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도 1980년대까지는 개도국과 같이 수확 후 손실이 20~5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1990년 이후 산지유통센터(APC) 및 저장시설 확충, 원예작물 수확후관리 전문 연구조직 설치 및 관련 기술 개발 지원 등으로 수확 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수확후 관리를 위해 예냉, 선별, 저장, 포장, 수송 및 선도유지 수확후 처리 기술 등이 사용되는데 이에 대한 비용이 농산물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APC에 적용되기 어려운 기술이 설정되어 있었다.
과거 국내에 수확후관리 기술이 도입될 때 국내 연구가 부족해 미국 등 선진국의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1990년대에 사과 CA저장 실패를 경험했고 수확후관리 산업 현장에서 외면 받는 기술이 보급됐다. 예를 들면 그동안 개발된 수확후관리 매뉴얼에 ‘예냉’이 필요하지 않은 품목에도 중요한 과정으로 ‘예냉’이 들어가는 등 실용적이지 못한 기술이 개발돼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의 원예작물 수송은 대부분 5시간 이내에 이뤄지는데, 며칠이 걸리는 미국과 같은 유통조건과 같은 관리를 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 낭비일 수도 있다.
시설재배 증가에 따라 거의 연중생산 되는 채소 생산 시스템, 대형마트 및 인터넷 거래 확대에 따라 수확 후 3~5일 안에 소비되는 일부 유통환경의 변화 등에 적합한 한국형 수확후관리 기술을 확립하여 보급하는 것이 APC에 적용할 때 비용 면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보급효과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원예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국내 품종에 적합한 최적 수확후관리 조건을 설정하여 보급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척농산물의 안전성 향상을 위하여 염소수 150~200 ppm 수준으로 살균소독을 하는 외국의 경우 장거리 수송으로 소비자가 구입할 때에는 잔류염소 냄새가 안날 수 있지만 단거리 유통인 국내에서는 같은 농도 사용 시 냄새로 인해 상품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국내 농업환경 및 소비형태 등에 적합한 품목별 맞춤형 수확후관리 기술을 확립해 보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APC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확후관리 중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전문가들이 함께 검토해 현장 적용 가능한 방법을 도출하여 실용적인 한국형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다.
이 매뉴얼은 APC 관계자, 농업인 및 유통업 등 관련 산업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으로 품질개선을 위하여 어떠한 수확후관리 기술로 바뀌어져야 하는지 실용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적용함으로써 신선하고, 안전한 원예산물을 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확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농진청 원예원 저장유통연구팀장 김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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