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땅은 절대 거짓말 안 해"

강성열(52) 전주원예농협(조합장 김우철) 이사는 "체계화, 과학화된 영농으로 3천평당 정과 15kg들이 2,500상자를 거뜬히 수확한다"고 환히 웃어보였다.
배밭 2ha를 경작하는 그는 지난해만 1억 원가량의 판매고를 올렸다. 10년 전부터 수확물 전량을 대만으로 수출해 온 덕분에 국내시세보다 평균 10~15% 이상 높은 값을 받고 있다. 더구나 강 이사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신고배는 육질이 아삭하기로 유명하고 당도 또한 12~13브릭스 이상을 유지하는 최우수 상품이다. 작목반 수출 물량이 점점 느는 것도 이런 고품질에서 비롯됐다.
강 이사는 "물 좋기로 유명한 고장에서 천연 퇴비와 친환경 배전문약제, 제초제보다는 손작업으로 배밭을 일궈오니 자연스레 품질이 향상되기 마련이다"며 "품 많이 들고 까다롭고 귀찮은 일도 손쉽게 해결하려 들지 않는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다"고 강조했다. 농부가 여름에 하루 놀면 겨울에 열흘 굶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수분수나 방화곤충 대신 꽃마다 일일이 수정작업을 하니 정과가 맺힐 확률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한다. 전정과 유인에서부터 수정 및 배솎기 등등의 작업을 적기에 이행하는 일 역시 배 품질향상의 기본이자 지름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봄 하루 농장 관리를 게을리 하면 수확량은 물론 품질까지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평소 기본을 성실히 지켜온 덕분에 강 상열 이사는 전주배품평대회 은상을 비롯해 전북도지사, 전주시장으로부터 우수농가상 등을 수여받았다. 이런 성과를 이루는 데에는 전주원예농협의 도움이 컸다. 특히 전주원협에서 운영하는 '영농전문가' 제도 덕분에 생산에만 전념할 여건이 조성됐다. 영농전문가들이 수시로 농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살피고 해결함을 물론 계절에 따른 재배지침을 세세히 일러주니 일손 절반을 던 기분이라고 한다. 게다가 전주원협에서 주최하는 영농 세미나를 통해 배 작목반끼리 정보를 교류하는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농작이 배농가에 꾸준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강 이사는 "근래 이상기후 탓에 봄철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배나무에 싹이 틀 무렵이면 수시로 기상을 살피고, 왕겨를 태워 동해를 방지하는 등 어느 때보다 나무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이런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배 품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 특히 본격적인 FTA시대를 맞이한 만큼 경쟁력에 뒤쳐지지 않게끔 여느 때보다 배 품질관리에 힘쓰는 중이다.
"한미 FTA도 큰 문제지만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배농가는 그야말로 폭탄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강 이사는 "중국 청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작하는 배밭이 많은데 향후 그것이 싼값에 수입되면 국내 배농가에 돌이킬 수없는 타격을 줄 게 뻔하다"고 깊은 우려를 자아냈다.
끝으로 전주원예농협 강성열 이사는 농가 스스로도 자구책 마련에 손 놓지 않겠다며 향후 영농계획을 말해왔다. 친환경 농산물 대세를 이루는 지금, 그 동안의 재배기술을 밑바탕으로 완전 무농약 배 재배에 나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친환경 상품으로 명성을 떨치는 일본 아오이현 '기적의 사과'처럼 경쟁력에 있어 독보적인 배를 생산하겠다는 게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정의권 기자
저작권자 © 원예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