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국립식량과학원 간척지농업과 농업연구관>
최원영<국립식량과학원 간척지농업과 농업연구관>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6.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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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생식물의 화려한 변신

 
▲염생식물에 대해 아시나요?
염생식물이란 바닷물이 닿는 곳이나 그 주변에서 염분을 흡수하며 자생하는 내염성 식물의 통칭이다. 우리나라 해안에는 퉁퉁마디를 비롯해 갯개미자리, 칠면초, 나문재, 해홍나물, 갯능쟁이 등 100여 종류가 분포하고 있다. 염생식물은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를 중심으로 염전과 갯벌이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한 식물로 예전에는 먹을 수 없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그 성분과 효능이 입소문을 타고 건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소득작물로 화려한 부활을 하고 있다.
▲천연미네랄의 보고(寶庫) 염생식물
염생식물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월등한 미네랄함량과 필수아미노산, 식이섬유소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바닷물에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철, 요오드 등 수십 가지의 미량원소와 갖가지 효소가 녹아 있는데, 염생식물은 인체에 유익한 미량 원소와 효소를 흡수하면서 자란다.
여러 염생식물 중, 가장 많은 미네랄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퉁퉁마디(함초)의 무기성분을 분석한 결과 나트륨 13%, 마그네슘 0.9%, 칼륨 1.1%, 칼슘 0.8%를 함유하고 있고, 갯개미자리는 나트륨 3.9%, 마그네슘 0.5%, 칼륨 3.8%, 칼슘 0.4%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네랄의 기능을 살펴보면, 칼륨은 혈압유지, 심장기능 조절 등에 관여하고 칼슘은 뼈의 생성·유지, 신경전달 등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퉁퉁마디의 경우 칼륨은 시금치의 2배, 칼슘은 우유의 8배, 마그네슘은 고구마의 29배 정도로 무기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변비에도 탁월한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항산화 및 혈당강하 효과가 우수한 염생식물로는 갯능쟁이, 갯쑥, 갯질경이 등이 있고, 칠면초는 특히, 루테오닌과 퀘세틴이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추출물에 항당뇨 물질이 있다. 보통 밥상 위에 남는 채소라 하여 ‘남은채’라고 부르던 나문재는 간에 쌓인 독을 풀어 간 기능을 회복하고 장 속에 쌓인 숙변과 노폐물을 분해하고 고혈압에 효과가 있다.
▲새로운 소득작물로 태어나다!
현재 전라남도 해남, 무안, 신안 등 우리나라 서남해안 지역에서는 퉁퉁마디와 갯개미자리가 새로운 소득작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퉁퉁마디는 10a당 200~250만원 정도, 세발나물은 10a당 450~5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어 그 어느 작물 보다도 농가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퉁퉁마디는 서남해안지역 간척지나 폐염전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재배되어, 어린 식물체는 나물용으로 이용되고 성숙한 식물체는 함초가루, 함초소금, 함초된장 등 식품류나 화장품의 원료로 다양하게 상품화되고 있다. 세발낙지와 닮았다 해서 세발나물이라 불리는 갯개미자리는,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재배되고 있다. 겨울철 신선한 푸른 채소가 다양하지 않은 시기에 어린 식물체를 나물용으로 활용하여 농가의 새로운 소득자원으로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갯개미자리는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비타민 C와 엽록소, 식이섬유 등 기호성 성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성인병을 예방하는 각종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최근 대도시의 일부 식당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염생식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더욱 굳건히 하여 품종 및 재배기술 개발, 기능성 연구와 안정성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염생식물이 가진 육상식물과 다른 기능성을 체계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고, 천연물 유래의 의약품 개발은 매우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미래 염생식물 연구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염생식물에 대한 기능성 성분 탐색, 식용 가능한 채소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소득작물로 육성해 나간다면, 염생식물은 농업인의 소득을 올리고 소비자의 건강한 먹거리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