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환의 농사직설·53
성종환의 농사직설·53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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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이상증상 원인 규명농작물마다 이용할 수 있는 성분 요소는 각기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농작물별 특성을 무시하고 A에 사용하는 영약액을 B에 사용하게 되면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유의가 필요하다.경기도에서 비닐하우스에서 상자양액재배를 하는 무화과가 시름시름 말라죽는 증상이 나타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기술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이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를 통하여 접수되었다.사연인즉, 지난 2월말에 전남지역에서 2년생 무화과 1,400주를 구입하여 트럭으로 경기도까지 옮겨 왔다. 그리고 1,1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상자재배를 시작하였다. 즉 40리터용 프라스틱상자에 피트모스와 펄라이트를 1:1 비율로 섞은 상토를 넣고 무화과 묘목을 심었다. 양액은 지인에게서 추천받은 ‘토마토한방액’을 사용하였다. 그러자 묘목을 심고서 한달 가까이 지나면서 일부 무화과의 아랫잎이 서서히 마르기 시작하여 전체적으로 잎이 말라죽는 현상이 벌어졌다. 피해 농가 의견으로는 2월말 전남에서 트럭으로 묘목을 싣고 와서 정상적으로 심었으며, 옮겨 온 이후 특별한 기상재해나 다른 영양적 문제를 일으킬만한 사항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아마도 추운 겨울에 이동하면서 받은 저온으로 인한 피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겨울철이라 하더라도 이동 중의 트럭 속에서 무화과 나무가 일정하게 저온 피해를 받기는 어려우며, 아랫잎 부터 말라죽는 등으로 볼 때 농가의 저온피해 주장은 논리가 맞지 않았으므로 토양이나 무화과 자체의 생리적 측면에서 문제를 찾아야 할 것 같았다. 따라서 원인 규명을 위하여 시료로 상토와 식물체를 각 4점 채취하여 토양, 병리, 농약 등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분석하도록 조치하였다. 병리적 분석에서는 상토나 무화과 몸체에서 피해를 일으킬만한 병원균 이 분석되지 않았다. 다만, 무화과 뿌리를 조사한 결과 건전한 뿌리에서는 뿌리혹이 다량 형성되어 있었으며 정밀 분석한 결과 당근뿌리혹선충의 기생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무화과가 말라 죽는 증상과는 직접적인 원인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그러나 전체 뿌리의 약 30%가 검은색으로 변하여 썩어 있었고 잎이 말라 죽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되어 규명이 필요하였다. 상토를 분석한 결과 잎 끝이 말라죽은 상자 속 토양의 pH가 매우 낮았다. 즉 실험실에서 풍건하여 측정한 상토의 pH는 비교적 높았으나 현장에서 조사한 상자 속 토양의 pH가 매우 낮아 유발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양액을 분석한 결과 아질산(NO2-N)이 검출되었다. 아질산은 낮은 pH에서 가스로 휘산되는 특성이 있어 뿌리를 상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여타 조건에서는 아무런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따라서 무화과가 말라 죽은 원인은 사용한 양액 속에 있는 아질산이 낮은 pH에서 가스로 되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결국, 소석회 포화액과 물의 비율을 1:1로 조제하여 800평에 2t 분량을 관주하도록 처방한 결과 더 이상 무화과가 말라 죽는 현상은 진행되지 않아 문제를 풀 수 있었다. 그러나 양액으로 사용한 토마토한방액의 무화과에 사용 적합성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농진청 고객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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