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찬<대정감귤탑프루트단지회장>
김희찬<대정감귤탑프루트단지회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2.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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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농산물 규격의 균일화는 품질기준의 척도이다. 감귤의 크기도 일정 부분 균일화는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크기별 등급 단계가 너무 많아 소비자가 선택하는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최근 비파괴선과기가 도입으로 품질 등급이 보강되면서 더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비파괴선 과기가 도입된 대부분의 유통센터는 운영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감귤의 생산과 품질관리, 유통시설은 감귤유통조례가 발효된 1990년대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이 시점에서 FTA 등 국제적으로 제주감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혁신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감귤 크기 등급을 단순화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에 의하면 온주밀감의 상품 규격은 과실 크기가 횡경 51㎜이하 71㎜이상 감귤, 또는 한개의 무게가 57.47g이하, 135.15g이상인 감귤, 당도의 경우 극조생 감귤은당도8°Bx이상, 조생 및 보통온주 감귤은 당도 9°Bx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크기등급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감귤의 등급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감귤선과장에서는 크기를 10등급으로 분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달라진 조건하에서 시대의 변화를 읽는 작은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산지에서는 감귤 크기 등급의 단순화를 통해 농산물 선별과정을 간소화시켜 인건비·포장비 등 농가들의 유통비용 부담을 줄여 나간다면 다소나마 유통센터의 운영비 적자부담을 해소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과 시장의 경매사들의 얘기를 빌리면 과일류의 많은 등급 분류로 오히려 경매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특히 인접한 등급의 경우 실제 경매가격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은 감귤 품질 등급을 소비 트렌드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 예전에는 감귤 품질의 등급을 크기로만 규정했었다. 품질 선별 장치가 없었던 문제도 있었지만 생산자 편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등급분류라는 생각이었다. 감귤은 크기도 중요하지만 맛을 결정하는 데에는 감미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감귤에 종사하는 분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또 대부분의 지역에 비파괴선과기가 도입되어 당산도 선별이 가능하도록 되어가고 있다. 소비자 트랜드에 맞는 고품질 감귤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감귤 택배 직거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귤산업의 또 다른 변화의 하나는 택배 직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택배는 유통수수료를 비롯한 중간마진이 적어 계통출하 했을 때 보다는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고 한다. 감귤을 재배한 농업인들이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총수입을 높이는 데에는 그 누구도 반대를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택배 직거래를 통해 비규격 감귤들이 반출된다는 소문들이다. 감귤 유통조례를 준수하는 농업인만 피해를 보고 이를 어긴 농업인들이 이득을 챙기는 식이 되어서는 감귤 유통조례가 유명무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농업인의 입장에서 보면 무심코 보낸 비상품 감귤은 역으로 소비자로부터 불신의 화살이 되어 자기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