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농가 일손부족 심각 … 농촌인력센터 설치 필요

4월말 전국적으로 배와 사과 등 개화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됐지만 과수농가들은 임금인상과 일손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과수농가들은 1년 내내 일하는 시설원예, 축산과는 달리 개화기와 적과, 봉지 씌우기 등 주로 4~7월에 인력이 집중되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상시고용이 어렵기 때문에 일손부족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상시고용이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도 고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과수산업은 지역별로 산지가 집단화되면서 같은 시기에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해 매년 일손 구하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농작업 인력부족으로 적기 영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농가가 83.3%였고, 상시고용은 11%인데 반해 일일고용을 이용하는 농가는 63%를 차지하고 있다.
농촌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농촌에서는 7~8명의 아주머니들을 데리고 다니며 일을 하는 작업반장이 도시의 인력사무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손이 부족한 과수농가들은 반장에게 웃돈을 주면서까지 인력을 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마다 노임은 상승하고 있다. 과수농가에서 지급하는 노임은 지난해 4만원대에서 올해는 5만원대로 올랐다.
평택과수농협(조합장 조용욱) 도상온 상무는 “올해는 아주머니들 일당이 5만5천원까지 올랐다”며 “해마다 임금은 오르지만 농촌인력부족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배원예농협(조합장 박성규) 심훈기 상무는 “적과와 배 봉지씌우기 등의 작업은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지만, 경험이 없는 아주머니들까지 데려다 작업하기 때문에 일이 늦어지는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인력 부족에 대한 대안으로 지방자치단체나 농협중앙회 차원의 인력센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손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울산원예농협(조합장 김철준)은 인력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원협의 인력은행은 50명의 아주머니를 5개조로 편성해 조합원의 신청을 받아 인력을 배정하고 있다. 울산원협에서는 차량지원과 적과 또는 봉지씌우기 등과 관련된 초기교육을 감당하며 인건비는 개별농가에서 부담한다.
울산원협 김정호 소장은 “과수산업은 인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시기가 있어 적기에 인력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머니들을 모아 인력은행을 만들었지만 농협 개별적으로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농협중앙회가 지역본부 등을 통해 인력은행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는 경종작물은 지역별 농작업 시기가 달라 전국의 가용한 농업인력을 데이터로 만들어 맞춤형으로 인력을 공급해 계절성을 완화할 수 있는 농어촌인력은행과 인력공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또한 농업분야 고용의 저임금문제와 관련해 농어촌 고용에 대한 임금지원 방안을 마련해 효율성 임금을 통한 고용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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