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산업신문은 2013년을 맞이해 ‘원예산업의 위상을 높이자’를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한다. 식량과 축산과 대등한 원예산업이지만 정부의 주요 농정은 식량과 축산에 집중돼 있고 원예인들 역시 그동안 품목별로 나뉘어져 단결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한중 FTA 등 농업개방으로 인해 원예산업이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원예인들의 목소리를 모아 원예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원예산업신문은 원예인, 독자들과 함께 적극 나설 것이다.

국어사전에 원예(園藝)는 채소, 과일, 화초 따위를 심어서 가꾸는 일이나 기술로 나와 있고 영어로는 horticulture이며 정원(garden)이라는 의미의 Hortus와 경작하다(culture)라는 의미의 cultura에 어원을 둔다.
백과사전적 의미로 원예는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농업의 한 부분으로 원포(園圃)·온실·프레임 등의 과수·채소·화훼 등을 포함하여 우리 생활에 필요한 작물을 생산하고 이를 가공 ·개량하며, 또 장식용에도 제공되는 것을 말한다.
넓은 뜻으로는 이들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조원(造園)이 포함된다. 원예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 것은 중국의《군방보(群芳譜)》(1621)이며, 이어《비전화경(秘傳花鏡)》(1664) 등에도 나온다.
즉 원예는 식량과 축산을 제외한 농업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지만 대다수 도시민들은 원예를 화훼류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식과는 다르지만 농업계에서도 원예는 과수, 채소, 화훼, 인삼, 특작 등으로 세분화돼 식량과 축산보다는 하위로 인식돼 왔다.
# 원예분야의 현 위치는?
국내 농업총생산액을 기준으로 보면 2011년 농업생산액은 41조3581억원이다. 원예산업은 16조2896억원으로 39.4%를 차지하고 있고 축산은 14조9908억원으로 36.2%, 식량은 9조4633억원으로 22.9%에 불과하다.
국내 생산액 현황을 보면 원예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식량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은 2010년 구제역으로 인한 영향으로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에 따르면 향후 쌀의 재배면적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채소류는 증가하고 과실류에서는 사과와 복숭아 등의 재배면적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산물 수출에 있어 원예산업이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선농산물 수출을 주도한 것은 파프리카와 딸기 등 시설원예작물이다. 파프리카는 국내 생산량 증가와 최대시장인 일본 시장규모 확대로 수출이 전년대비 34.8% 증가한 8880만 달러에 달했다. 토마토와 딸기의 수출 증가로 신선농산물은 2년 연속 10억 달러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가공식품과 수산을 제외하면 축산과 식량의 수출은 거의 없어 농산물 수출은 원예산업의 미래산업으로의 가치를 가늠하게 하는 지표이다.
농업 조수익에 있어서도 채소류는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쌀과 축산은 감소하고 있다. 쌀은 2003년 804만8천원의 조수익을 올렸지만 2011년 625만3천원으로 179만5천원이 감소했다. 반면 채소는 572만1천원에서 767만4천원으로 34%로 증가했고 축산은 2010년 구제역 파동으로 조수익이 급감했지만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 농식품부, 원예정책관 신설해야
쌀과 고기는 한국 농업의 주요한 생산분야이기도 하면서 소비자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따라서 한국농업정책이 식량과 축산을 중심으로 정책이 펼쳐진 것도 사실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조직구성을 보면 농촌분야를 제외하고 생산분야를 보면 식량정책관, 식품산업정책관, 유통정책관, 축산정책관으로 구성돼 있다. 2011년 6월 서규용 장관 취임과 함께 조직개편을 하면서 식량원예정책관이 식량정책, 유통정책관으로 세분화되면서 원예는 국에서 과로 위상이 낮아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식량과 축산 위주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농산물 수출, 물가 안정 등을 본다면 원예분야에 대한 정책이 많이 발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농식품부 개편에 있어 원예정책국 또는 원예유통국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파농가들이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주요 대선후보의 공약을 보면 식량, 축산, 임업, 수산(어업)으로 세분화 시켜서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원예분야에 대한 정책을 따로 나와 있지 않다.
모 대선후보 캠프의 농정공약 기자간담회에서 원예분야에 대한 정책을 축산처럼 따로 분류하지 않았느냐의 질문에 광범위한 분야이고 농업정책에 포함돼 있어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 발생한 농산물 파동은 식량과 축산이 아닌 원예에서 주로 일어났다. 2010년 배추 가격 폭등을 시작으로 2011년 고추가격 폭등과 이외에도 양파, 마늘, 상추 등에서도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인상이 반복되면서 원예분야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원예산업에 대한 인식의 폭이 작다.
또한 원예산업은 농식품부의 정책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있는 농민단체가 없다보니 정책결정에 있어서도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농민단체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농업분야 전반에 걸쳐 목소리를 내지만 주로 식량주권 등 식량에 치우쳐 있다. 축산에서는 한우협회, 양돈협회 등이 정책결정에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원예분야는 단체가 거의 없다.
전영남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캠페인과 집회 등을 통해 말이 아닌 실천, 실질적인 농정에 반영에 되는 활동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원예산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자
원예산업은 미래성장 가치를 갖고 있는 한국농업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생산액에서도 식량보다 많고 축산업과 대등한 위치에 있다. 국민 소득이 높아져감에 따라 과수와 채소류의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에 있어서도 사과, 배 등 전통적으로 수출을 주도한 과실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파프리카, 딸기, 토마토 등 시설원예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예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향후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원예인들의 자긍심을 이끌어내 농업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21세기 원예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은 국민건강을 지키는 파수병의 사명감을 가지고 환경친화적인 농업을 통한 환경오염의 극소화와 저에너지 이용 농법으로 전환을 위해 육종, 재배, 가공, 수출 지향적 원예산업으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녹색 산업으로, 수출 주도산업으로 원예산업의 발전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이에 대한 위기도 있다. WTO, FTA 등 농업개방에 있어 원예산업은 그 존립기반을 위협받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중국농산물이 수입되면서 양념채소류는 기반을 잃고 고추와 마늘 등은 재배면적이 급감했다. 한칠레 FTA로 인해 수많은 복숭아 과수원이 폐원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또한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중 FTA는 이전 미국, EU와는 달리 원예분야에 집중적인 개방으로 인해 원예산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원예산업의 부흥을 위해서는 한국 농업에서 차지하는 원예산업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원예산업의 위상을 높여서 농업개방의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원예분야는 품목 수도 많고 세분화돼 있어 그동안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원예인들의 통큰 단결로 2013년을 원예산업 위상을 높이는 한해로 만들어야 한다.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