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병이 든 후 병원에 가서 병을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먼저 몸에 면역력을 키우는 건강관리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과일은 다른 식품에 비하여 사람의 몸에 비타민, 섬유질 등 각종 미네랄 공급의 보고로 면역력 증진에는 빠질 수 없는 식품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배는 동의보감 등 고문헌에 의하면 폐를 보호하고, 신장의 기능을 보강하여 열과 기침을 억제하며, 담을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배에 함유된 기능성 물질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생리활성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배시험장과 대학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배가 발암물질을 사람의 몸에서 신속히 배출하여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서 꾸준히 배를 섭취하면 암을 예방하고, 체질 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배를 섭취하면 숙취의 주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의 혈중 농도가 유의적으로 감소하고, 소변 중 산화적 손상지표인 말론디알데하이드가 감소하는 등의 우수한 기능과 효능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요리 전문가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의 다양한 효능을 이용한 실용적인 배 요리법이나 가공품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단순한 가열 배 즙의 수준을 뛰어 넘은 항 천식, 항 당뇨 효과를 가진 기능성 배 즙의 개발과 배 와인, 이강주 등과 같은 배를 첨가한 주류 생산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젊은 층을 겨냥한 배 막걸리와 배 식초를 희석해 만든 배 발효음료가 생산되고 있으며, 배를 넣은 연육제 및 불고기 양념장뿐 아니라, 전통 먹을거리인 간장, 된장에도 배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또한 과실의 껍질과 씨가 있는 과심을 제거해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포장 후 판매하는 신선편이(fresh-cut) 식품으로 배가 각광을 받고 있다.
배의 소비를 확대시키고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로 만든 음식이나 가공 식품을 통한 과실 소비확대가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이다. 그동안 침체된 배 요리 및 가공품 개발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 됐다.
따라서 연구 개발된 제품들이 일회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도록 노력해 배를 이용한 가공품도 식품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각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과일은 단순한 디저트용이나 간식의 단계를 뛰어넘어 우리 몸의 각 부위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에너지원임과 동시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고단한 우리 몸을 지켜주는 파수꾼이 돼 가고 있다.
■농진청 배시험장 농업연구사 임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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