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 인동덩굴
한국의 야생화 - 인동덩굴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4.01.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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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세월을 비유하는 꽃

 
인고의 세월을 비유하는 꽃으로 인동덩굴을 든다. 인동(忍冬)은 겨울에도 몇 개의 잎사귀가 푸르게 남아 겨울을 이겨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인동초(忍冬草)’라고도 한다.
인동초라고도 하는 인동덩굴을 보면 고 김대중 대통령이 떠오른다. 유난히 이 꽃을 좋아했고 별명도 인동초였다. 겨울이 되어도 참고 견디는 인동덩굴의 강인한 생명력이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어 훌륭한 업적을 남긴 김 대통령의 삶과 비슷하다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인동덩굴은 남부지방에서는 푸른 잎사귀를 몇 개 매단 채 겨울을 나지만 중부지방에서는 겨울에는 낙엽이 지는 식물이다.
인동덩굴은 각 마디에서 두 송이씩 흰색 꽃을 피우는데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노란색으로 변한다. 한마디에 피는 두 송이 꽃이  동시에 피기 때문에 모두 흰색이거나 노란색이다. 그런데 가끔은 두 송이의 개화시기에 차이가 있어 노란색 꽃과 흰색 꽃이 한마디에 있는 경우가 있는데 노란 꽃을 금화(金花), 흰 꽃을 은화(銀花)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동덩굴을 금은화(金銀花)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동덩굴을 금은화라고 부르게 된 사연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어느 작은 마을에 금실이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딸 쌍둥이를 낳았는데 큰딸 이름을 금화, 작은딸 이름을 은화라고 지었다. 세월이 흘러 자매의 나이가 열여섯이 되었고 좋은 집안에서 혼담이 오고갔으나 자매는 서로 떨어져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모두 거절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금화가 죽을병에 걸렸다. 극진히 언니를 돌보던 은화도 같은 병으로 앓아눕게 되었다. 두 자매는 “우리가 죽으면 반드시 약초가 되어 우리처럼 죽는 이들이 없게 하자.”고 맹세하고 숨을 거두었다. 이듬해 자매의 무덤가에 한줄기 여린 덩굴이 자라나 흰 꽃과 노란 꽃을 피웠다. 마을 사람들은 죽은 금화와 은화가 꽃으로 환생한 것으로 생각하여 금은화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두 자매의 혼이 깃든 금은화는 겨울에도 잎사귀를 다 떨어뜨리지 않고 있다가 부모님이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하였다. 그리고 두 자매가 죽을 때 맹세한 대로 금은화는 염증을 치료하는 약초로 많이 쓰인다.
인동덩굴과는 달리 한 마디에 여러 개의 붉은색 꽃이 피는 ‘붉은인동덩굴’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주로 담쟁이처럼 담장에 올리거나 정원에 심어 가꾸는데 5~6월이 되면 화사하게 웃어준다. 꽃 색깔이 조금씩 다른 여러 품종이 육종되어 판매되고 있다.
■신동하 종자원 충남지원장=우리 꽃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10회에 걸쳐 한국 야생화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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