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유통연구부장(사회)
▲홍인기 농림수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 사무관
▲서병진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
▲전영남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
▲신동석 백제인삼농협 조합장
지난 3월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농민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판매하는 판매농협을 구현하겠다고 천명했다. 따라서 과수, 채소, 인삼 등 원예산업의 전반을 선도하고 있는 품목농협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 품목농협은 공판장, 하나로마트, APC 등의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경제사업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좌담회를 통해 농협 경제사업의 기본이 되는 품목농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사회(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유통연구부장)= 한중 FTA 협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배, 사과 등 과실류와 양념채소류는 민감품목으로 교역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농업계 의견이 많다. 과수, 채소류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산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품목농협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에는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판매농협구현을 기치로 내세웠다. 이런 과정 속에서 농협 경제사업 체제가 품목농협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되었다. 우선 대외적인 여건 변화 중 농협 사업구조개편에 대해 홍사무관께서 간단히 정리를 해달라?
▲홍인기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 사무관= 사업구조개편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진 터라 중요한 점 하나만 말씀드리겠다. 조합이 농가에서 생산한 물건을 제대로 판매해 주자는 게 경제사업 출범 목적 중 하나다. 현재 원예 분야에서 이뤄지는 공판장 중심의 운영에는 한계가 있다. 공판 일변도로서는 복잡해진 소비자 기호 및 공급 과잉 등에 대한 시장 대응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 등의 거대 회사들이 산지를 조직화해 제 출하조직으로 흡수시켜버리면 대처하기가 무척 어려워지리라 본다. 그렇게 되기 전에 공판은 공판대로 역할을 충실히 하며 저변을 넓혀가되, 일정량을 농협중앙회가 건립한 도매물류센터에서도 발주시켜 농협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시장 교섭에 나서자는 데 제도 추진의 의미가 있다. 다신 한 번 말하지만 산지 생산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모두 물거품에 불과하다. 조합에 지분출자해서 APC 건축 시 지원이 되도록 계속 노력을 기울이겠다.
# 품목농협 경제사업 비중 높아
▲사회= 현재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품목농협 현황 진단이 필요하다. 품목농협의 잘하는 점과 미흡한 점을 모두 다뤄봐야 진정 발전적인 대안이 제시될 것이다. 우선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 회장님으로부터 품목농협 전반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서병진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 회장(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농협의 역사가 가장 깊은 것이 거의 대부분 우리들 품목농협이다. 특히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지난 1917년 출범해 사과 품목 하나로 100여년을 이어온 저력이 깃들어 있다. 품목농협이 경제사업의 주체일 수밖에 없는 점이 여기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 이야기가 나왔지만 전국품목농협조합장 협의회장의 입장에서 볼 때 경제사업의 비중 측면에서 품목농협이 차지하는 경제사업의 비중이 매우 크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내세우며 품목 위주로 사업을 펼치겠다지만 정작 자금 지원에선 전문성과 필요성을 뒤로하고 단순히 수치에서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문제점은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경제지주가 별도로 구분되더라도 농촌과 농가에는 큰 보탬이 안 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 품목농협이 현재보다 더더욱 활성화되고 경제사업 주체로 우뚝 나서야 농가 소득 및 대외적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건 농업 통계만 봐도 자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APC만 해도 그렇다. 사과, 배, 인삼 등 그 지역의 품목농협이 주체가 되면 운영과 전문성에서도 월등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 그간 품목농협이 전업농가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최근에는 APC 중심으로 판매사업을 해야 한다는 등 품목농협의 역할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배 농협을 대표하는 조합으로서 박성규조합장님이 바라보는 과수쪽 입장은 어떠한가?
