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부지역 올해는 남부지역 창궐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검은별무늬병발병과율이 지난해 전국평균 0.1%에서 1.5%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 이용환 박사는 “지난해는 흑성병이 늦게 발병했지만 올해는 발병과율이 지난해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발병시기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흑성병은 지난 4월 배꽃 개화시기에 2~3일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약제살포시기를 놓친 남부지역에서 농가들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흑성병 발생이 많아지자 농가들은 흑성병이 만성화되고 약제저항성까지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울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울산지역에 흑성병에 감염된 배의 비율은 전체의 5~10%라고 밝혔다. 하지만 흑성병 피해는 통풍과 배수가 좋지 않은 저지대 지역에 집중돼 있어, 울주군 한 농가의 경우 전체의 80%에 달하는 배가 감염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성의 한 배농가는 “지난해 흑성병이 심각해 올해 방제를 철저히 했지만 흑성병이 보이고 있다”며 “살균제를 써도 약효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립원예특작원 배시험장 송장훈 박사는 “올해 4월 개화기에 비가 올 때 방제가 소홀했던 과수원에서 검은별무늬병 피해가 확인되고 있는데 강우 시점으로부터 3일 이내에 잎, 가지, 과실에 약제가 충분히 묻도록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천안배원예농협 심훈기 상무는 “올해는 날이 건조하고 고온이어서 흑성병이 적게 발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발병하고 있다”며 “흑성병이 만성화되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원예농협 표인식 비아지소 소장은 “작년에는 흑성병 피해가 적었으나 올해는 잦은 비와 고온 저온을 오가는 기온 탓에 흑성병 창궐이 매우 심해졌다”며 “관내 배과수원농가 50%가 흑성병 피해를 입었으며, 배꽃이 피기 전에 집중 방제하신 분들은 피해가 그나마 적었다”고 말했다.
송장훈 박사는 “흑성병이 만성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상기후로 인해 개화기에 비가 내려 방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주요인이고, 약제저항성도 일부에서는 보이고 있지만 정확한 방제시기와 적정량을 살포하고 보호제와 혼합제를 적절히 활용하고 동일 계통의 약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송 박사는 “현재 시점에서는 감염된 잎, 과실은 빨리 따서 땅에 묻고, 치료제를 위주로 방제한 다음 봉지를 씌워야 하며, 동일 계통의 약제는 중복 살포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국가병해충관리시스템(http://npms.rda.go.kr)의 기상정보를 토대로 검은별무늬병의 감염시기를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원가입 후에 승인을 받고 과수원 지역을 설정하면 매일 오전 7시에 문자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어 방제적기 판단에 도움이 된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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