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늘려 국내 소비부진 만회

한미FTA 체결로 오렌지, 체리, 포도 등 수입농산물이 급증해 국내산 과일 및 과채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향후 매년 관세가 점점 낮아지게 되면 국내 농가들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농산물을 해외로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수출을 소홀이 하다가는 수입농산물로 인한 국산농산물 소비부진으로 농가수취가격 하락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렌지(체리) 구입을 늘리는 대신 국산 과일과 과채의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한 사람은 국내 소비자의 24%(9%)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과일을 오렌지로 대체했다는 소비자들은 오렌지 구입 대신에 지출을 줄인 대표적인 과일과 과채류로 딸기, 감귤, 만감류, 사과, 방울토마토, 바나나, 참외 순으로 응답했다.
우리 농산물의 수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장다변화가 시급하다. 사과는 90% 이상을 대만에 의존하고 있고 배는 대만과 미국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파프리카, 토마토 등 채소류와 장미, 국화, 백합 등 화훼류는 일본에 대부분 치중하고 있다.
특정 나라에 의존이 많을 경우 해당 나라의 내부적 변수가 발생하면 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사과수출은 2009년 9,960톤, 2010년 8,436톤을 유지해오다 2011년 대만정부의 안전성 검사 강화조치 등으로 3,131톤으로 급감,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바이어를 상대로 파프리카, 배, 딸기 등 진주농산물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가 이창희 진주시장, 네 번째가 박남철 진주원예농협 조합장
특히, 신선채소류와 절화류 등의 일본시장 수출의존도는 여전이 압도적이다. 파프리카, 신선토마토 등의 채소류와 절화류, 김치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은 일본의존도가 여전히 크게 높아 일본의 경제상황이나 환율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따라서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 강화로 환율변동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엔저현상으로 대부분 품목의 일본시장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른 국가 수출을 포함한 전체 수출실적은 일본시장 수출 비중 정도에 따라 증감률에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
즉, 일본 수출비중이 높은 품목은 전년 동기 대비 대일본 수출 증감률과 전체 수출 증감률의 차이가 거의 없지만, 일본 수출비중이 낮은 품목은 대일본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은 오히려 증가한 품목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국 다변화가 이뤄진 품목의 경우 엔화 환율 하락으로 일본 수출에 어려움을 겪자 다른 국가로의 수출확대를 도모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출 다변화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의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하며,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시장조사와 이를 기초로 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또한 농산물 수출증대를 위한 수출물류비 지원 확대가 요청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출물류비 부담은 커지고 있으나 정부의 수출물류비 지원은 축소되고 있어 수출농가 수취가격 하락은 물론 수출업체의 농식품 수출확대 의지가 약해지고 있다.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농식품 수출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유가와 자재비 인상 등으로 인한 수출물류비 상승이 20.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 최근 엔저현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aT는 유럽시장 확대를 위해 영국에
본사를 두고 헝가리, 체코 등 12개국 6,5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대형유통업체인 TESCO와 글로벌 네트워킹을 구축했다.
대체방안은 간접지원 형태로 국내 공동수출물류시설 구축, 주요 수출시장 내 한국산 농식품 공동물류시설 설치 등으로 물류비 절감을 유도하고 정부와 항공사·해운업체간의 협상으로 수출용 농식품에 대한 운임료 할인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급격한 엔화 환율 하락으로 농식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달 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대일 수출 선적분에 한해 한시적으로 표준물류비의 3%를 추가 지원하는 등 수출운영자금 사업예산 300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문제는 일본정부의 엔저 기조정책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대일 수출 감소 경향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 박사는 “수출시장 개척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성과가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발생되는 효과이기 때문에 수출부진으로 인해 일본의 농식품 수입선이 다른 국가로 대체될 경우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데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수반된다”며 “따라서 일시적인 자금이 투입된다 하더라도 이미 조성된 수출시장 기반을 가능한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유리하다”고 밝혔다.
박 박사는 “이러한 의미에서 대일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 표준물류비의 3% 추가지원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지원기간도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마토의 대일 수출 비중은 71%이며 이 중 신선토마토는 96.7%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어 토마토 수출이 감소로 전환될 경우 물류비 추가지원 대상 품목으로 선정해야 한다. 인삼과 유자차의 대일 수출 비중은 각각 24.3%, 28.8%로 높지 않지만, 국산 원료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일본시장에서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수출 감소 장기화 시 추가지원 대상으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원기간은 5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한시적이지만 일본의 8월 오봉과 9월 피안이 농산물 수출 적기이므로 지원기간 동안 수출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9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신선농산물 수출확대 및 부가가치 증진을 위해 가공식품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 상류층 약 5천만명은 우리나라 국민소득보다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중국에 신선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은 좁은 상태에 있다. 자국산은 불신하고 자녀에 대한 지출은 늘리고 있는 중국 상류층은 새로운 거대시장으로 안전한 우리 농식품을 선호하고 있는 만큼 신선농산물을 가공·수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현재 중국에는 인삼, 버섯, 고춧가루, 고추장, 유자차, 토마토케찹, 종자 등이 주로 수출되고 있으나 현지 소비자의 성향을 철저히 분석해 신선농산물을 가공한 맞춤형 가공식품를 개발, 수출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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