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포도주용으로 우수한 국산 포도 ‘두누리’
적포도주용으로 우수한 국산 포도 ‘두누리’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2.05.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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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의 원산지는 카스피해와 흑해 부근의 건조지역으로 대부분의 외국산 포도주품종은 이와 같이 평균기온의 변화가 적고 여름철에 건조한 지역에서 재배해야 품종 고유의 특성과 함께 높은 품질의 포도주를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포도의 재배지역은 평균기온 10~20℃의 약간 건조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재배가 되고 있으며 대부분이 양조를 목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외국산 포도주 품종을 도입하여 포도주를 양조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기후가 다른 문제점과 함께 포도주의 수입개방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로 포도주 산업이 제대로 정착할 수 없었다. 현재 국내산 포도주의 대부분은 우리나라 재배면적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캠벨얼리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포도 캠벨얼리는 노균병에 강한 품종적 특성으로 인해 여름철 비가 많은 우리나라 기후에서도 잘 적응한 생식용 품종이다. 우리나라 기후에는 잘 적응하지만 포도 캠벨얼리의 양조적성은 포도주용 품종과 비교해 보았을 때 향기, 색감, 탄닌 등에 있어서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두누리 품종은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우리나라 기후에 알맞은 생식용 및 양조용 품종을 육성하는 노력의 결과로 2006년 선발된 생식, 양조 겸용 품종으로 과피색이 매우 짙으며 착색이 잘되고 풍산성으로 수량이 많다. 또한 포도송이가 캠벨얼리와 비교하였을 때 좀더 길쭉한 특성으로 인해 알솎기가 필요 없는 재배가 손쉬운 특성을 가졌다.
지난 4월 초 소믈리에 평가단의 블라인드 평가결과, 이 ‘두누리’ 품종으로 만든 2011년산 와인은 외국산 와인 2007년산 메를로(Merlot), 2009년산 피노누아(Pinot Noir)과 비교해 품질 면에서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자리에서 특히 와인의 향과 관련된 평가, 아로마(과일 자체의 향)와 부케(양조 후 생성되는 숙성된 향)에 있어서 두누리 와인은 높은 점수인 4점(5점 만점)을 받아 각각 3점을 받은 메를로, 피노누아와 비교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적인 조화’ 항목에서도 외국산 와인에 비해 높거나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소믈리에 평가단은 두누리 와인이 붉은 컬러에 질감과 구조감이 잘 잡혀 있고, 베리류의 복합적인 향이 신선하며 산미가 잘 다듬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수확시기별 양조품질 평가에서는 고품질 포도주 생산을 위해서 당도 17°Bx 이상, 산함량 0.5 %일 때 수확하면 ‘두누리’ 특성이 잘 나타나는 와인 제조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농업연구사 정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