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기 언급한 국내 재배 약용작물은 거의 대부분이 비닐하우스나 온실 등 시설이 아닌 노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강우나 온도 등 기후환경에 민감하여 병해충의 발생 여부가 수확량에 큰 영향을 준다. 약용작물 재배 시 문제가 되어 수확량 감소에 큰 영향을 주는 주요 병해충들이 작물당 1~2가지씩 존재하는데 당귀의 응애류, 황기의 흰가루병, 더덕의 녹병·응애류, 구기자의 혹응애·뒷면곰팡이병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일단 발생한 병해충의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어떤 병해충에 감염되어 기주 식물체의 세포, 조직 혹은 기관에 이상이 생겨서 외부 형태의 변화나 생육의 이상 또는 변색 등으로 나타나는 반응을 병징이라 부르는데 이 병징을 초기에 정확히 진단하여 등록된 적용 약제를 사용하여 방제하여야 한다.
올해 우리나라 약용작물 재배지의 기상환경은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응애류, 진딧물류, 총채벌레류 등에 의한 해충 발생이 예상되므로 약용작물에 기주범위가 넓은 응애류에 의한 피해에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약용작물에 발생하는 응애류는 잎 뒷면에 발생하며 점박이응애와 차응애가 주로 피해를 주는데 초기에는 잎 앞면에 흰색의 작은 반점이 생기고 점차 황색으로 변하면서 잎 전체가 말라죽는다.
발생이 가장 심한 때는 여름철 장마기 전후 고온건조한 시기이며 잎 뒷면에 1~2마리 발생 시 등록된 농약으로 바로 방제해야 하며 농약사용 시 등록된 여러 종류의 농약을 교대로 사용하여 약제저항성이 생기는 것을 막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초기방제 시기를 놓쳐 응애의 개체수가 많아지면 배설물, 거미줄 같은 것이 생겨 잎 뒷면이 지저분해지고 약제 살포시 침투가 용이하지 않아 그만큼 농약사용량과 사용횟수가 증가되어 방제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농약잔류 등 생산물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되므로 발생초기 적기방제가 매우 중요하다.
한편, 약용작물에 발생하는 주요 병해로는 흰가루병, 점무늬병, 탄저병 등이 있는데 황기, 작약 등에 발생하는 흰가루병은 주로 잎, 잎자루, 줄기에 발생하며 잎의 표면에 흰가루 형태의 병징를 형성한다. 주로 장마기에 전염이 되며 장마 후 온도가 높고 약간 건조한 상태에서 발병률이 높아진다. 발병 초 적용약재를 살포하여 방제하며 병든 잎은 일찍 제거하여 전염원을 없앤다.
점무늬병은 주로 잎과 줄기에 발생하며 부정형의 갈색 병반을 형성한다. 토양 중 질소질 함량이 많으면 지상부의 생육은 왕성하나 연약하게 생장하여 병원균 침입이 용이해 질 수 있으며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발병이 심하다. 탄저병의 경우 전염원의 특성상 빗물에 용해되어 물과 함께 이동되어 토양표면에 존재하다가 빗방울 등에 의해 지상부로 전염이 되며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발병이 심하다. 점무늬병과 탄저병 또한 발병 초 적용약제를 살포하고 전년도에 이병된 식물체의 잔재를 제거해 주고 배수시설을 철저히 하여 전염원의 이동을 막도록 하는 경종적 방제노력도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의 경제생활 수준이 윤택해지고 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의 선호도도 과거에는 모양, 색깔, 크기, 맛 등의 순서였던 것이 최근에는 안전성을 우선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제 약용작물 생산물도 품질과 안전성을 향상시켜 차별화된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소비자에게 외면 받게 될 것이고 향후 약용작물 산업은 중국 등 경쟁국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지탱하기 어려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정확한 병해충의 진단, 경종적 방제 노력, 적기 적용약제 방제, 안전한 병해충 방제 약제의 선발·등록을 통해 약용작물에 발생하는 병해충을 효율적으로 방제하고 농약사용량을 최소화하여 품질안전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연구자는 물론 생산자들의 노력도 절실한 때라고 여겨진다.
■농진청 약용작물과 농업연구사 안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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