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원협 공판장 중앙회 흡수 위기

농협법 제1조에는 “이 법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향상과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농업인의 자발적 조직으로 탄생해 농산물 판매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대구경북원예농협(조합장 윤재근)의 공판장이 농협중앙회에 흡수될 위기에 놓여 있어 과연 농협중앙회가 농업인을 위한 조직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광역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농협중앙회 북대구공판장과 회원농협인 대구경북원예농협 공판장 등 5개 법인이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동일한 공판장에서 중앙회와 회원농협간의 사업경쟁이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으나, 최근 도매시장 개설자인 대구시가 오는 연말까지 같은 농협계통 간에 통합을 요청함으로써 농협중앙회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열을 올릴 것인지 아니면 농업인을 위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것인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
농협중앙회는 대구시에서 북대구공판장 이외 내당 공판장과 태평로 공판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내당 공판장은 1962년 대구경북원협의 미창 공판장을 강제적으로 인수해 만들어졌다.
대구시농수산물도매시장 면적의 21%를 보유하고 있는 북대구공판장은 1998년 설립돼 연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9%의 면적을 갖고 있는 대구경북원협 공판장은 1996년부터 연 500억원을 거래하고 있다. 단위면적당 거래액은 대구경북원협이 더 높다.
윤재근 대구경북원협 조합장은 최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1시간30분간 독대를 하면서 회원농협과 중앙회의 사업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회원농협의 손을 들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중앙회장은 담당 부서장이 불가하다는 답변에 수긍해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이 문제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덕산캐슬에서 개최된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회장 김봉학 익산원예농협 조합장)에서 정식안건으로 채택돼 품목농협 소속 이사 3명이 농협중앙회 7월 정기이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으며,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 차원에서도 농협중앙회에 문제해결을 요청하기로 했다.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는 이번 문제가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면 단체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경북원협은 경상북도 6개시군(고령군, 칠곡군, 군위군, 영천시, 경산시, 청도군)과 대구광역시(달성군)를 관할하는 경제사업 전문농협인 품목농협으로 804명의 조합원이 가입돼 있다. 조합은 지난해 공판장 판매사업에서 발생한 수익 3억여원을 조합원에 환원했으며 지역사회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윤재근 조합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같은 도매시장에서 회원농협과 중앙회가 경쟁하고 있다”며 “중앙회는 이미 대구시에서 내당, 태평로 등 공판장 2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북대구공판장은 회원농협에 양보하는 것이 맞다”고 호소했다.
/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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