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침입한 산림해충들(하)
외국에서 침입한 산림해충들(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7.22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래종 유입 일본·미국서 중국 등으로 다변화

# 미국흰불나방

▲ 미국흰불나방 유충
주로 가로수, 정원수, 공원 등에서 문제가 되는 미국흰불나방은 이름에서 보듯이 북미가 원산지인 해충이다. 기주범위가 넓고 섭식량이 많아 일단 발생하면 피해가 큰 해충이다. 미국흰불나방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문제시되는 해충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올 때 함께 들어왔다. 일본에서는 1945년, 우리나라에서는 1958년 서울 이태원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의 미국흰불나방 밀도로 추정할 때 최초 유입은 그보다 이전인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에 침입한 미국흰불나방은 침입초기 1년 2세대가 출현했으나 1970년 이후에 1년 3세대가 발생하는 집단이 보고됐다. 또한 유전자 분석결과 일본에 침입한 미국흰불나방 집단과 한국에 침입한 미국흰불나방 집단은 동일한 집단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밝혀졌다.
미국흰불나방은 1958년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남쪽으로 확산돼 1968년에는 중부지방에서도 관찰됐다. 1972년에는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견됐다. 이런 빠른 확산은 미국흰불나방이 고속도로를 통행하는 차량과 함께 이동한 결과로 추정된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미국흰불나방의 피해는 주로 가로수, 정원수 등 인위적인 숲에 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자연 상태의 산림에서는 미국흰불나방을 공격하는 천적 종류가 다양해 밀도가 조절되지만 인위적인 숲에서는 천적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흰불나방은 1년에 보통 2∼3회 발생하며 수피 사이나 지피물 밑 등에 고치를 짓고 번데기로 월동한다. 1화기 성충은 5월 중순∼6월 상순에 우화하며 수명은 4∼5일이다. 우화시각은 오후 6∼7시가 보통이며 주로 밤에 활동하고 빛을 좋아한다. 암컷의 포란 수는 유충 때의 먹이식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600∼700개의 알을 잎 뒷면에 무더기로 낳는다. 5월 하순부터 부화한 유충은 4령기까지 실을 토해 잎을 싸고 그 속에서 군서생활을 한다. 이때는 엽육만 식해하고 5령기부터는 흩어져서 엽맥만 남기고 7월 중·하순까지 가해한다. 유충기간은 40일 내외이며 노숙유충은 수피 틈 등에서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되며 번데기 기간은 12일 정도이다. 2화기 성충은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에 우화한다. 8월 상순부터 유충이 부화하기 시작해 10월 상순까지 잎을 가해한 후 번데기가 되어 월동에 들어간다. 지역에 따라 국소적으로 9월 하순경에 3화기 성충이 출현, 산란한 알들이 부화해 10월 중순까지 가해하는 경우가 있다. 2화기 유충기간은 50일 내외이며 번데기로 지내는 기간은 약 200일이다.

# 최근 침입해 문제가 된 산림해충

 
최근 침입해 문제가 된 산림 해충은 아까시잎혹파리, 꽃매미, 미국선녀벌레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꽃매미는 여러 차례 언론에서 그 발생이 보고된 바 있어 어느덧 국민들에게 익숙한 해충이 되었다. 꽃매미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주로 가죽나무, 참죽나무 등의 수액을 빨아먹는다. 2006년 서울 은평구에서 대발생해 언론에 집중 보도가 됐었고, 독특한 형태와 색채로 인하여 여러 오해를 낳기도 하였다. 꽃매미 뒷날개에는 붉은색 무늬가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혐오감을 유발하는데, 이 때문에 독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꽃매미가 독을 가지고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꽃매미의 유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사점이 많다. 첫 번째로는 침입종 유입원의 변화이다. 솔잎혹파리, 소나무재선충, 미국흰불나방 등은 원산지가 일본 또는 미국이었다. 중국에서 외래종이 유입됐다는 사실은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났다는 점을 의미한다. 외래종의 유입은 자연적인 과정보다는 인위적인 확산에 의한 경우가 많으며 교역량이 증가할수록 외래종 유입 가능성 또한 증가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꽃매미는 남방계 해충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꽃매미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에 자연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꽃매미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지역에 사는 곤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꽃매미의 알은 수목 혹은 인공구조물 표면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겨울철 저온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대개 국내에서 월동하는 다른 해충들은 땅속 또는 수목의 수피 틈에서 겨울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실험 결과 또한 겨울철 꽃매미 알의 생존가능성이 겨울 온도가 높을수록 증가한다는 것을 보였다. 이는 꽃매미 발생위험이 중부지방보다는 남부지방에서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더불어 최근 겨울철 기온이 상승한 것이 꽃매미의 정착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1980년대 혹은 그 이전의 겨울온도가 지속됐다면 우리나라에 정착할 가능성이 낮았던 꽃매미가 근래에는 전보다 겨울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국내에 정착하게 됐다는 것이다.
침입이 보고된 해충은 꽃매미 외에도 아까시잎혹파리, 미국선녀벌레 등이 있다. 아까시잎혹파리는 밀원수종인 아까시나무를 공격하며 미국선녀벌레는 기주범위가 넓은 해충으로 밀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런 예들은 외래종의 유입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음을 보인다.

# 결 론
우리나라 산림에 위협적인 주요 산림해충은 외래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래 산림해충의 침입은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첫 번째는 종전까지 외래종 유입이 일본, 미국에서 있었다면 중국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등 새로운 교역 대상국과의 교역량이 늘었음을 반영한다. 두 번째는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상승은 새로운 외래 해충의 유입가능성을 증대시켰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우리나라에 침입했다 하더라도 환경조건이 맞지 않아 정착하지 못했던 해충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이젠 정착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마지막은 침입한 외래종들이 인위적인 이동 등에 의해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침입종에 대한 최근 경향 변화와 특성들을 살펴봤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이 추후 추가적인 외래 침입종의 유입 차단 및 침입 외래종 관리 전략을 수립할 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