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 되돌아본 2012년 원예산업
결산 - 되돌아본 2012년 원예산업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2.12.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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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풍(豊)으로 시작 흉(凶)으로 마무리
■엽근채소

 
배추, 양배추, 무와 당근을 중심으로 올해 엽근채소는 풍(豊)으로 시작해 흉(凶)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기상의 영향이 크다. 지난 2월 한파로 시작해 봄에는 가뭄이 여름철엔 장마와 집중호우, 급기야 태풍 3개가 연이어 우리나라를 휩쓸었으며 늦가을 저온과 12월 현재 수십년만의 초겨울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기복이 심한 기상여건으로 엽근채소류의 생산량과 출하량이 크게 출렁이면서 그 가격은 등락폭이 컸다.
작년 가을 이후 올해 1월까지 배추와 무 등 주요 엽근채소류는 생산 과잉으로 평년가격보다 20% 이상 낮아 약세를 면치 못하였다. 이에 산지에서 출하를 포기하는 물량이 속출하였고 정부나 지자체를 통한 산지폐기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2월 초 한파로 노지채소 작목들이 동해 피해를 입어 산지 출하량과 월동작형 저장량이 평년보다 10% 이상 감소하여 가격은 급등하였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당초 재배면적 감소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었던 봄작형 재배면적 감소폭을 크게 줄여 그것이 평년보다 다소 적거나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봄철 가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작황이 양호하여 봄작형 생산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시설 봄작형 출하가 본격화된 4월 중순 이후 봄철 엽근채소류 가격은 하락세였으나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여름철 출하하는 준고랭지와 고랭지작형의 금년 생산량은 배추는 15만톤 정도로 평년보다 20% 내외 적으나, 무는 8만톤으로 평년보다 15%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9월 이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였던 고랭지배추를 중심으로 재배의향면적이 감소하였으나, 고랭지무 재배의향면적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연이은 3개의 태풍에도 불구하고 고랭지 주산지인 강원지역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생육 초기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고랭지배추와 무의 작황이 나빠 출하량이 줄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이 늘었다. 이에 가격은 7월 중순 이후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였고 추석을 전후하여 평년보다 50% 이상 높은 강세로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였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은 가을작형 재배면적에 직접 영향을 주었다. 작년 출하기 가격이 약세였고 주산지인 충남, 전남·북과 제주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어 가을작형의 파종과 정식시기가 10일~2주 정도 늦어지면서 재배면적이 감소하였다.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3,408ha, 가을무는 6,826ha로 평년보다 각각 6%, 15% 감소하였다. 그러나 적기에 식부된 면적이 적은데다 11월 이후 저온과 한파의 영향으로 현재 작황은 평년보다 10% 이상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작황 부진이 현재 엽근채소류 가격 강세의 원인이다.
금년 겨울배추 재배면적은 평년보다 다소 적고, 제주지역 월동무는 당근 등에서 대파된 면적이 크게 증가하여 평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종 및 정식시기가 늦어 12월 중순 현재 작황은 평년보다 나쁜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내년 1월 이후 엽근채소류 가격은 겨울철 기상과 작물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기상여건은 혹서와 혹한, 가뭄과 집중호우 등이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기상여건에 따라 작황이 크게 좌우되어 제어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높아 엽근채소류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상과 농업관측 정보,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면 그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 기관을 비롯해 민간에서도 널리 논의되었던 저장비축, 유통개선 등 엽근채소류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 수급안정 대책을 현실에 맞게 잘 정비하여 생산 농가와 관련 경제 주체들의 권익이 보장되고 소비자 또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엽근채소관측팀장 서대석

건고추 제외 대부분 가격 평년이상 수준
■양념채소
 
2011년 건고추를 제외한 대부분의 양념채소 가격은 전년과 평년 이하 수준이었다. 이는 전년도 가격이 높아 재배면적이 증가하였고, 생육기 때 기상이 좋아 단위당 수확량도 많았기 때문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생산 과잉과 생산 부족 현상. 2012년에도 어김없이 그 현상이 나타났다.
2011년 건고추 가격이 근당 14,000원으로 사상 최고 가격을 경신하더니, 10년 동안 매년 5%씩 감소하던 재배면적이 2012년에 전년 대비 7% 증가하였고, 수확기 때 기상 호조로 단위당 수확량도 늘어 가격은 다시 2010년 수준까지 하락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양파는 2011년에 생산 과잉으로 많은 저장 유통업체들이 크게 손실을 봤던 것과는 달리, 2012년에는 재배면적도 감소하였고, 생육기 때 냉해로 생산량이 줄면서 kg당 1,300원까지 치솟았다.
대파의 경우 2011년 말에 산지폐기까지 거론되었으나, 2012년에 사상 유래없는 초호황기를 누리면서 1년 내내 높은 가격이 형성되었다. 이는 전년 가격 하락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한데다, 생육기 때 기상이 불안정하여 생산량이 크게 적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파 가격이 높을 경우 출하를 앞당기기 때문에 봄부터 높았던 가격은 가을까지 그 시세를 유지하였다.
양념채소의 자급률은 평균 70%내외로 나머지는 수입산 특히 중국산에 대부분 의존한다. 기상 악화로 우리나라 양념채소 생산량이 감소하면 중국도 같은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데, 2012년산 국산 마늘이 전년보다 15% 증가하였는데도 중국 생산량 감소로 민간 수입이 크게 적어 2012년 가격은 오히려 전년보다 높았다.
전년도 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재배면적, 기상에 의한 단위당 수확량, 그리고 수입에 따라 공급 과잉과 공급 부족으로 가격 등락이 반복되는 양념채소. 2013년에도 품목별로 생산 과잉과 생산 부족 현상이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늘 재배면적은 전년과 비슷하고, 양파는 8%, 대파는 5% 감소한 상태에서 벌써부터 매서운 한파로 생육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양념채소는 비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생산 과잉 시 국산 비축물량을 늘려 산지 가격을 유지시키고, 부족할 경우 비축물량 방출로 산지와 소비지 모두의 가격 안정을 도모하여야 한다. 또한, 수입산과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계화, 우량 종자 개발, 그리고 기상에 덜 민감한 시설 재배를 확대하는 등 생산비를 낮추는데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국산 양념채소로만 소비를 100%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MMA나 TRQ 등 수입정책을 시기적절하게 추진하여 공급 안정을 시키되, 원산지 단속 강화 등 국산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구매 권리와 국내 생산기반을 보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양념채소관측팀장 김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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