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길<농협 회원경제지원부 수출·과채팀 차장>
김상길<농협 회원경제지원부 수출·과채팀 차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3.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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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중국산 배와의 경쟁은 시작됐다

 
미 동식물검역소는 중국산 동양배(Pyrus pyrifolia)에 대한 미국내 수입을 허가한다는 내용을 지난해 12월 19일 미동식물검역소 관보에 최종 기재했다.
그 동안 소문으로만 알려진 중국산 배의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되면서 수출업체 뿐만 아니라 수출농가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위 ‘멘붕’이다.
그동안 농림수산식품부와 aT 그리고 농협을 비롯한 생산자 단체가 배를 세계 최고 과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과 예산을 들여 일궈온 시장을 중국산에 넘겨줘야 할 위기가 온 것이다.
한국산 배의 미국 수출이  1986년부터 시작되어 2012년에는 26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며 교민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인도 애용하는 과일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한국배는 미국인이 즐겨먹는 서양배와는 다른 모양과 맛으로  한국배(Korean Pear)라고 불리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한국을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해왔던 ‘배’이기에 더욱 상실감이 크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이제 한국배의 미국 수출전략을 다시 짜야할 때가 된거 같다.
먼저 중국 동양배 생산기반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중국산은 싸구려, 하품’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북성, 산동성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는 동양배는 20여년전부터 우리 배가 옮겨져 우리 기술이 상당부분 접목되어 온 배다. 우리는 벌써 중국산 배에 동남아시아 시장과 유럽시장을 잃어 버렸다.
두 번째는 배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다. 수출농가는 경비절감 및 고품질 배 생산에 전념하고, 수출산지와 수출업체의 연합을 통해  중국산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마케팅 보드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는 중국배와 한국배의 차별성을 부각시킨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본다. 특히, 중국산보다 우리배가 우수한  식품안전성 부문과 친환경적 재배방법을 이용한 고급시장 공략은 좋은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이번 미국시장에서 한국산배와 중국산배와의 한판승부는 한중 FTA의 전초전 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대만시장에서 중국산과 벌여야 하는 예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간 쌓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한번의 변화(Change)와 집중력 (Concentration) 있는 시도가 필요할 때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한판승” 이라는 우리에게 더 큰 기회(Chance)가 올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