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한중FTA 7차 협상에서 1단계 협상이 타결되자 원예분야는 초민감품목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중FTA는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민감품목이 230여개나 되는 등 직격탄을 입게 됐다. 정부의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 만으로도 농업생산액이 14.7% 감소하는 등 한·미FTA의 2배 이상으로 농업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농협경제연구소의 한중FTA의 파급영향과 대응방향에서는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배, 고추, 인삼 등 13개 과수·채소 품목 10년 피해액은 최대 12조 원으로 한미FTA 농업분야 15년 피해추정액과 맞먹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인삼이 최대 2,962억원으로 가장 피해가 심각하고 고추가 2,701억원의 생산액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사과는 1,137억원, 배 493억원, 감귤 969억원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중FTA에 따른 농업 전 분야 피해액을 10년간 24조원으로 추정할 경우 원예분야가 농업분야 전체 피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예관련 각계에서는 원예분야를 초민감품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권오영 전국사과협의회 회장(예산능금농협 조합장)은 지난달 이동필 장관 주재로 열린 과실수급대책회의에서 “한중 FTA 협상에서 국내 주요 과종에 대한 양허를 제외하고 식물검역협상도 FTA와 분리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성규 한국배연합회 회장(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도 “중국산 배가 미국으로 수출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까지 수입이 되면 한국산 배는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중 FTA 협상에서 원예분야는 초민감품목으로 분류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원예인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호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서안동농협 조합장)은 “중국 농산물은 아침에 배송하면 오후에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무분별하게 중국 시설채소가 수입되면 우리나라 생산농가는 상당한 피해를 입기 때문에 원예분야는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호 회장은 “현재 중국 시설원예는 우리나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종을 개발하고 있어 관세가 철폐되면 후일 어렵다. 건고추의 경우 관세가 270%이고 가공용 냉동고추는 27%로 관세 때문에 90%가 냉동고추로 수입되고 있어 외국산이 우리나라 소비량의 50%를 넘어섰다”며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돼 우리나라 고추농업인이 생산한 고추가 국내 총 소비량의 50%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영남 양파산업연합회장(전남서남부채소농협조합장, 우리농산물지키기운동본부대표)도 “중국은 토질이 우수하고 생산비가 낮아 우리나라 마늘, 고추, 양파 생강 등은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중국은 토지와 인건비가 낮기 때문에 양념채소 양허 제외 대상 지정해서 국가가 보호하지 않으면 농업기반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인철 영남화훼원예농협 조합장은 “화훼는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중국의 저렴한 카네이션, 국화, 러시안사스 등이 들어와 국내 화훼업계는 붕괴에 직면할 것”이라며 “꽃값은 답보상태인데 유류비 등 농자재 가격이 매년 올라가고 있어 화훼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화훼는 반드시 제외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1200여개 품목 중에 농업분야로 배정된 수치는 없다”며 “2단계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정부부처간에 초민감품목수를 확보하기 위해 협의가 있을 것이고 농업계의 민감성을 반영해 최대한 많은 품목수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전 미국, EU와의 FTA는 축산에 피해가 가장 우려됐지만 중국과의 FTA는 원예분야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원예인들의 적극적인 목소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취재부
농업 피해 24조원 중 절반이 원예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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