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경기동부과수농협 조합장>
이종태 <경기동부과수농협 조합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10.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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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종된 신품종 배(梨)의 살길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배의 품종은 약 70%가 신고이다. 중부지방 기준으로 신고 배는 9월 하순~10월 상순에 수확된다. 신고 배의 최대 수요 시기는 추석 명절인데 매년 추석 명절은 9월상중하순에 날짜가 들어 약 3년 주기로 추석이 9월 상중하순에 반복된다, 숙기가 9월 하순인 신고배는 평균 2년에 한 번꼴로 숙기가 도래하지 않아 늘 소비자들로부터 미숙과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신고 배가 가지고 있는 시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고 배는 단연 우리나라의 생산량의 으뜸을 달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농진청은 많은 노력을 들여 약 30여가지의 신품종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즉, 신고배의 시기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 가지 품종에 편중되어 생산되는 문제, 그리고 외국으로 수출하기 위하여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국가는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과 개발된 신품종 배의 경우 신고보다 당도가 매우 우수하고 품질이 신고 보다 훨씬 좋은 품종들이 개발되었다.
어느 때 인가 배 판촉활동을 위하여 조합원들과 함께 과일 도매시장을 방문하였던 적이 있었다. 새로 개발된 신품종의 시장 반응이 궁금하던 차에 시장상인에게 출하된 신품종의 상인들의 반응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 그 잡배요?”라고 반문한다, 그 상인에게는 워낙 생산량이 많은 신고 배외에는 모두 잡배인 것이다. 그렇기에 농업인들이 애써 가꾸고 노력한 생산물들이 시장에서는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도매시장 상인에게는 농산물의 분산의 기능은 있지만 마켓팅의 기능은 없는 것이다. 굳이 이름이 알려진 신고 배를 취급하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되지 굳이 새로 개발되고 이름이 알려진 배를 취급할 이유가 부족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사과와 배는 특정한 품종(후지, 신고)에 재배가 집중되어 있다. 이는 소비자가 사과, 배 하면 신고, 후지만 연상하기에 당연히 상인들은 사업에 도움이 되는 신고와 후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시장 상황이다. 상인들은 새로 개발된 신품종은 소비자가 찾으면 그때 준비하여도 충분한 것이다. 느긋하게 말이다.
육성된 신품종의 재배면적을 확대하고 출하된 과일이 시장에서 과일을 제값을 받기위해서는 우수 품질을 가진 품종 육성뿐만 아니라 육종된 신품종의 품질을 소비자에게 빨리 알리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도매시장은 농산물의 수집분산기능의 기능이 매우 막강하지만 경매, 도매, 소매의 과정을 거치는 복잡함으로 소비자에게 재빨리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육성된 신품종 배중 추황 배는 모양도 별로 좋지 않고 과피흑변도 심하다. 하지만 추황배를 한번 먹어본 소비자는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맛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신품종은 많은 노력과 우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장애가 되고 있으며 더욱이 개원해 십년은 걸려야 본격 생산이 되는 배의 특성상 지금의 신품종의 유통경로는 너무나 지리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소비자 직접 대면 할 수 있는 시장인 대형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출하 및 홍보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 소비자가 다시 찾게 하고 역으로 도매시장의 상인들이 이러한 반응을 감지해 산지에 신품종의 생산을 요구하고 취급하게 해 도매시장에서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가 과실을 직접 구입하는 대형유통업체 등을 중심으로 신품종을 취급, 판매할 수 있도록 강제하고 정책에 호응한 유통업체는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개발된 신품종의 육성 노력이 가일층 탄력을 받아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연결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