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응애, 배추 속썩음병 등 심각 … 농가들 이중고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쉽게 방제될 것으로 보였던 배 흑성병이 계속적으로 번져 나가고 있어 농가들이 방제에 애를 먹고 있다.
배나무에 치명적인 흑성병은 곰팡이 병원균으로 비가 왔을 때 감염되며, 일단 감염된 배는 치유가 되더라도 흔적이 남아 상품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과실과 잎에 2차 감염의 우려가 있어 감염된 과실과 잎은 빨리 따내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면 처리 및 방제가 어렵다.
흑성병은 16~23℃ 상태에서 9시간 이상 과실과 잎이 빗물에 젖어 있으면 감염되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고온과 가뭄에도 불구하고 방제가 되지 않고 있다.
대전원예농협 이존오 지도팀장은 “최근 고온에도 불구하고 흑성병이 번지고 있는데 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저녁에 기온이 25℃로 내려가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 흑성병 포자가 죽지 않고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뭄으로 수세가 약해져 응애와 복숭아 심식나방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복숭아 심식나방은 지난달 초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신초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과실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한국과수병해충예찰연구센터에 따르면 경북 군위와 봉화 지역 예찰트랩에서 사과응애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과수병해충예찰센터는 심식나방류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예찰트랩 유살수를 확인해 밀도가 높은 과수원은 추가방제에 심식나방류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은과 거창지역에 갈색무늬병(갈반병)이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있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출하되고 있는 준고랭지 배추도 지난 가뭄으로 인해 속썩음병이 돌았다. 배추 속썩음병은 2010년 강원도 일대에서 발병해 배추 값 폭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었다.
대관령원예농협 양범석 과장은 “날씨가 덥고 가문 상태에서 소나기가 내리면 배추 속이 썩는 속썩음병이 발생한다”며 “지난 준고랭지 배추에서 속썩음병이 발생해 수확량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가뭄으로 인해 수세가 약해진 상태라 장마가 와도 문제가 발생할 것을 보인다. 충서원예농협 정완희 지도상무는 “날이 가물어서 사과나무 등 과수 수세가 약해진 상태에서 비가 많이 오게 되면 병저항성이 약해지고, 7~8월 태풍이 오게 되면 낙과도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승우 기자
저작권자 © 원예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