물량확보가 어렵다"고 밝히면서 "내수 기반이 돼야 수출이 이뤄지며 농가들은 수출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 국내 최초 물류센터 운영
광양원협은 국내최초로 설립된 수출물류센터의 운영주체가 되면서 품목농협의 수출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하고 있다.
김종운 수출팀장은 콜드체인 서비스(Cold Chain Service)를 개발해 유통혁신을 이뤘다. 온실 내부온도가 4월 이후에는 30℃를 훨씬 넘기 때문에 서비스에 따라 유통과정에서 결로현상 없이 최적 신선도를 유지해 일본 소비자에게 신선한 파프리카를 공급한다. 물류센터 차량 온도는 상온 20℃로 유지하고 항구까지 운송하는 차량온도는 17℃, 컨테이너 내부 온도는 13℃로 설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전문가를 양성하고 그 전문가들이 수출물류센터에서 농업인이 믿고 맡긴 파프리카를 수출하는 것이고 수출증대를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 지도사업 품질고급화 이뤄
품목농협의 강점인 일류 지도사업은 품질고급화와 농업인의 전문성을 높여 수출경쟁력을 더욱 제고한다. 수출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재난, 시장개방, 농업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지도사업의 역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광양원협의 파프리카 수출이 본격적으로 부각된 계기는 납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삿포르 지역 생협(COOP 삿포로)과 연계한 특판전 행사에 광양 농산물을 전시하면서부터다. 제품 품질을 높게 평가한 일본 바이어들이 납품을 대량 요청하면서 일본 내에서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인지도가 높아졌다. 생산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고품질로 승부해야 한다는 목표가 적중한 결과였다.
김봉학 전국품목농협조합장(익산원예농협 조합장)은 “수출이 증대하기 위해서는 품질이 가장 중요하고 규격에 맞게 농사를 지어야 한다"며 “품목농협이 품질관리지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높고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APC, 전문인력, 지도사업이 필요하며 생산과 유통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보 안성과수농협 기획총무과장도 품목농협에게는 강력한 도구인 지도사업이 있기 때문에 생산기반이 유리하고 농가 현장컨설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광양원예농협은 농가들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류 원예학 박사가 지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납품이 까다로운 일본에서 단 1번도 안정성 지적을 받은 적이 없지만 네덜란드 연구를 도입해 천적재배로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정인호 원예지도사는 “조합원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농협은 수집과 운송 및 선별에 나서 품질을 관리하는 등 농협과 조합원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수출전문 단지 육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본수출 집중, 평가방식 개선해야
현재 우리나라 파프리카 수출의 99%가 일본으로 집중돼 있기 때문에 수출국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혁 aT 과장은 엔화약세 장기화에 따른 농가수취 가격 감소 및 수출단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수출국 다변화라고 밝히면서 우리 농산물을 알리기 위한 판촉, 홍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수출 전문가들은 일본으로 수출이 치우칠 경우 우리 농산물에 대한 불신감이 생기면 수출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면서 농림축산식품부 차원의 수출국 다변화와 함께 시장개척이 절실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1년 일본 지진해일이후 파프리카 발주량이 크게 줄은 사례가 있다.
한편 김종운 수출팀장은 수출우수단지를 평가할 때 생산량만으로 수출실적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금액과 물량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수출량이 높은 비율로 증대했지만 금액이 적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분석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