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원예산업 활로를 모색한다 / ①해외시장 파고드는 중국
침체된 원예산업 활로를 모색한다 / ①해외시장 파고드는 중국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4.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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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동양배 미국 진출 … 대만서 한국 과실 부정적

▲ 천안배원예농협 APC에서 미국 수출배를 선별작업 하고 있다.
원예산업이 국민의 식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산업위상도 커지고 있지만 과수, 채소, 화훼분야에서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과수분야에서는 주요 수입국인 대만에서의 한국산 과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가 하면 미국에서는 중국산 동양배가 수출되면서 경쟁하게 됐다. 채소에서는 양념채소류가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이상기후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 급등하면서 가격변동이 커지고 있다. 화훼분야 역시 재배농가가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중국산 절화의 수입으로 화훼농가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원예산업의 분야별 위기는 무엇인지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찾는다.

2012년 흑성병과 태풍으로 사과, 배 생산량 감소로 인해 수출물량이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대만으로 수출된 조생종 배의 품질 문제가 제기되면서 반품이 되는가 하면 사과 역시 농약으로 인해 대만 현지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배가 미국으로 처음 수출됐다. 안일하게 대처하다가는 수출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원예산업신문은 2회에 걸쳐 과실 수출의 확대와 안정적인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점검한다.

# 대만서 한국배 품질문제 삼아

▲ 한국배를 수출하기 위해 선적하고 있다.
사과와 배는 과수산업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다. 대만과 미국 등으로 주요하게 수출되고 있지만 올해 중국산 동양배가 미국으로 수출되면서 배 농가들의 위기감 확산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대만에서 한국배의 품질문제와 사과에 대한 농약으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12년 10월 6일 대만 民視뉴스는 올해 한국에 연이어 닥친 태풍 피해로 인해 한국산 배의 작황이 좋지 못해 예년에 비해 하락한 품질과 그에 따른 대만 바이어들의 불만을 보도했다.
대한무역공사에 따르면 대만 한국 배 수입업자들은 한국산 배의 껍질에 검은 반점이 여기저기 있거나 겉에서 보기엔 멀쩡해 잘라보면 안에 과육이 상해있는 등 상당수 한국산 배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
하지만 정작 수입업자들은 한국 수출업체에 품질에 관한 이의를 제기했으나 제대로 된 피드백도 받지 못하고 무시당했다며 이와 같은 태도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WTO 협정으로 매년 9800톤의 배를 반드시 수입해야 하며 수입물량의 95%를 한국에서 점유하고 있다.
배 품질 문제와 관련 품목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된 조생종인 원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일부 지역에서 품질관리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며 수출업체들이 난립해 있어 마구잡이로 수출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저장성이 떨어지는 원황 등의 조생종에 지베렐린을 처리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과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연간 사과 생산량의 2% 정도인 1만여톤을 대만으로 수출하고 있는 대만에서 2011년 사과 수입검역 방식을 전수검사로 바꾸면서 사과 수출이 대폭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말에는 한국 사과의 잔류농약이 대만 언론에 발암물질로 보도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대만에서 허용하고 있는 농약임에도 불구하고 대만 일간지인 자유시보가 한국산 사과 잔류농약 중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포함돼 있어 위생서(식약청)에서 방치하는 사이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과실전문 거점APC 관계자는 “2011년도에 대만으로 잔류농약 전수검사 때문에 수출이 안 되고 있는데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도 중국산 동양배에 넘어가나
▲ 충북원예농협 충주 거점APC에서 수출용 사과를 선별하고 있다.
중국에서 동양배는 주로 1990년대 후반에 과원이 조성되기 시작해 20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중국은 배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연간 40여 만톤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하는 주요 배 수출국이다. 중국의 배 생산량은 2011년 기준 약 1,580만톤으로 우리나라 생산량(2011년 기준 29만톤)의 약 54배 수준이며, 2007~2011년 기간 중 연평균 5.1%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 동양배 재배가 늘고 있는 가운데 대만에서 한국배와 사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대만 과일 수입업체들은 대만 정부에 중국산 배와 사과 수입 개방 건의에 나서고 있다. 대만 배 수입업체의 한국업체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이 문제를 공론화한다면 실제로 대만 정부가 중국산 배 수입 개방을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산 사과와 배가 대만으로 수출이 되지 않는 이유는 검역상의 문제가 아니라 대만과 중국의 정치적 문제로 인하고 있어 한국산 배와 사과의 이미지가 계속 하락한다며 중국산 사과와 배의 수입 허용은 쉽게 진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은 정치적 문제로 수출이 되고 있지 않지만 한국 사과와 배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 중국산 배는 한국과 같은 품종인 동양배가 아니라 양리(서양배)를 중심으로 미국에 수출하다 올해 처음으로 동양배가 미국으로 진입했다.
중국산 동양배는 지난해 12월 미국 수입 허용이후 지난 1월에 144톤이 미국으로 수입돼 현지 시장에 유통되고 있으며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신고 품종이 아닌 황관배가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동양배는 국내산 신고 배의 약 60%의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동양배의 미국 수출이 시작되자 국내 농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캐나다, 호주 시장을 뺏긴 경험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캐나다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 한국배 수출이 늘어났지만 중국산 저가 동양배에 밀려 시장을 잃었다.
한국배연합회 박성규 회장(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중국배가 미국으로 수출돼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며 품질 경쟁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보다 몇 배 더 큰 중국의 배 재배단지 4개가 대미 배수출단지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박성규 회장은 “캐나다, 호주 수출시장도 중국산 배가 진출하면서 시장을 뺏겼는데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배도 우리와 같은 신고품종”이라며 “아직까지는 품질면에서 우리가 앞서지만 중국산 배가 저가로 미국으로 수입되면 경쟁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배의 미국 수출이 허용됨에 따라 국내로 수입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산 배는 검역상 우리나라에 수입이 금지되어 있으나, 이번 미국의 수입허용조치를 계기로 중국산 배의 국내시장 진출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식물병해충이 발생하지 않거나 일정수준 이하로 통제가 될 경우, 국제기구를 통해 무(저)발생 지위를 획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검역 협상 등을 통해 상대국 수입제한조치의 해제를 추진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산 동양배는 국내산 품종과 동일하고, 가격이 국내산보다 크게 낮아 중국산 동양배가 국내에 수입될 경우 배 농가에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의 배 생산 및 병해충 발생 동향, 국제기구로부터의 지위 획득 여부 등을 예의 주시하고, 검역의 전문성 제고 및 관련 제도의 보완 등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실 수출은 외화 획득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국내 수급 안정을 통하 가격지지의 역할이 더 크다. 따라서 현재 사과와 배의 수출이 중국에 의해 잠식당하면 수출물량이 국내로 유입돼 가격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그동안 농가, 품목농협, 정부 등이 온갖 공을 들여 개척한 수출시장을 중국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는 농가들은 고품질 과실 생산을 품목농협과 수출업체는 공동브랜드 마케팅으로 중국배와 차별화를 꾀해야 하며 정부차원에서도 종합적인 과수산업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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