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농협중앙회가 화학비료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 업체마다 낙찰을 받기 위해 원가이하로 입찰에 참여하는 등 경쟁이 과열화되면서 업체의 적자는 늘어나고 있다. 향후 적자가 가속돼 관련 업체가 문을 닫을 경우 비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농가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규용 한국비료공업협회 부장은 “현재 화학비료 업체들은 물량확보를 위해 원가이하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며 “농협중앙회가 실시하고 있는 최저가 낙찰제가 계속될 경우 업체의 적자는 늘어나고 문을 닫는 현상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모 화학비료 업체는 물량을 낙찰 받고도 수익성이 없다며 생산을 포기하는 현상까지 발생해 비료공급에 차질을 빚기까지 했다.
조 부장은 “적자 누적으로 일부업체들이 문을 닫으면 독점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이윤추구를 우선시하는 독점구조에서는 비료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러한 부담은 농가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조 부장은 “농민대표와 업체대표, 전문회계사가 참여해서 비료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상호공존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비료가격만 낮아지면 품질문제도 제기될 수 있고 국가 식량문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부장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화학비료업체를 대상으로 담합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 부장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매출상위 6개사 모두 7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16년 동안 이익이 난 해는 7개년에 불과하고 오히려 연평균 44억원의 적자를 봤다”고 토로했다.
조 부장은 “담합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성수기인 3월부터 6월까지 안정적 공급을 위해 2개 이상의 회사가 참여해야 농사적기에 공급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장은 또한 “인광석, 염화칼륨, 요소 등 원자재비는 1990년도에 비해 4~5배 인상됐으나 비료값은 3.5배 수준”이라며 “원자재비는 매년 인상되는 가운데 최저가 낙찰제도로 비료값은 내려가고 있어 업체들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한 기자
경쟁과열 적자도산시 농가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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