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중점사업을 재점검한다 ⑥ 공선출하회
협동조합 중점사업을 재점검한다 ⑥ 공선출하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3.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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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별 공동출하는 협동조합의 의무”

▲ 공주원예농협 APC에서 오이를 공동선별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가장 기본은 협동이다. 농업생산자들이 만든 농협 역시 협동이 기본으로 생산단계에서부터 출하까지 농가들의 협동이 이뤄져야 한다. 그 출발이 바로 공동선별 공동계산 전속출하회(공선출하회)다.
공선출하회는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영세 소농 구조의 우리나라 농업 여건을 극복할 대안으로 공동출하조직 육성을 농산물 산지유통정책의 핵심으로 정하면서 집중 육성되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2020년까지 공동계산 금액을 5조원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교육과 자금지원 등을 집중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산지의 규모화를 위해 개별농가를 지원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생산자조직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매출액 규모가 아니라 공동계산 규모로 지원을 하고 있다.
공선출하회는 기존의 작목반을 대체해 농협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생산농가 조직으로 2011년말 기준 1,528개소, 참여농업인 40,762명, 공동출하·공동계산 실적은 9,202억원(농협 원예농산물 판매액의 10%)에 달한다.
농협은 2011년 4월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경제사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농협의 농산물 산지유통관련 비전인 ‘산지유통 1520 프로젝트’를 선포하고 농협 중심의 농산물 산지유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0년까지 정예 10만호가 참여하여 공선출하회 2,500개소를 육성하고, 이를 통해 공동 출하·계산액 5조원(농협 원예판매액의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산지 조직화 규모화의 기초
농민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농협은 팔아준다. 가장 기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정착되고 있는 공동선별 공동출하. 공동선별은 말 그대로 농산물의 선별 과정을 공동으로 수행해 개별 농가마다 다르게 출하되던 품위 기준을 하나로 통일해 공산품처럼 균일한 품위의 상품을 만들어 유통의 규모화를 이를 수 있다.
공동선별을 하기 위해서는 재배 품종부터 농자재, 재배방식 등을 통일해야 한다. 따라서 농가들의 생산에서부터 조직화가 핵심이다.
1970년대부터 육성했던 작목반은 농사 기술 등을 교류하는 수준이었지만 공선출하는 생산농가와 판매조직을 연계해 출하 물량을 규모화하고 브랜드화하는 출하방식으로, 읍·면 지역별 특화품목을 중심으로 많은 생산량에 비해 품질관리부족으로 제값을 받지 못한 과거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후진적 유통체계를 개선함으로써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농협 - 조합원 상호 신뢰 필요

▲ 지난해 12월 산지유통1520 프로젝트 종합평가회에서 우수출하조직에 대한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공동선별 공동출하에 있어 조합원과 농협의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선별기준을 정하는데 있어 조합원들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채소류는 다양한 품목과 물량으로 인해 선별기준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공주원예농협 관계자는 “오이 공선을 위해 조합원들이 선별기준을 만들려고 도매시장 경매사와 함께 품질기준과 선별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다른 지역에서 출하되는 오이에 대한 조사도 하면서 선별기준을 정했다”고 말했다.
선별기준을 정하고 공동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기준에 대한 문제제기로 공선출하조직이 무너지는 사례도 많다.
배 농사를 짓는 한 농가는 “공동선별하는 과정에서 선별기준이라든지 출하처 문제로 회원들 간의 이견이 많아 공선출하를 하지 않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개별농가들이 도매시장, 산지유통인, 대형마트 등 자신이 출하처를 결정했지만 공선출하는 농협에 출하권을 위임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농협을 믿고 따라야 하지만 가격변동 등에 민감해 이에 대한 불만이 많다.
품목농협 관계자는 “공선출하를 하게 되면 생산단계에서 재배방법을 통일하게 되고 엄격한 선별기준을 거치면서 고품질의 농산물을 출하하게 돼 경쟁력을 갖게 돼 농가 수취가격도 높아지게 되지만 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농가들이 있다”고 말했다.
윤덕한 팀장은 “농협에는 전이용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공선출하는 조합원의 의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조합원 교육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 공선출하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무·배추·양파 등 조직화 시급
토마토, 오이, 고추 등은 공선출하회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지만 무, 배추, 양파 등은 공선출하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농협중앙회 윤덕한 팀장은 “무, 배추, 양파, 마늘은 공선조직화가 쉽지 않다”며 “APC와 같은 공동선별장과 집하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무와 배추, 양파는 산지유통인들이 생산물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공선출하조직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또한 배추는 밭에서 바로 수확해 도매시장으로 출하되는 특성을 갖고 있고, 무와 배추는 수급안정화사업이 있기 때문에 공동선별, 공동출하가 이뤄지지 않는다. 무, 배추의 계약재배사업이 공선출하조직으로 연계가 절실한 상황이다. 
품목별 1개 조직만을 인정하는 준칙 개정도 필요하다. 농협중앙회 공선출하회  육성 및 지원규정에는 품목별 1개 조직을 결성한다로 정해져 있다. 다만 농협중앙회 소관부서에서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할 수 있다.
지역농협은 관할구역이 작지만 품목농협은 최소 시군 규모에서 도단위 규모이기 때문에 공선출하회는 지역별로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대농 이탈에 대한 방지책도 필요하다. 농사를 잘짓는 규모화된 조합원들은 농협을 이용하기 보다는 개별 출하를 선호한다. 공동선별을 하게 되면 농사를 잘 짓는 조합원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오이 공선출하를 하는 한 농가는 “처음에는 농사를 잘 짓는 사람들이 손해를 본다면서 이탈하는 일들이 많았지만 품종을 통일하고 재배기술을 공유하게 되면서 전체적으로 농산물 품질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공선출하 우수사례

▲ 서석농협 산지유통센터에서 고추 공동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서석농협에 공선출하조직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2005년이다. 조합원들이 개별적으로 생산한 오이를 선별해 가락시장에 출하하던 것을 2005년 19명의 조합원이 모여 솔무정 오이작목반을 만들어 개별적으로 선별을 한 것이 시작이다.
서석농협은 처음에는 선별시설이 없어서 파레트에 오이를 쏟아 놓고 골라서 도매시장에 판매를 했고 정산은 개별적으로 했다. 2006년 창고에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해서 공동선별을 시작하니까 유통업체들이 하나 둘 나타나 거래처가 다양화됐다.
이렇게 시작된 공선출하회는 2006년 사업형태를 연합사업단으로 바꾸고 공동선별에 이어 공동전산으로 바꾸고 매일 정산하던 방식에서 7일 단위로 정산 기일을 늘렸다.
출하권도 작목반에서 협의하는 것으로 바꾸고 작목반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했던 품종도 작목반 전체가 하나의 품종으로 통일했다.
이렇게 시작된 공선출하는 그 다음해인 2007년 공선출하 조직으로 본격적인 체제를 갖추게 된다. 정산주기는 15일로, 단일품종에서 공동육묘를 통해 품질규격화를 이루고 오이 출하에 대한 권리는 조합에 위임해 작목반 회원들은 생산에만 전념하게 됐다. 참여 회원수도 34명으로 늘었다.
또한 조합에 내는 수수료도 1%에서 2%로 늘려 조합의 부담을 줄이며 조합의 경제사업 매출을 증가시켰다. 2008년에 산지유통센터(APC)가 국고 50%, 군과 조합에서 50% 부담으로 신축되면서 공동선별은 급성장하고 있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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