▲박성규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 우리 원예농협이 종합물산 같은 체제에서 배, 사과 등 품목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차제에 농식품부에서 추진하는 품목별협의회 정책도 좋은 제도이자 사례다. 하지만 정부쪽에서 원하는 품목별 단일브랜드를 만들기는 아직 역부족인 듯 하다. 캘리포니아 오렌지를 대표하는 썬키스트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단일 브랜드화된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정부에서 품목농협에 이러한 부분을 요구하면 따라가기 어렵다. 한순간에 단일 브랜드화하고 생산을 일원화하기는 어려우니 점진적인 진행 과정이 필요하다. 생산면에서는 일원화가 꾸준히 진행된 만큼 향후 품목농협은 영농지도를 통해서 고품질 농산품을 생산함은 물론이고 판매사업 일원화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사회= 사회자 입장에서 품목농협에 느끼는 아쉬운 점이 있다. 상호금융을 취급하다보니 경제사업이란 품목농협 본연의 정신을 잃는 모습들이 일부 조합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금융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님에게 질문 드린다.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
# 가격부분 시장 경제에 맡겨야
▲전영남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 신용사업 이야기에 앞서 하고픈 말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체제가 도대체 시장경제체제인지 계획경제체제인지 도저히 구분이 안 간다. 시장경제라고 하면서 왜 시장에 가격을 맡기지 않고 가격을 얼마 선에서 묶으려고 연일 통제하니 어떻게 조합을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 품목농협이 발전하려면 가격 부분은 시장경제에 맡겨야 한다. 특히 농산물 수급안정을 빌미로 수입물량을 무턱대고 늘이는 등 통제를 가하면 가할수록 농가와 농협이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 조합의 경우 양파 한 해 유통량을 20일 동안 집중해 수집하는데 그때 그 가격에서 이윤이 남아야 한다. 정부 통제로 시간이 갈수록 값은 더 떨어지는데 어떻게 조합을 흑자로 이끌어 갈 것인가.
취임하면서 조합원들한테 생산에만 전념해 달라, 판매는 조합이 맡아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 4개 시군에서 차후 8개 시군으로 조합 외형을 확대해 명실공이 전남서남부지역을 아우르는 농업협동조합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신용사업 없이 경제사업만 매진하고 있는 우리 채소농협은 특히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많다. 잘 알다시피 신용사업을 안함으로 해서 어려운 점은 신규투자를 할 때 자본력이 없다는 점이다. 자기자본이 없으니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신용사업을 해야 한다. 현재의 유통 중심 농협에서 벗어나 양파가공사업을 추진 중인데 신규투자를 위한 자금이 절실히 필요하다.
▲신동석 백제인삼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장이 얼마 전 말했듯이 품목농협도 대도시권 좋은 자리에 점포를 내 기본적인 조합사업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몇 백번이고 옳다. 신용사업 예수금 1조를 외치는 농협을 보자니 조합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듯싶다.
인삼농협도 1910년대 처음 출발했다. 이후 1956년 백제인삼조합을 창설했으며, 농협은 농식품부에서 인삼조합은 재경부에서 관할해 오다 2000년 7월부터 농협으로 합병됐다. 그간 인삼농협도 질적?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온 것은 자명하지만 여전히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 농협사업구조 개편에서 판매농협구현이라는 말을 내세우는데 인삼농협이 부득불 그 역할을 다 못하는 점도 있다. 인삼 농가에서 수확하면 많게는 3~5억 원씩 판매하는데 우리가 그걸 다 구입해 팔아주기는 어렵다. 공영도매시장이 없는 것도 문제다. 전국 모든 인삼이 금산으로 수집돼 각 지역으로 판매되는 만큼 국내 12개 인삼농협이 컨소시엄해서 금산에서 공영도매시장을 같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 품목농협의 가공사업 병행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다. 가공사업이라 하면 대구경북능금농협 주스공장이 대표적이라고 본다. 가공사업 현황과 품목농협이 가공사업을 진행하면서 겪은 애로사항도 더불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병진 회장= 능금주스 가공공장을 지난 1992년에 약 430억을 투자해 준공했다. 우르과이 라운드로 농업계에 밀려올 파고를 타개키 위한 대책으로 가공사업을 추진했다. 시작과 달리 2004년 조합장을 맡을 당시 공장 연 가동률이 약40%도 안 돼 문을 닫을 실정이었다. 또한 거기에 들어가는 고정자산, 인건비, 금리 등 부채에 부채를 더해가고 있었다. 11월달을 중심으로 해서 3~4개월 사과를 착즙하고 나면 더 이상 가공 할 것이 없었다. 가동률이 안 오르면 공장 문을 닫게 된다. 제조업이 생산의 가동률이 낮으면 절대 안 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경영개선을 위해 OEM방식을 추진하였다. 약 4개월 동안 일정기간의 사과착즙 가동을 하고 나머지 8개월은 음료회사의 주문에 따라 생산가동을 하고 있다. 2011년의 사업결산은 주스제품 매출액이 100억, OEM매출액은 420억이다.
