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농협이 한국농협의 미래 / 2. 품목농협의 사업변화
품목농협이 한국농협의 미래 / 2. 품목농협의 사업변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9.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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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법인 도전 속 품목농협 발전전략 찾아야

▲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 워크숍 모습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는 조합공동사업법인(조공법인)을 산지유통 핵심조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어서 광역화된 관할 사업구역을 보유하고 있는 품목농협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수의 지역농협은 조공법인을 중심으로 연합해 광역화된 수집능력을 갖춰 나가고 있어 품목농협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경쟁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원물수집능력과 마케팅능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소속된 조합원의 농산물 수취가격을 높이려면 마케팅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마케팅을 잘하면 할수록 조합원수도 늘어나 원물수집 걱정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품목농협의 규모화, 전문화를 위해서는 같은 품목을 다루는 조합 간에 연합형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발전연구부장은 “썬키스트처럼 과수는 과수대로 채소는 채소대로 사업을 규모화해야 조공법인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브랜드도 지역구분 없이 통합브랜드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품목농협은 인근의 지역농협과 함께하는 파트너쉽 구축도 필요하다. 황 부장은 “품목농협이 조공법인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의사결정 과정이 지분율로 하지 않으면 다수의 지역농협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난점도 있다”며 “품목농협이 독자적으로 마케팅을 원만하게 잘 수행하려면 원물을 조달하는 지역농협과 협조체제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농협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지도, 구매, 판매 등의 분야에서 전문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품목농협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원물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식품가공사업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황 부장은 “원물사업도 해야지만 원물거래로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상호보완적인 식자재사업도 하고 전처리식품을 만들어 전국으로 보급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비상품과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대구경북능금농협 음료가공공장 사일로에 가공용 사과가 쏟아지고 있다.
또한 품목농협이 직면하고 있는 당면과제 중 하나는 농협중앙회 사업과 경쟁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 개편관련 중앙회 소속 공판장을 하나의 자회사로 설립한다는 방침으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도매시장이나 동일한 시에서 중앙회 공판장과 경쟁을 하고 있는 일부 품목농협 공판장은 낙후될 우려가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품목농협 전체가 하나로 단결할 필요가 있고 품목농협 중심으로 사업이 전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서울(가락, 강서, 구리), 부산(부산, 반야, 부산화훼), 대전, 광주, 대구(대구, 북대구), 창원, 안산공판장을 하나의 자회사로 묶는다는 예정이다.
품목농협은 1957년 2월 구농협법 제정과 함께 당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받지 못해오던 각종 농업관련 협회나 해방 전후 조직된 산업조합, 식산계, 농회 등의 농업단체들을 모체로 업종별 조직인 원예계 협동조합으로 출범했다.
명칭도 여러 차례 바뀌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조직과 사업 면에서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하며 이제는 명실공이 농업인의 자주적 민주적인 단체로, 특수농협의 생산과 유통을 전담하는 전문농협으로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우리 농업은 1990년대 이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 및 도아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따른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로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미곡중심의 우리 농업은 원예농업을 중심으로 한 상업영농이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로 국민 경제 속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농가소득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별 주요 작목 특화에 따라 우수농산물 생산, 유통 합리화를 통한 부가가치 증대 및 수출확대 등 전문조합으로서의 품목농협의 역할과 기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현재 전국 품목농협 수는 모두 45개로 과수계 24개, 채소계 18개, 화훼계 3개 농협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조합원 수는 77,376명이며 준조합원 수는 342,724명에 달한다.  
품목농협 사업의 성격은 지역농협과 다소 차이점을 보인다. 지역농협이 하향식으로 설립 조직됐다면 품목농협은 자발적이고 자생적이며 상향적으로 조직됐다. 그로 인해 품목농협의 사업은 중앙회로부터 이관 받은 사업은 거의 없고 자체적으로 개발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업이 자체사업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품목농협은 과수, 채소, 화훼 작목 전문조합으로서 작목에 대한 생산지도와 유통을 전담하기 위해 전국에 812개 영농회에, 1,823개의 작목반과 100개의 작목회를 조직 지원하고 있다. 개별 농가의 영농지도를 위해 12개 조합에서 50명의 원예기사를 전담 배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원예농업 전문기술 향상을 위해 대부분의 조합에서 원예전문지를 발행 보급하고 있다.
품목농협의 구심체로서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는 농협 본연의 사업인 경제사업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다. 원예농업 관련 각종 현안이 제기될 때마다 품목농협의 단결을 주도해 왔으며 원예농가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앞장서 왔다.
지난해 말 기준 45개 품목농협과 12개 인삼농협은 전체 농·축협 1,165개중 4.9%를 점하면서 경제사업량은 3조7,039억원으로 전체 45조9,777억원 대비 8.1%를 차지했다. 판매사업은 2조7,434억원으로 전체 21조7,088억원 대비 12.6%의 탁월성을 보였으며 구매사업은 3,847억원으로 10조4,199억원 대비 3.7%, 가공사업은 1,792억원으로 5조4,690억원 대비 3.3%를 점유했다.
/이경한 기자

■인터뷰 / 김봉학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
“품목농협 소통·협력으로 한목소리 내야”
경제사업 활성화로 경영난 극복해야

 
“품목농협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한목소리를 내고 경제사업을 증진해야 합니다.”
원예는 매우 높은 부가가치 산업이며 많은 농업인이 원예로 전화하고 있다. 품목농협은 각자 활동에는 적극적이지만 전체 단결, 위상을 높이는 데는 적극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봉학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익산원예농협 조합장)은 “품목농협은 한목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이었다"고 밝히면서 “수가 적어도 규모는 전국적이기 때문에 화합을 하면 강한 동력을 얻어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상호교류를 높이고 협의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권역별, 품목별로 현안 등을 자주 토론, 소통해야 하며 참여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농협은 예대마진 감소와 대손충담금 증가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경제사업의 지원도 어렵다. 김 회장은 “신용사업에 의지했던 조합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품목농협을 비롯해 경제사업을 활성화했던 곳은 큰 문제가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신용사업에 치중했던 농협은 경제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도시농협과 농촌 농협의 교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도시 품목농협은 마트사업에 투자해 농촌 농협의 제품을 구입, 판매함으로써 농협도 도농상생을 이뤄야 한다며 경영난은 어느 조합 한 곳이 아닌 전체의 문제라고 전언했다.
김 회장은 품목농협이 서로 화합, 협력으로 위상을 높여 중앙회와 상생하는 관계가 돼야 하며 중앙회 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교역국이 선호하는 작물개발과 고품질 생산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농업인들은 비품 때문에 수출을 꺼리지만 익산 등 관내 지역에서는 배 수출품이 증대되고 수출합격률은 80~80%에 이른다. “수출을 진흥하는 비결은 전문성에 있다"고 밝히고 “농민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나머지 유통, 판매 등의 전과정은 농협이 관리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품목농협과 조합공동사업법인이 경쟁하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조공법인의 주체가 품목농협이 돼야 하며 상호 Win-Win, 상생, 발전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품목농협의 명칭을 원예로 변경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그로인한 법적인 손해가 없는지를 분석해야 하고 충분한 연구 후에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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