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 시설의 현대화 및 장치화가 이뤄져야 한다. 시설면적은 세계 2위로 52,000여 ha에 달하나 99%가 비닐하우스이다. 그 중 자동화 시설하우스는 15%(8,500ha)에 불과하다. 시설의 대부분은 단동형이고 동고가 낮으며, 내부 설비 및 부대장치들이 낙후되고 구조적으로 취약해 환경관리나 자동화를 곤란케 하고 있다. 시설 현대화와 장치화가 안되면 환경조절이 곤란해져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이 떨어지고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투입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설의 현대화와 장치화가가 선결돼야 한다.
둘째, 경영 규모화와 작목 전문화가 이뤄져야 한다.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규모는 증가추세에 있으나 채소가 0.7ha, 화훼가 0.6ha로 영세하다. 게다가 임차농이 많은 실정이다. 화훼재배의 경우 1ha 이상 농가는 전체의 11%에 불과하다. 이는 시설에 대한 설비투자를 힘들게 하고 기술발전을 저해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설원예가 발달한 네덜란드는 농가당 시설면적이 1.5ha에 이르며 그것도 전부 유리온실이다. 우리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농가당 1.0ha 이상의 현대화 시설하우스가 확보돼야 한다. 재배작목에 있어서도 파프리카, 화훼 등은 어느 정도 전문화되어 있으나 상당수 농가는 여러 작목을 재배하거나 재배작목을 자주 교체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체계적인 관리와 투자를 어렵게 하여 안정적인 소득확보를 어렵게 한다.
셋째, 친환경, 생력화 및 에너지 저투입 농법이 적용돼야 한다. 시설재배는 강우가 차단되고 외부로부터의 병원균, 해충 등의 침입을 막을 수 있어 노지재배에 비해 병해충이나 생리장해 발생이 현저히 적다. 그래서 무농약이나 저농약재배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파프리카, 토마토, 장미 등의 수경재배작물을 중심으로 농약 대신에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와 착과호르몬제를 대신한 수정벌 이용농법이 농가에 정착되고 있다. 소비자로 하여금 시설원예 농산물이란 농약이나 화학제제 사용을 최소화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라는 인식이 정착된다면 경쟁력과 부가가치 향상이 동시에 뒤따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편, 시설원예는 고도의 집약농업이기 때문에 시설 및 작물관리를 생력·자동화하지 않으면 노력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적정 환경조성이 이루어지지 못해 생산성과 품질이 떨어진다.
따라서 환기, 보온, 차광, 냉·난방, 관수 등은 기본적으로 자동화돼야 한다. 아울러 시설원예는 에너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설의 보온력이나 자연에너지의 이용효율을 최대한 높여서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경영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넷째, 시설원예 관련산업을 육성·발전시켜야 한다. 주요 시설원예 관련 산업은 자재산업으로 시장규모가 작고 생산업체가 영세하여 산업의 성장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다. 국내에는 약 300여개 관련업체가 있는데 그 중 매출액 10억원 이하 업체가 40%에 달한다. 시설원예자재 중 비닐, 파이프 등의 일반자재는 국산이 대부분이나 환경제어장치, 양액장치 등은 네덜란드, 독일 등 수입산이 많다. 특히 대규모 유리온실 등 고가온실은 유럽기업의 자재와 기술 도입(턴키)방식에 의하여 시공되기도 한다.
정부는 농자재산업이 농업의 기간산업이라고 인식하나 농자재관련 연구개발 투자는 농림전체의 10%, 농자재 매출액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설원예자재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을 위해서는 매출액의 5~7% 수준이 핵심기술개발에 투자되도록 정책지원을 해야 한다. 아울러 기술력이 확보되어 수출경쟁력이 있는 업체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수출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파프리카, 토마토, 화훼 등의 시설원예작물, 시설원예자재, 온실플랜트 등을 포함한 시설원예 산업은 앞에서 언급한 과제들이 실행된다면 농업분야의 신성장 동력 및 수출산업으로서 크게 성장·발전할 것이다.
■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시험장 농업연구관 권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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