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원예산업 이것만은 꼭 해결하자
2013년 원예산업 이것만은 꼭 해결하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3.01.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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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과대포장 근절

▲ 농산물 과대포장 근절을 위한 그린포장 실천협약이 열리고 있다.
원예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수년동안 생산자단체들이 주장을 했지만 해결되지 않은 숙원사항들이 있다. 원예산업신문은 올해만큼은 해결돼야 할 과제로 과대포장 근절, 의무자조금 도입, 사과 꼭지 무절단 유통 등을 선정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아 제시한다.

2011년 12월 농림수산식품부와 환경부는 농산물 과대포장 근절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 협약에는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 생산자단체, 그리고 소비자단체가 함께 과실 등에 띠지 등의 과대포장을 하지 않고 그린포장을 실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1년 추석기간 동안 (사)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재옥)에서 실시한 주요 백화점 및 대형마트 9개소의 과일 선물세트 포장 실태조사 결과 85% 이상이 띠지 등 불필요한 포장재를 사용했으며 과일 선물세트는 절반가량이 포장횟수(2회)와 공간비율(25%)를 초과하고 있다.
농산물 과대포장은 벌써 수년전부터 농가들과 생산자단체들이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여전히 해결된 것은 없다.
또한 정부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와 시민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이 2011년부터 농산물 그린포장 실천 등 과대포장을 줄이기 위해 시민 홍보, 유통업체 실태 조사 등을 펼치고 있지만 매년 추석과 설이 되면 과대포장에 대한 농가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 근절되지 않는 띠지 등 과대포장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과일선물세트 중 85%가 띠지와 속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2월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과일선물세트 포장재 사용 실태조사 결과이다.
서울시내 백화점 5개소, 대형마트 4개소 등 9개소를 대상으로 과일선물세트(사과, 배, 사과·배 혼합세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전체 9개 유통업체의 202개 과일선물세트 중 172개는 띠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과일선물세트의 대부분이 불필요한 포장재인 띠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과·배 혼합세트가 58개 제품 중 51개(87.9%)가 띠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배 선물세트는 85.9%, 사과 선물세트는 81.8%가 띠지를 사용해 배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띠지 등 과대포장은 백화점일수록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선물세트 112개 중 108개(92.8%)가 띠지를 사용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본점은 판매하고 있는 과실 선물세트 모두 띠지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17개의 과실선물세트 중 16개 제품에 띠지를 둘렀으며, 띠지를 두른 16개 제품 중 12개는 속지까지 사용해 불필요한 포장재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의 띠지 사용도 높았다. 롯데마트 월드점은 25개 과일선물세트 중 22개 제품이 띠지를 사용했으며, 이마트 명일점은 23개 제품 중 20개가 띠지를 둘러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27개 과일선물세트 중 17개 제품만이 띠지를 사용했으며, 홈플러스 강동점은 15개 중 9개 제품이 띠지를 사용해 띠지 없는 실속형 제품이 다른 유통업체 보다 많이 진열 판매되고 있었다.

