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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퇴비로 인한 배 과원 피해남은 음식물의 퇴비화 작업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음식물의 퇴비화 공정이 부적절하게 처리되는 경우 때로는 문제가 된다. 경기도에서 70여년 동안 배 농사를 지었다는 8,000여평 과수원에서 남은 음식물로 만든 비료를 사용한 후에 배나무의 잎이 마르면서 낙엽이 지고 뿌리도 검게 썩어죽는 등 배나무 전체에 이상증상이 생겼다며 원인 규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보내 왔다.현장을 방문한 결과, 15년생 배나무 400주와 25년생 400주가 심겨져 있었는데, 음식물로 만든 퇴비를 5t트럭 70~80대 분량인 350~400t을 8,000평에 뿌려 10a에 13~15t을 뿌린 결과가 되었다.과수원의 구조상 기계 이용이 어려워 1개월 이상 걸려 포장 전면에 인부를 동원해 뿌렸고, 퇴비를 뿌린 다음 10a에 포당 20kg인 복합비료를 5~6포씩 뿌린 뒤 트랙터 로터리로 경운하였다. 그러나 5월 중순경부터 배나무 잎이 말라들어 암모니아가스 피해로 판단하고 배 잎에 직접 닿지 않도록 3일간에 걸쳐서 전체 포장에 부직포를 덮었으나 피해는 점차 늘어난 결과가 되어 민원을 제기하게 되었다.원인 분석을 위해 피해 배나무와 건전한 배나무 주위부의 토양과 식물체, 뿌리지 않고 보관 중인 퇴비 등을 조사 표본으로 선정하여 분석한 결과 농가에서 주장하는대로 불량한 퇴비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배나무 잎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정상 과원에 비해 모든 성분 함량이 높았다. 특히 다량 원소에서는 칼리와 나트륨이 미량 원소에서는 구리와 망간이 정상인 잎에 비해 7~10배 가까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사용한 음식물 퇴비를 분석한 결과 약알칼리성이었으나 염류농도가 매우 높아 36.8mS/cm-1였으며, 양이온 치환용량도 높은 편이고, 특히 나트륨의 함량이 높아서 흙과 혼합된 상태에 비해 10배 가까이 높았다.토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 표토에서 염류농도가 높아 4.4mS/cm-1로 뿌리의 발육이 저해될 수준이었는데, 특히 배는 염류에 민감한 작물로 4.8mS/cm-1에서 50% 이상 감수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치명적이었다.양이온원소 중 나트륨 함량과 흡수율이 정상 포장에 비해 60배가 넘었으며, 피해 토양의 미량원소 중 망간과 구리의 함량도 피해를 입지 않은 토양에 비해 2 ~ 3배가 다소 높은 편이었다. 한편으로 퇴비의 암모니아가스를 측정한 결과 포대 개봉 1일차에는 60ppm 이상 검출되었으나 7일차에는 12ppm으로 떨어졌으며, 시간이 경과된 탓인지 과수원의 토양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원인이 확실했으므로 우선 뿌려진 퇴비를 걷어낼 수 있는 범위에서 빨리 걷어내고, 퇴비 침출수에 의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배수로를 설치하여 비료 성분을 빼내도록 하였다. 한편으로 토양 속에 과다하게 집적된 무기성분의 제거를 위해 초생재배를 권장하고, 피해를 입는 배나무는 수세회복을 위해 결실된 과실을 따버리도록 조치하였다.결국 농가의 비료 욕심과 부도덕한 비료공급업자가 함께 만든 사건이라 볼 때, 농가에서 퇴비 등 많은 비료를 사용할 경우는 반드시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하여 정밀토양분석을 실시하고 분석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시비처방서에 따라 비료를 사용하도록 환기시킨 사례가 되었다.<농진청 고객지원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