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채류공통수출연구사업단은 비천공필름 포장과 이산화염소(ClO₂) 처리로 수출 파프리카의 수확 후 선도유지 기간을 종전 3~4주에서 60일까지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로 인해 현재 대부분의 파프리카를 수출하고 있는 일본 의존도에서 벗어나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기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선도유지 기간을 늘림으로써 선박수출이 가능하게 돼 물류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는 국내서 출발해 현지까지 선박 운항기간이 3주, 통관 2~3일, 현지유통 10일을 감안하더라도 유통기간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용범 과채류공통수출연구사업단장은 “종전까지는 수확 후 선도유지 기간이 3~4주여서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현지에 도착하면 품질이 떨어져 판매하기 부적합했다”며 “비천공필름포장을 하고 인체에 전혀 지장이 없는 이산화염소를 가스화 해 처리함으로써 선도유지 기간을 60일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호주 같은 경우 호주 자체산도 있고 뉴질랜드산도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항공으로 선적할 경우는 경쟁력이 없다. 콜드체인시스템으로 온·습도와 CO₂ 조건만 맞춰주면 선박을 통해 신규시장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동지역도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27일 강원도 철원군 수출작물재배단지에서 개최된 ‘2012 과채류공통수출연구사업단 자체중간평가’에서 선도유지 연장기술을 발표한 이 단장은 3주전에 연구를 주관하고 있는 강원대학교 강호민 교수를 방문해 추가 확인 작업도 마쳤다.

사업단은 또한 파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딸기에도 적용한 결과 선도유지 연장기간이 종전 1주에서 2주로 길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온기인 여름재배 딸기에서 ClO₂ 1ppm를 12시간 처리한 결과 잿빛곰팡이병이 발생하지 않고 2주간 선도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단장은 “그동안 딸기수출 과정 중 발생하는 잿빛곰팡이병으로 인해 수출업체는 클레임에 걸려 어려움을 많이 겪어 왔다”며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항공기로 수출하는 것을 배로 수출해 물류비 절약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이번 겨울에 추가실험을 통해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수출업체에 적용할 계획이다. 물류비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딸기수출을 위한 안정적 기반이 조성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사업단은 매년 여름철 온실 내 고온다습으로 인해 자주 발생하는 ‘파프리카 꼭지무름병’을 감소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냈다.
이 단장은 “꼭지무름병이 최근에는 여름 뿐 아니라 겨울에도 발생하여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열히트펌프가 설치된 농가는 시설 내 공기 순환을 통한 근권 냉방과 환경조절로 꼭지무름병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파프리카는 고온으로 6~7월에 작기를 끝내고 있으나 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고온기 평지에서도 여름 재배가 가능해 계획 생산을 통한 안정생산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경조절을 통해 꼭지무름병을 예방하면 10월까지도 재배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농가소득 증대가 예상된다.
또한 사업단은 딸기 및 파프리카의 비상품과를 활용한 가공(경상대학교 최성길 교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단장은 “수출하고 남은 비상품과 딸기가 많다. 현재 일부 헐값으로 판매돼 상품딸기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이를 방지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딸기주스를 만들게 됐다”며 가공배경을 밝혔다.
이뿐 아니라 파프리카 비상품과를 이용해 자연산 파프리카오일도 가공해 연말까지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같이 활용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샐러드 등 고급요리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공된 파프리카오일은 레드, 옐로우, 오렌지, 그린 등의 4종류로 칼러풀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파프리카는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아 우수한 식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이 단장은 “지금 파프리카 면적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수출물량이 예정대로 안 나가면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 파프리카를 다양하게 이용해 수출을 안정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상품과를 원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경쟁력도 충분히 있다고 사업단은 분석하고 있다. 향후 사업단은 동남아, 인도 등에서 파우더가 애용되고 있는 것을 참고해 파프리카 파우더도 개발할 예정이다.
사업단은 수출업체들이 외국바이어와 상담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어, 일어, 중국어로 된 작물별 Fact Book을 배포, 호평을 얻고 있다. 바이어가 한 눈에 우리 파프리카와 딸기의 우수성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인터뷰 / 이용범 과채류공통수출연구사업단장
수출농가 시설현대화 시급
정부 저리융자로 농가지원해야

이용범 과채류수출연구사업단장은 “딸기 같은 경우 측고가 낮아 작업이 불편해 생산효율성이 떨어져 규모를 크게 할 필요가 있다”며 “토경재배는 안전성 문제가 크기 때문에 고설수경재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토경재배는 토양미생물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은 토경재배 딸기는 수입을 안하고 있어 여름딸기는 100% 수경재배”라고 설명하며 “고설수경재배를 하게 되면 생산성이 50% 향상하고 유해 미생물 접촉을 차단하는 등 안전성도 강화해 딸기수출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또한 “농가들은 초기투자비가 많아 시설현대화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며 “정부 차원에서 저리융자로 농가 시설현대화를 지원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농가에서 안전한 고품질을 안정적로 생산해야 수출업체도 클레임에 안 걸리게 돼 수출업체와 농가 소득이 같이 늘어날 수 있다”며 “농가 시설현대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 단장은 덧붙였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