# 띠지·팬캡 등으로 생산비용 증가

▲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배포장 간소화 소비촉진 홍보를 하고 있다.
명절에 판매되는 선물용 과일세트는 팬캡에 이어 띠지까지 포장재로 사용하더니 보자기까지 요구하는 유통업체가 생기고 있어 농가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선물 세트의 포장작업·유통경비 중 절반이 자재비로 난좌, 패드, 망패드, 팬캡, 테이프 등 부속자재 비용이 포함되는데 특히 명절 세트상품의 경우 띠지, 간지, 평패트 등이 추가된다.
이중 상자, 팬캡, 띠지의 단가가 높은데 15kg 상자 기준으로 칼라박스는 1,800원, 팬캡 1,400원, 띠지 1,000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국내 연간 배 생산량의 절반이 포장·유통된다고 가정할 때 팬캡과 띠지만 빼도 연간 400억원을 줄일 수 있다.
배의 경우 띠지만 사용하지 않아도 박스당 평균 1000원∼1500원의 포장비용을 아낄 수 있고 골판지상자의 포장간소화를 통해 연간 종이 사용량 2만 톤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산에서 배 농사를 짓는 임 모씨는 “농가들은 아직도 배 과대포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매년 팬캡 등 포장비 가격도 오르고 있어 농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농가들은 팬캡을 씌우고, 난좌에 띠지같이 붙이느라 노동력도 많이 들어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농산물 과대포장 유통업체 책임 커
소비자들은 농산물 등 1차 식품 세트류의 포장이 너무 과대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산물그린포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소시모는 2011년 소비자의 전반적인 상품 포장에 대한 의식을 파악해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과대 포장문제를 줄여나가기 위해 지난해 6월 27일부터 7월 13일까지 서울 및 수도권 거주 524명을 대상으로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평소 상품 구입 시, 농산물 등 1차 식품 세트류(86.9 %), 화장품류(83.8%), 건강기능 식품류(79%), 완구·인형류(74.7%)의 순으로 과대포장 정도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과대포장 개선을 위한 행동주체로 33.40% 응답자가 유통판매업자를 1순위로 꼽았다.
과대 포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가 과대 포장의 관리 기준을 강화한다(28.2%)와 과대 포장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27.9%), 유통업체에서 상품 주문 시 생산자에게 적정한 포장을 주문한다(18.1%) 등의 순으로 의견이 나타났다.
또한 조사 대상자의 85.7%는 과대포장으로 인한 불편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4.3%에 불과했다.
과대포장으로 인한 불편한 경험의 이유로는 포장이 내용물보다 지나치게 큰 경우가 있다(27.6%), 포장재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여 처리가 어려웠다(25%), 포장비용으로 전체 상품 가격이 비싸졌다(23.5 %)의 순으로 나타났다.
소시모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포장이 상품 가격 올리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과대포장 개선을 위해서는 유통업체 책임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품의 지나친 포장재 사용은 포장재 쓰레기 발생 및 비용 증가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생산자와 유통업체는 불필요한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간소화된 포장 상품의 유통을 확대해야한다”고 밝혔다.

#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과대포장 근절 행사
지난해 추석을 1개월 앞두고 농촌에서는 배와 사과 수확이 시작됐고 본격적으로 추석용 과일선물세트 작업에 들어갈 시기이지만 이번에는 띠지를 사용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아무런 결정이 없어 농가들은 대지를 사용해야만 했다.
유통업체에서도, 정부에서도, 농협에서도 과대포장 근절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어 추석에도 띠지없는 그린포장 과일선물세트가 주를 이루지 못했다.
농가 역시 농가수취가격이 낮을 때에는 농산물 과대포장 근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수취가격이 높을 때는 과대포장에 대한 이야기가 잦아드는 경향이 있다.
농산물 과대포장 근절은 농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며 환경차원에서도 효과가 큰 만큼 일회성 캠페인 등의 행사로 끝나기 보다는 지속적인 활동으로 과대포장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농가들 법제화 필요
농식품부와 농협도 과대포장을 근절하기 위해 각종 대안을 내놓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배 생산농가에서는 법제화를 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농가들은 대형유통업체가 요구하기 때문에 과대포장을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과대포장으로 인한 비용이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오고 재활용 쓰레기 증가 등 환경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요구하기 때문에 과대포장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적인 방법으로 과대포장을 근절할 수 없기 때문에 농가들에게서 법을 제정해서라도 과대포장을 없애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과실 과대포장 방지를 위해 농산물품질관리법 또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4중 이상 포장을 근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농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자율적으로 과대포장을 근절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만, 몇 년째 배농가들과 소비자들이 과대포장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가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정부차원의 법제화를 통해 근절하자는 것이다.
과대포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환경부는 올해부터 명절선물 과대포장으로 인한 소비자 물가상승, 포장폐기물 처치곤란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겉만 번드르한 포장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 선물세트 준비시점부터 유통업체에 포장간소화 계획을 제출토록 하는 등 판매자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법에서 정하는 포장횟수·공간비율을 초과하는 포장제품을 제조한 생산자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설 명절기간 과대포장 집중단속을 실시토록 해 과태료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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