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28일과 30일 연이어 발생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사과·배 등 전국 2만4천ha의 과수원에서 9만8천톤 정도의 낙과피해가 발생했으며 산바로 인해서는 사과 1,794㏊, 배 382㏊, 단감 355㏊에 피해가 집중됐다.
전국에서 사과를 가장 많이 농축하고 있는 대구경북능금농협 음료가공공장은 볼라벤과 덴빈으로 4,900톤, 산바로 5,000톤을 가공했다. 조합 가공공장은 1일 농축능력이 200톤에 불과하지만 농가에 놓아두면 부패하고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농가입장을 고려해 일시에 수매, 가공공장 마당에는 700kg 톤백 1,000여 포대가 야적돼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농가에서는 사과수확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어 낙과 저장을 기피하고 있고 조합 지소에도 저장공간이 부족해 동시에 수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매한 상당부분의 사과를 야적하다 보니 부패되는 등 감모율이 높아져 조합의 손실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부패한 부분을 잘라내야 하는 등 작업도 더 힘들어진다. 부패가 심할 경우에는 폐수정화에도 영향을 미쳐 한동안 공장가동을 멈춰야 하는 사태도 발생한다.
태풍만이 아니라 우박 및 병충해의 증가로 수매량은 매년 늘어가고 있다.
조합은 1일 가공능력을 500톤 이상 늘리길 원하나 재정여건상 농축시설을 증설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 가공공장은 지난 태풍 때에도 사과 주산지인 경북지역 뿐만 아니라 기타지역에서도 사과를 수매한 만큼 기여도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사과 가공문제는 1개 농협이 감당할 문제가 아니라 정부에서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이상기후 발생을 대비하고 과수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과일 농축가공시설을 증설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합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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