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수<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장>
손명수<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2.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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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이제는 돈이다

 
제주에 내리는 연간 비의 양은 약 2,000㎜ 내외로 약 34억톤에 달한다 한다.
하지만 비는 장마, 태풍 등과 함께 여름철에 집중해 내려 봄이나 가을철에 가뭄이 왔을 때 농작물에 주는 물은 전적으로 지하수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비가 내렸다하더라도 하천이나 토양, 식물체를 통해 증발하고 절반 조금 넘는 양이 지하수로 함양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소중한 자원인 지하수는 60%정도가 농업용수로 활용하면서 2011년 가뭄 때는 바닷물이 지하수로 유입되어 농사용으로 사용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심각한 문제는 대규모 하우스 시설, 아파트 단지, 도로공사 등으로 지하로 흘러들어가는 빗물의 량이 점차 줄어들어 제주의 지하수 수위가 점차 낮아질 수 있을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우려에서 엄청난 양의 빗물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최근에 한림 중산간 지역에 넓은 저류지를 만들어 옹포천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을 끌어올려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한림읍 지역의 농업용수는 저류지 물로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는 한경면 지역에도 저류지를 만들어 빗물을 보관했다가 농업용수 등으로 활용한다하니 버려지는 물을 활용하는 우수한 사례라 본다.
제주시 중산간 지역 여러 곳에 저류지를 만들어 집중 호우 때 한꺼번에 내리는 하천물을 저장했다가 서서히 방출하거나 일부는 지하수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 지하수위를 높이는 것도 미래의 제주를 위한 투자인 샘이다.
또, 하우스 농사는 빗물 저장 탱크를 만들어 모아진 빗물을 지하수 대신에 사용하거나 냉난방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 농업기술원 시범사업 결과 증명됐다.
빗물이 가지고 있는 16℃ 내외의 온도를 히트펌프를 이용해 냉난방 촉매제로 활용한다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은 있지만 매년 70%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에 찬바람을 하우스 안에 불어넣어 고온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고, 만고 등 아열대 작물의 꽃눈분화를 촉진하여 품질을 더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농업인의 만족도는 더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하우스를 새롭게 짓는 곳은 하우스 규모에 맞게 저수탱크 시설을 의무화하고, 행정에서는 빗물을 이용한 냉난방 시설을 지원한다면 청정 제주의 지하수를 보존하고, 기름 없이도 하우스 냉난방이 가능해 저탄소 농사도 가능할 것이다.
빗물은 우리에게 많은 이로움을 주는 한편 엄청난 재앙의 존재로 계절적으로 집중되는 빗물을 중산간 지대에 저류지를 만들어 관리한다면 새로운 습지 환경은 물론 후대에게 물려주어야할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보호하고, 유네스코 3관왕과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를 지켜나가는 길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