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과 백운산이 북서계절풍을 막아주는 광양(光陽)은 지명처럼 전국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시설원예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1920년대 시설원예농업이 우리나라 최초로 시작됐고 1948년에는 광양원예협회가 조직돼 인근지역으로 시설원예 재배기술을 보급하는 역할을 했다.
김영배 조합장은 “적은 농지에서 경쟁력 높은 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집약적인 농법, 친환경 시설원예농업"이라며 광양원예농협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조합장과 45명의 직원, 477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광양원예농협은 2시(광양시·순천시) 3군(구례군·보성군·고흥군)에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보급하고 신용점포 등을 운영하면서 매출 증대를 이루고 있다.
1948년에 광양원예농사회 창립으로 시작된 광양원예농협은 1996년에 농산물공판장을 개장한 후 1997년에 인서지점, 2006년 농산물수출물류센터, 2008년 용강지점(2010년 동부지점으로 개명), 2011년 백운, 목성 주유소를 오픈했다.
광양원예농협은 2006, 2009, 2011년 업적평가 1위를 차지하고 2005, 2007년 3위, 2008, 2010년 2위를 차지해 2005년 이후로 7년 연속 종합업적평가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재무구조를 평가해 우수한 농협에 수여하는 클린뱅크인증을 6회 받는 등 전국 최고의 우량농협임을 입증하고 있다.

등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광양원협이 이처럼 급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친환경급식사업과 수출 활동이다. 특히 광양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시설원예기술의 원조, 민·관(民官) 수출간담회를 통해 전략적으로 판매사업을 추진하는 광양원예농협은 발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친환경급식, 교육·농업문제 해결
최근 초중고를 대상으로 하는 무상급식이 확대됨에 따라 광양원예농협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학교 급식은 광양원협이 판매농협으로 발전하게 된 중요한 요소이다.
2004년 광양시로부터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공급업체로 지정을 받은 광양원예농협은 친환경농산물을 관내 학교와 유치원 및 보육기관 등 208개에 공급하고 있다. 2010년 43억 2천3백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을 초ㆍ중ㆍ고등학교에 공급한 후 급식영역을 대기업과 관공서 및 보육시설까지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친환경 농산물 판매 실적은 광양시 학교급식 50억, 전남 동부권 급식 5억, 서울 등 관외 급식 20억 원으로 무려 75억 원에 달한다. 식재료의 안정적 생산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해 계약재배를 추진하고 있으며 주요 납품 품목 44개를 올해 60%에서 내년에는 80%, 2014년에는 100%까지 광양산으로 높일 계획이다.

2011년 종합업적평가 1위를 차지했다.
광양원협은 품목농협으로는 최초로 학교급식사업에 진출해 급격히 발전하면서 판매사업 성과를 높이고 있다.
# FTA는 기회, 수출로 극복
광양원협의 판매사업을 선도하는 요소로 수출을 빼 놓을 수 없다. FTA로 인해 국내 농업시장은 불안한 상황이지만 광양원예농협은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다.
일례로 광양원예농협의 파프리카 수출실적은 해마다 증대하고 있다. 올 초부터 5월말까지 파프리카 재배지 10ha에서 생산된 파프리카는 총 252톤(수출 130톤)이며 수익은 14억7천6백만원에 달한다. 2010년도 재배면적 5.3ha, 생산량 422톤에 비해 괄목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지난 2008년에 처음 파프리카를 재배한 후발 주자임을 감안할 때 성과는 매우 높다. 더구나 광양시도 파프리카수출을 역점사업으로 정했기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
아울러 파프리카 수출 성장세는 광양항 때문에 더욱 높아졌다. 광양항을 이용하면 인근 생산지에서 파프리카를 당일 수확·선별 후 익일 선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높아 품질이 향상된다.
광양원협은 파프리카 외에도 우메보시(염장매실), 토마토, 배, 감을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에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 다카야시 회사와 염장매실 수출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광양원협이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러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일조량이 많은 자연환경 조건, 수출에 유리한 지리적인 여건, 우수 농법 외에도 김영배 조합장이 주도로 진행되는 수출간담회가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수출간담회는 지자체 관계자와 농민, 농협, 무역회사 등 다양한 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수출진흥을 위한 각종 현안을 토론, 논의하는 회의로서 광양원협이 전략적으로 해외농업시장을 공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뷰 / 김영배 광양원예농협 조합장
학교급식, 수익 아닌 공익원리로 접근해야

학교급식을 수익성 사업으로 판단해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영배 조합장은 수익이 아닌 공익원리로 접근하는 경영철학이 급식사업의 성장 원동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2004년 광양시로부터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공급업체로 지정을 받은 광양원협은 친환경농산물을 관내 학교와 유치원 및 보육기관 등 208개에 공급하고 있다.
친환경 농업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영배 조합장은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정확한 생산량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이상기후에 따른 수급 조절의 어려움도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친환경농산물 시세가 생산현실과 맞지 않아 농가에서 어렵게 재배한 농산물이 제 값을 못 받는 실정도 피력했다.
한편 김 조합장은 사업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품목농협 최초로 학교급식사업을 개척하기 때문에 각종 문제에 직면했고 사업 시행 3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겼었다고 토로했다.
“농협의 존재가치는 농민이라는 마인드로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급식과 연계해 오늘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김영배 조합장은 자신도 농사꾼이며 농업이 천직이라는 자부심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농협의 공익적인 역할이 중요하며 광양원예농협이 우리나라 농업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