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출 중심에 선 품목농협
농산물 수출 중심에 선 품목농협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4.01.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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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농협 국내 사과수출 선도

▲ 지난달 6일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거점APC에서 러시아로 사과수출을 하고 있다.
2013년 농식품 수출은 엔화 환율 하락과 주요 수출국의 소비부진 등의 악재가 겹쳤으나 과수, 채소 등 신선농산물은 대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이다. 특히 과수에서는 사과의 주 수출국가인 대만의 검역강화와 중국배의 미국시장 진출로 배수출이 어려움을 겪었다.
원예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품목농협은 수출시장에 있어서도 고품질화와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추구하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원예산업신문은 신선농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해 품목농협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과수, 채소, 화훼, 인삼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과수(사과)
품목농협의 지난해 사과수출량은 국내 전체 수출량의 50%를 담당, 국내 사과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금년도 사과수출은 2,500톤으로, 이중 대구경북능금농협(조합장 손규삼)이 800톤, 충북원예농협(조합장 박철선)이 260톤, 거창사과원예농협(조합장 윤수현)이 180톤을 수출했다.
안전성 검사를 까다롭게 하는 대만이 사과 수출시장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품목농협은 사과수출 증대를 위해 수출농가의 안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사과수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구경북능금농협은 대만정부가 허용하는 농약만을 사용해 통관 과정에서 잔류농약 위반사례가 한 차례도 없었다. 재배기간 중 병해충예찰, 수확 전 재배지검사 및 샘플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선별과정 중 샘플검사를 추가해 안전성 검사를 더욱 강화했다.
재배 중 병해충 예찰요원을 지정해 2주 간격으로 수출농가를 방문, 복숭아심식나방이 3마리 이상 트랩에 나타나면 곧 바로 인근농가와 공동방제에 들어간다. 수확 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나와 복숭아심식나방이 있는지 샘플검사를 실시하고 3kg의 과실을 채취해 잔류농약기준 위반여부도 체크한다.
또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에서 선별 중 시료를 채취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는 불특정 시간에 수시로 방문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능금농협은 대만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저가의 중국산과 일본산과의 경쟁 속에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한편, 국내 사과수출은 2009년 9,960톤에서 2010년 8,436톤, 2011년 3,131톤, 2012년 1,900톤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요청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은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2,500톤을 수출해 전년 동기 1,649톤 대비 50% 증가했다.
그러나 수출업체와 생산자단체는 이전의 사과수출 실적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하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희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출단가가 내수단가보다 낮아 수출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 말 사과 수출단가가 하락한 것은 일본산의 생산량 증가와 엔저로 인해 10kg당 2∼3불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원화의 가치는 올라가는 원고 현상을 보이고 있다.
aT 수출개발처 농산수출팀의 이주표 팀장은 “대만에서 일본산 사과는 개당 39원이나 국내산 사과는 33원이다”며 “일본 사과는 품질과 크기가 일정한 반면에 우리 사과는 크기가 더 작아 대만 바이어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수입해 갔지만 잘 안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산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해 대만 바이어는 우리 것도 싸게 달라고 해 거기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안돼고 있다”며 “앞으로 근본적인 사과수출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조만간 수출업체 및 생산자단체와 함께 깊은 논의를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사과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어 수출은 해야 한다. 2012년에는 태풍 피해가 있었고 작년에는 가뭄으로 인해 생산이 영향을 받았다. 재해가 없을 경우에는 국내가격이 하락할 수 있어 사과연합조직 등을 통해 매년 일정물량은 내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과일류 관측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42만톤으로 전년보다 7% 늘어났다.
이 팀장은 또한 “동남아 사람들은 서양식 사고를 하고 있어 중소과 위주로, 대만에는 중대과를 수출하는 등 국가별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우리나라 사과수출의 대부분은 대만인데 대만은 모두 봉지 씌우는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농촌인력 부족으로 유대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산지에서는 일본처럼 무대사과를 수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거창사과원예농협이 수출용 사과를 적재하고 있다.
국내 사과수출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경북능금농협 윤성준 과장대리는 “지난달 말까지 최대 1,000톤은 나가야하는데 2011년과 작년에 대만에 대한 국내 사과수출이 내수가격 상승과 검역강화 등으로 주춤하면서 일본과 미국산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 같다”며 “우리조합은 800톤을 수출했다”고 말했다.
