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훼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
한국 화훼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4.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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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FTA가 우리 농업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한다. 화훼산업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닐 것이며,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을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2011년 중국의 화훼 생산면적은 장미가 우리의 30배, 국화는 10배, 나리(백합)는 약 40배에 달한다. 아직 생산성이 낮기는 하지만 국화, 카네이션이 본격적으로 수입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미 당면한 현실이 되었다.
국내로 시야를 돌려봐도 여건은 녹록지 않다. 2005년 생산액 1조원을 돌파하며 경제발전과 함께 한없이 성장할 것만 같았던 우리의 화훼산업은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며 이렇다 할 재도약의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화훼는 문화적 성숙과 함께 발전하기에 선진국형 산업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경제적으로만 성장한 것일까?
제2의 화훼산업 도약은 우리사회의 문화적 성숙과 함께 도래하리라 예상된다. 국제적으로는 아직 연간 8천만$를 수출하는 핵심 수출작목이지만, 1억$ 고지를 넘어 다시 비상하기에는 꽤 힘에 부칠 것 같은 분위기이다. 미래전망과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화훼업계가 준비해야할 첫 번째 과제는 당연 생산비 절감이다. 꽃을 사치품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풍조가 화훼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인이라고 끝없이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왕이신 소비자께서 비싸다고 하시면 비싼 것으로 간주하자. 생산비절감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쉬운 문제라면 똑똑한 화훼인들이 오늘의 고민에 빠져 있을 리 없다. 새 정부는 ‘스스로 노력하는 곳에 지원이 있다’고 했으니, 당사자가 문제의 핵심에 서야 하지 않겠는가? 정책, 연구, 학계, 산업계 모두가 각 단계마다 생산비절감의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하겠다.
둘째는 고품질 상품생산이다. 수출시장에서도 고품질 고가시장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일본시장에 수출되는 우리의 화훼상품들이 최고급품으로 취급 받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래의 시장인 러시아나 중국의 대도시 소비시장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지향의 전략이 필수이다. 불행하게도 고품질 생산에는 생산비 증가요인이 거의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국내외 소비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수요자 요구에 적합한 고급상품을 공급하는 경영의 묘를 살려나가야 하겠다.
셋째는 국제경쟁력이 있는 우량품종의 지속적인 개발이다. 종자는 농업 생산의 기본인 동시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성장동력이다. 화훼분야에서 겪어온 해외로열티 부담의 직접적 해소뿐만 아니라, 로열티 간접 견제효과, 국내환경에의 재배안정성 증대, 종자·종묘 수출시장의 확대 등 미래의 부가가치가 높다. 다행히 세계인구의 60%가 속해 있는 아시아권에는 일본, 이스라엘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육종 강국이 없다. 미래의 화훼산업을 선도할 육종강국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마지막으로, 화훼작물이 관상용으로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소득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화 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 보존화, 환경정화 기능성, 건강기능성, 산업용 소재화 등 다양한 용도를 개발하여 농가소득 안정을 도모해야 하겠다. 분명 나은 미래가 보이는 산업이지만, 어려움은 근거리에 다가왔다. 중장기적으로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현장의 농업인들이 눈앞의 어려움을 견뎌내며 포기하지 않도록 관련업계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야 하겠다.
■농진청 원예원 화훼과장 신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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