하지만 일선 농협에서 음료사업을 추진하려면 몇 번이고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건물을 짓고 생산할 때는 우리 자본으로 가능하나 제품판매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아야 한다. 생각만큼 제품판매가 쉽지는 않다.
# 농협중앙회 내외부 감시 긴요
▲사회=지금 여러 조합장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품목농협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소외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관련 정부쪽 입장은 어떠한가?
▲홍인기 사무관= 협동조합이 인권구성체이기 때문에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발전이 가능하다. 그런데 계속 이질화되는 게 문제다. 조합 입장에서 소농과 전업농이 있고, 중앙회 차원은 품목농협과 지역농협 등 복잡한 구조다. 그러면 누가 헤게모니를 쥘 것이냐의 알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앞으로는 전업농 판매위주로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사업구조개편을 하면서 농협중앙회 정관에도 많은 수정을 가했다. 예전에 비공개로 진행되던 의사결정과 사업방향 등 전반적인 면에서 공개토록 해 투명성을 더했다.
또한 강조할 것은 경제사업이 잘 되는 조합에 지원이 더 많이 이뤄지게끔 정관이 변경됐다는 점이다. 정책은 정부가 마련했지만 이걸 실제 운영하는 것은 농협중앙회이므로 그것에 대한 내외부의 감시와 관심이 필요하다.
▲사회= 각론으로 들어가 쟁점사항을 하나씩 짚어보자. 품목농협의 상대적인 소외나 차별 등에 대한 비판에 일리가 있고 아쉬움도 따른다. 앞으로 무한경쟁시대와 개방화시대, 한중FTA까지 논의 중인 상황에서 품목농협들이 얼마만큼 잘하느냐 따라서 지역농협과 비교가 될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품목농협의 규모화도 하나의 방편이 아닌가?
▲전영남 조합장= 규모화 부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작년부터 영농법인들을 계열화하고 있다. 우리 조합만 일 년에 양파를 5만 톤 정도 유통한다. 무안군에서 생산되는 양이 17만 톤, 전남도 생산량이 약 70만 톤이다. 이걸 점차 확대해서 대한민국 생산량의 적어도 10~15% 유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보자고 계획 중이다. 무안의 경우 물량이 많기 때문에 지역농협하고 경합은 하고 있지 않다. 지역농협이든 품목농협이든, 법인과 개인 유통업자이건 간에 이 네 개체가 서로 힘을 합쳐 수매해주지 않으면 무안 양파가 갈 곳이 없다. 앞으로 규모화가 되면 어느 한 조직, 예를 들어 앞으로 우리 품목농협이 무안군 전체를 다 수매해서 유통할 수 있다면 경쟁이 되겠지만 지금은 일단 창구부터 단일화하는 방안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한 마디 덧붙이고 싶은 게 있다. 며칠 전 마늘농가 및 관련 조합장들과 함께 중국 마늘생산 현지를 다녀왔다. 마늘만 총 660만 마지기를 짓는데 현지 가이드가 말하길 한국은 마늘농사를 안지어도 된다고 충고했다. 중국에서 조금만 줘도 우리가 다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한중FTA 협상에서 마늘, 양파, 고추 등을 협상품목에서 예외로 하겠다는데 이건 단지 정책입안자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수출을 염두에 두고 긴긴 준비를 해오고 있다.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결론을 낼 차원이 아닌 것이다.
▲박성규 조합장= 배는 이미 7-8개 전문농협으로 규모화가 돼 잘 운영되고 있다. 배 같은 경우 K-PEAR 브랜드로 한국배를 단일화시켜 수출 배는 모두 K-PEAR로 나간다. 국외유통에서는 무엇보다 광역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이를 등록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국내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돼 가는 것이다.
다만 통폐합을 인위적으로 하면 문제가 따른다고 본다. 경제사업이 많은 조합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활성화를 고조시키면 조합원이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서서히 단계별로 규모화가 이뤄지리라 본다.
