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을 지키는 것이 고품질 과실 생산의 지름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고품질 과실 생산의 지름길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5.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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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의 과실 생산을 통해 높은 소득을 창출하여 규모는 작지만 돈 버는 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강소농 육성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도 고품질의 과실 생산을 위해 향상된 재배기술의 습득과 적용, 효과적인 농자재의 도입과 활용 등 다양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고품질 과실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 중에서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효과를 위해 임기웅변식의 대책을 사용하는 사례들은 과수와 같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품질 과실을 생산해야 하는 분야에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과수 농업은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을 가지고 생산과 판매를 준비해야 한다. 손쉽게 생산 공정을 변화시켜 급변하는 시장의 수요에 적응할 수 있는 공산품의 경우에도 원하는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변화를 준비한다. 하물며 일정시간 재배기간이 요구되어 당장 변화를 꿈꿀 수 없는 과수 농업은 더 긴 안목을 가지고 변화를 차분하게 준비해야 소비자의 달라진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 배를 생산하여 강소농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농업 현장은 좀 더 많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열심히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면 하늘은 뜨거운 햇살로 농부의 노력에 대답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서 알차게 여문 곡식과 달콤한 과실은 한 해 동안의 수고로움을 잊어버리기에 충분한 결과로 돌아온다. 어느 순간부터 인간의 욕심이 자연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됐고, 그 결과 좋은 농산물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인간의 노력과 부자재의 투입이 요구됐다. 더 크고, 더 많은 소출을 위해 화학 비료를 사용하고, 병해충과 나누어 가졌던 과실을 고스란히 우리 손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 화학 약제를 사용하면서 농업 환경이 점점 악화되기 시작했다.
배를 생산하는 현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기상 이변 등으로 고품질 과실 생산의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 농업 현장에서는 이런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식물이 자라는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나무가 더 튼튼하게 자라 스스로 환경변화를 이겨낼 수 있도록 준비시키며,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가진 다양한 품종을 이용한 재배보다는 더 큰 과실을 더 빨리 생산하기 위해 영양제나 효과가 불확실한 농자재의 사용으로 비정상적으로 일찍 익은 배들을 수확하는 사례들이 자주 목격된다. 이러한 방법들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배 환경을 개선하고 고유 특성을 가진 여러 종류의 배를 재배하여 품질이 우수한 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이 가져다주는 장기적인 이득을 따라올 수 없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강인규 교수의 책 ‘망가뜨린 것, 모른 척 하는 것, 바꿔야 할 것'에서 “한두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거짓말이다. 사회는 개인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한두 명이 바뀌면 사회는 그 몫만큼 바뀐다. 나 혼자만 바뀌어도 세상은 한 사람만큼 바뀌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은 관계망 속에 살고 있기에 나의 변화는 항상 주변의 변화를 몰고 온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고품질의 배를 매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원천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나부터 이를 실천해 보자. 기본과 원칙을 알고 철저하게 실천하는 바탕아래서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한 융통성으로 긴급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지언정 상시적으로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내는 임시방편으로 생산한 배는 결국 소비자의 손에서 점차 멀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빨리빨리 문화는 먼 거리를 달려야 하는 장거리 육상 선수와 같은 배 과수원 경영자들에게 조급하게 경영성과에 매달리게 하여 기본과 원칙을 알려 하지도 않고 이를 무시하며, 지키려 하지 않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 염려스럽다.
백대균 월드 인더스리얼 매니지먼트 컨설팅 대표는 “아주 작고 사소해 보이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미약하여 눈에 들어나지 않기에 쉽게 잊혀 질 수 있지만 그 결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배 산업에 커다란 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기본이 무너진 조직에 다시 기본 활동을 정착시키는 데는 3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배나무 한그루 한그루는 그 스스로 하나의 완전한 조직이다. 배가 힘을 잃으면 다시 회복하는데 7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무를 가꾸고 과실을 생산한다면 매년 안정적인 고품질 배를 생산하여 우리 농가를 살찌워 줄 것이라 믿는다.
■농진청 원예원 배시험장 농업연구관 강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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