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부패 생육·지리 등 복합적 원인

양파는 국민주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가 매우 높은 양념채소이다. 우리나라는 양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로 1인당 연간 양파 소비가 25kg으로 매우 높다. 퀘르세틴(quercetin) 등이 함유돼 면역력과 혈관계 질환 억제, 항암 및 당뇨 등의 예방, LDL 수치를 낮추는 등 건강증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양파는 부패하기 쉬워 저장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부패율은 연도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일례로 무안 지역 양파의 경우 올해 부패율은 15%로 비교적 낮지만 작년에는 25%로 높았으며 최대 30%까지 증대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양파가 부패하면 농업인에게 수매한 농협, 유통상, 영농조합법인은 부담을 안게 된다.
부패 이유도 다양하다. 병충해 감염, 저장기간의 온도관리, 생육기간의 비대관리, 수확 후 건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여러 가지이다. 이에 대해 전남서남부채소농협 홍석주 지도고문은 양파의 부패는 균형 잡힌 성장과 저장 상태 등에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양파는 질소, 인산가리, 마그네슘 등 12개 원소가 필요하지만 농업인들은 키만 키우고 비대를 늘이기 위해 질소 위주의 시비를 하기 쉽고 이 때문에 부패율이 높아진다. 토양과도 관계가 깊다. 토양의 구조가 퇴비, 부식물을 함유해 양파가 성장하기 유리한 조건이면 부패가 줄어든다. 아울러 양파의 성장과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습도, 온도 등 한 해의 자연, 기후상태도 중요하다. 홍석주 고문은 균형 있게 성장한 건강한 양파가 부패율이 낮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농산물지키기운동본부 전영남 대표는 "양파가 부패하는 이유는 다수이지만 근원적인 문제는 자연, 지리적인 원인"이라고 밝히면서 일본을 사례로 들었다. 일본의 양파 부패율이 낮은 이유는 농업기술이 발달하거나 우수한 관리가 아니라 국토가 남북 저위도 고위도로 매우 넓게 분포했기 때문이라는 것. 일본은 넓은 위도에서 다양한 지역이 다양한 시기에 양파를 생산하기 때문에 저장기간이 짧으며 부패율도 낮고 저장비용도 적다. 일례로 8월, 9월 생산된 양파를 2월까지 저장하면 된다. 또한 겨울에 저장을 하기 때문에 저온저장 창고에 비용이 소요되지 않고 노지에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좁은 국토에 남북이 분단된 우리나라는 6월에 생산된 양파를 차기년도 4월까지 보관해야 하는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이처럼 불리한 지리적 조건에 양파 부패가 쉬운 기후가 되면 우리나라 양파는 부패율이 높아지고 피해를 입게 된다.
전문가들은 불리한 기후조건과 지리적 환경에서 양파의 부패를 줄이고 저장성을 높이는 첩경은 건강한 양파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농협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시비를 개선하고 효과적인 토양관리가 긴요하다고 전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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