▲신동석 조합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모화는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합병을 통한 규모화냐 사업연합을 통한 규모화냐의 견해가 있다. 합병을 통한 규모화라면 경기도에4개, 충남에 3개 인삼농협이 있다. 합병을 통한 규모화는 좀 어렵다 생각한다. 다만 전국적인 사업 연합은 이미 한삼인이라는 공동브랜드로 추진되고 있다.
▲사회=한미FTA가 발효되다보니 국내 시장이 열려진 만큼 해외에서 시장을 찾지 못하면 우리 시장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품목농협들이 역할을 굳건히 지켜내 경제사업에 있어서 더 큰 성과를 보여준다고 하면 많은 지원이 이어지지 않겠나?
# 경제사업 평가제도 보완 필요
▲서병진 회장= 품목농협은 글자 그대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타 농협에서 품목농협의 사업을 계속 잠식하려 드는 게 문제 아닌가. 지도?감독하는 정부나 농협중앙회에서 이것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데 적극성이 요구된다.
경제사업을 강조하면서도 정책이 현실을 못 따라가는 점도 많다. 우리나라 APC 운영 관계가 잘못되고 있다. 하나의 시ㆍ군에 일개소의 APC를 건설하는 원칙 고수는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APC는 일 년에 과실 일만 톤 이상을 처리하지 못한다. 예를들면 과실 6만톤 이상 생산되는 지역에 군내에 APC가 하나 있다고 해서 추가건립을 정부에서는 원칙을 고수하여 제외하고 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된 과일조차 제때 처리 못하는 실정인데 이것이 과연 올바른 정책인가?
더구나 경제사업 주무부서에서는 성장률만 따져 평가를 내린다. 우리 대구경북능금농협은 경제사업이 약 2500억 규모인데 무려 250억 원이 올라야 10% 신장이다. 경제사업이 50억원인 농협은 5억만 올라도 10% 신장 아닌가. 경제사업의 물량규모를 감안한 평가제도를 보완하여 지원하는 것이 해당농협 사기진작에도 힘을 더해 줄 것이다.
지금 과수농협연합회는 날로 발전을 더하고 있다. 썬플러스는 사과 배, 감귤 등을 모두 포함하는 대한민국 대표 과일브랜드로 이미 굳건히 자리 잡았다. 더욱이 과수묘목사업에 남긴 족적은 이루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또한 경상북도와 대구경북능금농협의 공동 브랜드도 이미 국내외로 널리 알려져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용은 애플시아이며 수출용은 데일리인데 3년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만에서는 이미 선두 브랜드로 정착되었다고 자부한다.
한편 FTA로 인하여 수입되는 농산물 중 특히 그 피해가 큰 품목에 대해서는 해당 농협의 생산농가에 직접적인 지원방안 등 해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오늘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농협의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 사업구조개편의 대원칙 중 하나가 경제수요가 중앙회 위로로 치우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경제사업 주체로서의 품목농협의 역할을 공고히 지켜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정부나 농협중앙회에 밝힐 요구사항이나 개선점을 무엇인가?
▲전영남 조합장= 채소농협 조합장이라 직책 외에 본마늘 브랜드를 내건 마늘전국연합회와 양파산업연합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마늘의 경우 마늘전국연합 농협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단일상표로 전국 시장에 판매하며 국산이란 점을 소비자에게 강하게 인식시키면서 시장을 점유해 가고 있다. 또한 양파는 우리 농산물 중 유일하게 자급이 가능한 작물이다. 지금 유통공사가 하고 있는 역할들을 양파산업연합회가 할 수 있도록 이양해줄 필요가 있다. 국내 소비물량이 부족할 때는 양파산업연합회가 구입해서 수급안정을 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물량이 많을 때면 수출을 할 수 있도록 유통공사가 지닌 권한을 전국조직에 이양해야 한다. 우리같은 자발적인 생산자조직이 전국적인 시장을 감당해 갈 수 있도록 제도 역시 변해야 한다.
# 저장시설 정부차원 지원돼야
▲박성규 조합장= 경제지주로 변함에 따라 권역별 물류센터가 지어질 것이다. 물류단지가 가까이 있으면 배송에 특히 장점이 많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틀려 유통 중에 변질이 쉽다. 특히 배가 그렇다. 산지에서 포장이 다 이뤄져야 하는 어려움과 포장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여기에 뒤따른다. 더구나 포장방법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녹색포장으로 변모되어야 한다.
