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농협의 강점은 전문성에 있으며, 다품목의 원예농산물을 취급하고 있어 급식에 유리하다. 학교급식사업에 있어 품목농협은 개별적으로 참여하거나 조합공동사업법인 또는 연합사업단을 통해 납품하고 있다.
최근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가 농산물 유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학교급식은 지역농산물을 대량 소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품목농협은 학교급식사업과 로컬푸드 사업을 별개의 사안으로 보지 않고 접근해야 한다.
품목농협을 비롯한 1160개 농축협 중 800개 이상이 학교급식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농협중앙회도 식품유통부 내에 학교급식추진팀을 신설해 일선 농협이 개별로 추진한 학교급식사업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품목농협에서는 광양원예농협(조합장 김영배)이 일찍부터 학교급식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아산원예농협(구본권)도 지난해말 학교급식지원센터 주관농협으로 선정돼 학교급식에 납품하고 있으며 지역농산물을 우선순위로 공급하고 있다. 원주원예농협(조합장 심진섭)도 원주푸드종합센터 운영자로 선정돼 지역농산물을 중심으로 원주의 단체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학교급식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로 지역농산물과 친환경농산물의 대량 소비와 연결돼 있다. 따라서 학교급식의 안정적이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계약재배가 필수이며 이를 위해 최저가 계약제도와 단기계약기간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광양원예농협 학교급식사업
234개 교육기관 3만1천명 제공
정직·열정·사명감이 성장 열쇠

생명을 담보로 하는 수익이 아닌 공익사업으로 농산물과 식품 안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광양원협은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 농업인에게는 정당한 대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이미 지난 2003년부터 친환경 농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했고 학교급식 사업과 연계돼 오늘날 성장에 큰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학교급식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광양원협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2004년 광양시로부터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공급업체로 지정을 받은 광양원예농협은 친환경농산물을 초등·중등·고등학교를 비롯해 유치원과 보육시설 등 234개 기관에 30,922명에 제공하고 있다.
2010년 43억2천3백만원 규모의 친환경농산물을 초ㆍ중ㆍ고등학교에 공급한 후 급식영역을 대기업과 관공서 및 보육시설까지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친환경 농산물 판매 실적은 관내 급식 41억8천만원, 전남 동부권 7억2천만원, 기타 지역은 24억3천만원으로 무려 73억4천만원에 달한다. 학교급식으로 공급되는 품목은 친환경농산물과 가공, 축산 등을 포함해 166가지이며 식재료의 안정적 생산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해 계약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납품 품목 44개를 작년 60%에서 올해에는 80%, 2014년에는 100%까지 광양산으로 높일 계획이다.
광양원협은 학교급식사업을 개척하면서 무수한 난관에 봉착했다. 학교급식은 구매계약제도를 비롯해 운영, 관리에서 추진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사업이다. 특히 친환경 농산물은 생산이 쉽지 않으며 판매도 어려우며 교육기관을 설득, 이해시키는 것은 난제이다. 작고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장비와 인력을 투자, 운영하면서 적자가 속출했다. 3년 동안 희생을 겪으면서 차차 외형을 넓히고 내실을 다져 사업 4년차에는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김영배 조합장은 “전문 농협으로서 현장과 이론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유통 마인드를 높여 일류 학교급식농협으로 성장했다"며 “직원들에게 열정이 있고 농업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고비마다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농업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농협이 해야 할 일이라는 신념과 사명감이 성공을 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정직과 투명성도 광양원예농협이 학교급식사업을 뿌리 내릴 수 있었던 장점으로 빼 놓을 수 없다. 학교급식은 안전 먹거리를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지만 수익성 사업으로 판단해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부실관리와 부작용이 만연하다. 김 조합장은 “학교 급식은 어린이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수익이 아닌 공익사업으로 농산물과 식품 안전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뢰가 가장 큰 생명인 만큼 절대로 눈속임은 없어야 하고 이는 명령이 아닌 사명감”이라고 사업 시작 때부터 직원들에게 단호히 주문했다. 적자를 만회하려고 부정을 저지르면 결코 안 된다는 것.
광양원협은 철처한 위생 관리 못지않게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농약잔류 검사 등 안전성 확보도 남다르다. 고품질 농산물 재배ㆍ생산 교육 및 견학을 실시해 신기술을 보급하고 고효율 영농자재도 제공하고 있다.
부적합 농산물을 퇴출하기 위해 엄격한 선별기준을 정하고 품질균일화와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농산물은 고품질의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농산물 검수 및 선별과정에 품질 관리사를 배치해 최상의 농산물만을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광양원협을 학교급식센터의 리더로 성장케 한 요소이다.
/김진호 기자
■ 아산원예농협 로컬푸드
지역 생산 농산물로 학교급식 납품
영농지도사 채용으로 전문성 높여

아산시학교급식센터는 총사업비 34억 3천만원을 들여 아산시 염치읍 방현리에 부지면적 2,980㎡(900평), 건축면적 1,903㎡(575평)으로 건립했으며 HACCP기준의 전처리시설과 물류기계 장비를 설치했으며, 저온저장고, 태양광시설, 수발주 전산시스템 등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관내 어린이집을 포함해 121개 학교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53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올해 9월말 기준으로 56억원의 실적을 달성해 올해말에는 지난해보다 20억원 이상의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급식지원센터 김태권 과장은 “지난해에는 고등학교 2개에 학교급식을 공급했지만 올해에는 고등학교 전체에 납품하고 있어 실적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로컬푸드를 실현하고 안정적인 농산물 제공을 위해 아산시학교급식생산자연합회를 만들어 50여개의 품목을 학교급식지원센터에 납품하고 있다.
김 과장은 “농가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연합회를 만들었고 농가들의 영농지도와 학교급식에 필요한 품목들의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영농지도사를 채용했다”고 말했다.
학교급식센터에서 영농지도사를 채용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유일하며 학교급식에 납품하는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적기 재배 등을 지도해 생산에서 포장, 공급까지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구본권 조합장은 “학교급식센터 건립으로 아산시 아이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제고하고, 농민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한 안전하고 안정적인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며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한 농산물로 로컬푸드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산원협은 지난달 10일 하나로마트 내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생산자를 생각하고 소비자를 배려하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농가와 소비자 직거래를 바탕으로 유통혁신을 이루고 있다.
농산물 유통비용 축소를 통해 소비자와 농업인이 함께 상생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샵입샵(Shop in shop)의 형태로 아산원예농협하나로마트 내 165㎡ 규모로 개설 됐다. 직매장에는 112개 농가가 참여해 158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아산 지역 내 100여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며 2층의 136㎡의 공동작업장에서는 농업인 스스로 농산물 포장과 가격을 결정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직매장은 면적 40평 규모에 농산물 매대 및 쇼케이스. 냉동평대, 인테리어 등 집기류 등을 설치하고 공동작업장 40평에는 농산물 바코드, 매입매출 전산시스템, 소분포장 시설과 잡곡개량기, 부채꼴결속기, 랩핑기 등의 장비가 설치됐다.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