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시론 / 강태언<본지 편집자문위원장, 아산원예농협 조합장>
농정시론 / 강태언<본지 편집자문위원장, 아산원예농협 조합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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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신용-경제사업 분리가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농협 경제사업은 만성적인 적자상태이다. 지난해 농협중앙회 경제사업 영업손익은 82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신-경분리의 목적은 경제사업의 활성화이다. 따라서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치밀한 계획 수립이 선행과제일 것이다. 신-경분리 작업은 경제사업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가시화됐을때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 생각된다. 만약 지금과 같은 적자상태에서 경제사업을 독립시킨다면 농업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정부에서 일정기간 예산을 지원한다해도 경제사업의 독자생존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 신-경분리 조건으로 신용부문에서 수익의 일부를 경제사업에 지원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있긴 하지만 이를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별도의 법인체로 분리되면 노조도 다를 것이다. 자기회사의 이익금이 타회사에 지원된다면 그냥 보고만 있을 노조가 어디 있겠는가?그뿐인가? 신용사업이 분리돼 은행으로 독립하면 주관 정부부처도 달라 농민을 위한 금융기관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신-경분리의 핵심은 경제사업 강화이다. 만약 신용사업이 떨어져 나가고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만해야 한다면 가장먼저 소비지 유통역량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다. 회원조합과 협력, 산지로부터 수집된 대량의 농산물을 원활하게 분산시키기 위해선 하나로클럽의 신규개설에 적극나서야 할것이다.하지만 이같은 판매망 확대는 회원조합의 이해와 충돌할 소지가 많다. 따라서 도시권 회원조합과 중앙회간 ‘농협내부 갈등’이 커질 것이다. 또 산지 농산물 유치를 놓고 일부회원조합과 중앙회가 경쟁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현재 농협중앙회는 품목별협의회의 실질적인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협의회별로 자조금을 조성하는 등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또 연합사업을 지원, 권역별로 출하단위의 규모화에 힘쓰고 있다. 경제사업의 기초를 다져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이처럼 농협이 경제사업 역량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이를 독립시킬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은 신-경분리를 서두르기 보다 경제사업의 노하우를 쌓을 수 있도록 지켜봐야할 때라고 판단된다.농협중앙회의 주인은 회원조합이다. 회원조합 조합장들의 반대여론이 높다는 점을 정부가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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