능금농협은 사과수출을 위해 부사 1,992톤을 확보해 안동APC, 봉화APC, 문경거점APC, 영주거점APC, 상주지점 등에 저장하고 있으나 당초 기대와 달리 수출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윤 과장대리는 “사과수출은 수입국에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은 내수시세에 관계없이 고른 가격으로 균일한 물량을 대만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도 생산자단체가 물량확보를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생산자단체의 수출물량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아울러 저장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산지의 사과수출 관련 가장 큰 장애요인은 수출단가가 내수가격보다 낮다는 것이다.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거점APC 진동일 센터장은 “조합은 수출농가와 계약재배 한 유대사과 물량을 모두 수매하고 있지만 수출단가가 내수단가보다 못하다 보니 수출농가에 차마 수출하라고 권유를 못하겠다”며 “무대사과에 비해 봉지를 씌우는 인건비 등 생산비가 10~20%가 더 나가는 유대사과를 대만 바이어는 대폭적으로 가격을 깍아 달라고 하니 안맞다”고 밝혔다.
진 센터장은 “국내에는 유대 수요가 적어 수출을 못하게 되면 판매도 힘들다. 수출농가에서 수매한 유대사과를 상인들에게 공급하는데 나중에 이들의 납품처를 알아보니 절과 무속인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경상북도와 능금농협은 수출실적이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유기질비료, 반사필름, 봉지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진 센터장은 “이전에는 먼저 수출농가에 반사필름과 봉지 등을 공급했으나 수출농가는 지원만 받고 내수가격 때문에 수출을 안하는 경우가 있어 이제는 수출실적이 있는 농가에 대해 자재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 센터장은 “사과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이번 달에 영주시 및 경북통상과 같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판촉 홍보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번 홍보행사는 영주거점APC에서 영주시 유통마케팅과에 수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담당과장님이 시장님에게 수출해야 한다고 설득한 후 시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돼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60톤의 사과를 수출한 충북원예농협은 2012년 220톤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 충북원협의 사과수출은 2012년 태풍 피해로 국내 사과가격이 올라 수출물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충주과실전문APC를 통해 꾸준하게 물량을 확보해 수출한 결과다.
특히, 수출확대를 위해 2011년 미국으로 사과를 최초로 수출한데 이어 싱가폴, 몽골, 인도네시아, 홍콩, 러시아 등으로 수출선 다변화를 꾀했다. 수출선 다변화로 인해 동남아 지역으로 70여톤의 사과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에는 현지에서의 소비자 요구에 맞춰 수출포장 방식을 바꾼 것이 동남아, 대만 지역에서 적중했다. 사과 박스에 포장해서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비닐봉지로 소포장 한 뒤 사과박스에 담아 수출을 해 현지에서 소포장 작업을 하지 않게 해 단가측면에서도 효과를 보았으며 현지에서 판매량을 늘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사과 180톤을 수출한 거창사과원예농협 청과물종합처리장 강춘구 공장장은 “연초에 수출 하겠다는 농가도 봉지 씌우기 등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수출을 포기하는 농가가 많다. 낮은 수출단가에다 검역이 까다로운 것도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에 가뭄으로 인해 수출할 수 있는 품위를 지닌 물량도 적었다”고 말했다.
수출시장 개척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효과이기 때문에 수출부진으로 대만바이어의 사과 수입선이 다른 국가로 대체될 경우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수출농가는 국내 농산물 가격이 기후조건이나 성수기 등으로 상승하면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수출업체는 수출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기상여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 채소와 과일의 수출업체 중 농가의 수출약속 불이행 경험이 있는 업체는 2012년 62.5%와 79.5%로 조사돼 매우 높은 양상을 보였다.
국내 시세가 수출가격보다 높을 경우 내수로 판매를 전환해 수출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신뢰저하로 수출단가 하락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국내 가격 급등 시 농가의 수출판매가격을 일부 보상해 줄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요청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유통연구부 박기환 농업경제박사는 “수출업체들의 수출 시 애로사항 중의 하나는 수출물량의 지속적 확보가 곤란하므로 수출계약 후 국내가격 급등 시 농가 판매가격의 일부를 보전해 주는 수출농식품 가격안정보험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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