연중 수급조절을 하려면 산지에서의 저장이 필요하다. 우리 천안배농협의 경우 저장시설이 2천평이지만 연중수급 차원에서 보면 상당히 작은 시설 규모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일개 품목농협이 다 설치할 형편은 못 된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다.
경제사업 프로그램이 이제 새로 짜여졌으니 여기에 맞아떨어지는 생산자조직이 많이 가담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문성도 부각되어야 한다. 특히 유통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인력양성 문제는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수급조절 문제가 나왔으니 말인데 현재 책정된 배 자조금 10억 원으로 대체 수급조절이 가당치나 한지 의문이다. 대체 누굴 위한 수급조절인지도 알 수 없는 정책이다. 자조금 사업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빨리 만들어 내놓았으면 한다.
▲신동석 조합장= 우리 인삼농협은 지역농협 사업과 중복되는 것은 없다. 다만 한삼인이라는 공동브랜드가 있는데, 이는 12개 인삼농협에서 만든 제품에 대해 한삼인라는 공동브랜드로 가되 무조건 공동브랜드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일정 기준에 맞는 것만 시장에 출하 또는 수출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출발했다. 그런데 지금 12개 인삼농협은 될 수 있으면 판매를 안하고 한삼인 제품을 팔아주는 식으로 거꾸로 흘러가는 추세이다. 농협중앙회가 한삼인 공장에 근래 1000억 정도 투자했으나 한삼인 상품 판매가 저조하다. 작년 수출이 1억 달러인데 우리 조합도 백만 달러을 달성했다. 당초 공동브랜드 취지대로 가든지, 12개 인삼농협마다 특화를 시키든지 해야 한다. 인삼농협 대부분 제품이 한삼인, 정관장과 동일제품이다. 각 조합마다 생산을 특화해서 홍삼, 농축액 등 각각 한 분야의 전문적인 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손익에 상관없이 매출만 늘리려는 현재의 한삼인 경영철학으로는 사업유지가 어렵다고 본다.
▲사회= 지역농업과 품목농협 어떻게 협력관계를 도출할 것인가의 문제를 비롯해 짚어가야 할 안건은 많지만 시간 부족이 아쉽다. 품목농협이 경제사업을 더욱 활성화해서 농협의 리딩그룹이 되는 모습을 다시금 천명할 때가 왔다. 이와 관련 마무리 발언으로 서병진 전국품목농협협의회 회장님과 홍인기 사무관이 입장을 정리해 달라.
▲서병진 회장= 경제사업 부문은 품목농협이 가장 오래되었고 전문성 등 모든 면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경제지주에 있어 앞으로 거기에 운영하는 사업에는 전문성을 지닌 품목농협 대표자들을 반드시 참여시켜줘야 한다. 또한 중앙회가 경제지주회사를 통한 여러 가지의 사업과 공동 투자할 때도 우리 품목농협이 반드시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내부적으로 볼 때 자조금 문제도 다시 정비되어야 한다. 축산과 화훼 부분은 의무자조금으로 운영이 잘되고 있다. 하지만 과실 부분은 그 특성상 자조금 사업에 어려운 점이 있다.
자조금사업의 확실한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한시적 10년 연장의 방안 등 여러 가지 대책이 시급하다. 사업 3년차인데 지원금이 감소되고 있으니 생산교육비, 소비촉진 홍보비 등의 사업비나 인건비조차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과일 취급량에 따라 톤당 일정금액을 생산자(단체), 유통업체 등이 모두 참여하여 의무적으로 자조금을 거출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홍인기 사무관= 경제사업 관련 걱정도 되고 기대도 많이 된다. 앞으로 경제사업평가협의회를 별도로 운영해서 중앙회가 조합에 제대로 도움을 주고 있는지 늘 지켜볼 것이다. 여러 조합장님께서 거론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조합이 잘하는 것은 조합이 해야 하고, 그것을 못 할 경우에는 중앙회가 도움을 줘야 함이 옳다. 조합이 하는 걸 도와주고 더욱 잘 하게 하는 중간자 입장에 농협중앙회가 역할을 하라는 것이 이번 사업개편 취지 중 하나이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앞으로 평가협의회 평가를 통해 이를 세세히 점검해 나가겠다.
/정리 정이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